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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승기야, 고마워" 오죽하면 자막으로 인사했을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승기야, 고마워" 오죽하면 자막으로 인사했을까?

빛무리~ 2011. 10. 1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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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연예계에서 강호동의 부재(不在)로 인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 이승기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과연 이승기는 강호동 없는 '강심장'과 '1박2일'에 남아 종횡무진 대활약을 펼치며, 어린 나이에도 결코 만만치 않은 메인 MC로서의 자질을 마음껏 자랑하는 중이지요. 강호동의 존재감이 워낙 강했던지라 그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만하면 박수갈채를 받을만한 대성공이라 하겠습니다.

'강심장'에서는 널따란 MC석에 호리호리한 이승기가 혼자 서 있는 모습이 안스러워 보이기도 했고, 그를 돕는답시고 지나치게 나서는 붐의 행동이 오히려 폐를 끼치는 수준이라서 안타까웠습니다. '강심장'은 이승기 단독 MC체제로 안정적인 자리를 잡으려면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 싶더군요. 그에 비해 5명의 멤버가 환상의 팀웍으로 똘똘 뭉친 '1박2일'은 깨알같은 재미와 완성도를 뽑아내며, 강호동 없는 현실에 초반부터 완벽한 적응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누가 메인 MC 자리를 이어받았다고 명확한 말로써 표시하진 않았지만 '1박2일'에서도 강호동의 자리를 이어받은 사람은 분명 이승기였습니다. 의심할 여지가 없었어요. 저녁식사 복불복으로 진행된 '단점 극복 프로젝트'에서, 제작진은 엄태웅의 토론 주제와 김종민의 읽기시험 자료를 매번 바꾸어 가면서 멤버들에게 전달했는데, 그 때마다 자료를 받아서 카메라 앞에 펼쳐 보이며 내용을 소개하는 역할을 이승기가 맡고 있었거든요.

맨 처음 한 번 정도는 그냥 우연히 이승기가 제일 먼저 손을 뻗어 그 자료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엄태웅이 자신의 토론 자료를 제일 먼저 받았는데도 직접 펼쳐서 내용을 소개하지 않고, 멀찌감치 앉아있던 이승기의 손에 굳이 넘겨주는 것을 보고는 확실히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건 누가 보더라도 메인 MC의 역할이었으니까요.

이로써 1987년생, 올해 스물 다섯 살의 막내 이승기는 십수년 나이차의 큰 형들을 거느리며 국민예능 '1박2일'의 수장이 되었습니다. 언뜻 생각해도 그 책임감과 부담이 만만치 않을 듯 싶습니다. 물론 자신에게로 쏟아지는 관심과 칭찬들에 기쁜 마음도 있긴 하겠지만, 한꺼번에 너무 벅찬 일들을 많이 맡게 되었으니 어째서 고달프고 힘이 들지 않겠습니까?

저의 생각이지만, 현재 강호동의 부재로 인한 허전함과 그리움을 가장 깊이 느끼고 있을 사람 또한 이승기일 것입니다. 촬영 중 길에서 마주쳤던 한 시민이 대뜸 "강호동이는?" 하고 물었을 때, 멈칫 하다가 "강호동씨는... 집에 있어요" 라고 대답하는 이승기의 모습은 난처하면서도 어딘가 슬퍼 보였습니다. 그 때 "같이 못 와서 죄송합니다" 라고 떠오른 자막은 이승기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여겨지는군요.

아무튼 '1박2일-전국 5일장 투어' 편에서 이승기의 존재감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물론 다른 멤버들도 모두 열심히 해 주었고, 특히 예상치 못한 엄태웅의 약진으로 커다란 도움을 받기는 했으나, 프로그램의 중심은 아무래도 이승기였습니다. '단점 극복 프로젝트' 에서 완벽한 이승기에게 존재하는 단 한 가지의 단점으로 '요리 실력'이 지목됨에 따라, 그는 일일 셰프로 저녁 식사 요리를 담당하게 되었지요. 하긴 예전에 김C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승기야, 너는 뭐든지 다 해도 돼. 정치를 해도 되고 다 되는데, 요리만은 제발 하지 마!"

형들이 퀴즈를 풀고 토론을 하고 긴 문장을 읽어 내려가느라 사투를 벌이는 동안, 이승기는 한쪽 옆에서 별로 하는 일이 없어 보였지만, 아까도 언급했다시피 오히려 그 때 이승기는 메인 MC의 역할을 맡아 진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요리 시간이 돌아오자 과감히 나영석 PD를 보조로 부려 가며 거침없는 우두머리의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 부분은 어린 이승기에게 권위와 무게감을 실어 주기 위해서 나영석 PD가 일부러 설정한 것 같더군요. 프로그램을 이끄는 연출자가 스스로를 바짝 낮추면서까지 이승기를 존중하니, 아무리 막내라 해도 어찌 이승기의 권위가 살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5인 MC' 체제가 자리잡아 갈수록 이승기의 무게감도 더해갈 것이고, 막내 이승기의 '수장' 모드도 더욱 어색함 없이 무르익어갈 것입니다. 

'5일장 특집'이 마무리 되어갈 즈음, 기꺼이 힘든 자리를 맡아 준 이승기에게 제작진은 대놓고 자막을 띄워 노골적인 감사의 표시를 했습니다. 이번 촬영에 몸 바쳐 애써 준 것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앞으로도 가장 큰 부담을 짊어지고 많은 수고를 해야 할 이승기에게 겸사겸사 미리부터 인사를 해 둔 것이라 하겠습니다.

높이뛰기 미션에서 이승기가 보여준 '셀프 패대기' 몸개그는 설정인지 진짜인지 모를 만큼 자연스러웠기에 더욱 큰 웃음을 자아냈지요. 그 위로 제작진의 감사 인사가 자막으로 흘렀습니다. 약간은 감동적이기도 했지만 약간은 민망하기도 했을 만큼 직접적인 인사였습니다.

"승기야, 이번 촬영... 커튼형 앞머리... 저질 뇌호흡... 아톰 헤어쇼... 고품격 높이뛰기까지... 수고가 많다, 고마워!" 하필이면 승기가 곱상한 얼굴을 사정없이 매트에 처박고 엎어져 있는 화면 위로 저런 자막이 흐르는 바람에,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마음 속으로 승기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참 많이 힘들텐데, 힘든 내색 한 번도 없이 잘도 버텨주는 기특한 우리 막내... 오늘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수고가 많겠구나... 승기야,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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