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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때로는 걱정스러웠고 때로는 비판도 가했었지만 그래도 '강심장'은 지난 1년간 제가 꽤나 열심히 시청해 온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더구나 지난 주의 추석 특집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이번 주의 1주년 특집도 기대가 되었고, 새로 시작한 드라마 '닥터 챔프'의 느낌이 아주 좋았는데 그 주연 배우들이 게스트로 출연한다기에 더욱 설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과한 기대는 금물이었는지, 이번 주 방송은 매우 실망스럽더군요. 물론 조형기, 최화정 등 토크의 고수들은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 주었고 김소연, 정겨운, 최홍만 등도 주어진 시간을 적절히 활용하여 준비해 온 이야기들을 간략하게 풀어 놓았는데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꼭 한 사람만 아니었다면 지난 주 만큼 대박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괜찮은 방송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김정은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가 초반에 반짝 하다가 결국 전설이 되지 못하고 종영했습니다. 김소연, 엄태웅, 정겨운이 출연하는 '닥터 챔프'가 그 뒤를 이었는데, 출연진 때문에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던 드라마이긴 합니다만 이렇게까지 맘에 들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단 1회만에 그 주인공들과 사랑에 빠져 버렸네요. 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기만 한다면, 오랜만에 제 취향에 꼭 맞는 드라마가 탄생할 듯한 느낌입니다. 모든 드라마의 1회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작품의 기본적 얼개가 드러나고 주요 등장인물이 소개되는 부분이니까요.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초반에 그럴듯하게 출발했어도 갈수록 뒷심을 잃고 추락하는 현상은, 대체적인 얼개를 잘 마련해 놓았다 해도 막상 구체적인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
도대체 왜일까? 남들은 다 좋다는데 유독 내 마음에는 와닿지 않는 이 영화가 나는 원망스러웠다. 엄태웅, 이민정, 최다니엘, 박신혜, 네 명 모두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인데다가, 본 사람마다 좋았다고, 오랜만에 접하는 제대로 된 로맨틱코미디라고 칭찬이 자자하기에 꽤나 기대를 하고 본 영화였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이었다. 내가 보기에는 그저 그렇고 지루한 멜로물일 뿐이었다. '광식이 동생 광태'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었는데, 지난 4년 동안 감독의 스타일이 변한 것일까? 아니면, 나의 감성이 달라진 것일까? 나의 취향에는 등장인물들도 그 연애의 설정도 하나같이 매력이 없었다. 연애를 도와주는 것도 정도껏이라야지, 자기 본연의 모습과 상관없이 너무 작위적으로 꾸며대면서 사랑을 시작한다는 설정부터가 별로 마..
송일국의 컴백 작품으로 미리부터 화제를 모았던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약칭, 신불사)의 첫방송이 전파를 탔습니다. 그러나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요? 액션 장면에서 너무 티나는 CG며, 억지스럽고 과장된 구성 등, 곳곳에 보이는 허술함에 저절로 민망해지더군요. 저는 원작을 읽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느꼈으니, 고(故) 박봉성 화백의 원작 만화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상당한 충격을 금치 못하셨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 최강타(송일국)의 인물 설정 자체는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살해되는 장면을 목격한 트라우마를 간직한 채, 평생 복수를 꿈꾸며 살아온 남자... 얼음처럼 차가운 가슴과 완벽한 능력을 지닌 그가 아버지의 원수인 4적(敵)을 향해 차츰 올가미를 죄어가는 과정은, 긴박하게 잘 ..
드라마 '선덕여왕'이 드디어 62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예상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깊은 허전함이 밀려드네요. 지난 7월, 처음 블로그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선덕여왕'은 항상 단짝 친구처럼 제 곁에 있었습니다. 이제껏 다른 드라마를 시청할 때에는 이토록 깊이, 적극적으로, 한 사람 한 사람마다에게 몰입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선덕여왕'은 그토록 특별한 드라마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더 애정이 쌓여 갔고, 주인공만이 아니라 다른 인물들조차도 모두 친밀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중 한 캐릭터는 이제껏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던 인물이었는데, 최종회에서야 비로소 제 눈에 들어오더군요. 언제나 소중함은 떠난 이후에야 깨닫게 되는 걸까요? 이렇게 말해놓고 나니 왠지 또 슬퍼지려고 합니다..
'선덕여왕' 55회에서도 김유신은 변함없이 우직한 충성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자기 일신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이 오직 신국의 안위만을 염려하는 김유신의 모습은 그야말로 애국선열의 풍모를 보여주었다 하겠습니다. 그런데 도무지 그 충성심에 공감하거나 몰입할 수 없더군요. 엄태웅은 나무랄 데 없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건만, 예쁜 유모차 안에 귀여운 아기 대신 통조림 깡통이 잔뜩 들어차 있는 것처럼 그 충성심이 생뚱맞아 보이니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무릇 애국심이라 함은 철저한 체험과 교육에 의하여 고취되는 것입니다. 한 번이라도 나라를 잃어 보았던 백성들은, 나라 잃은 핍박과 설움이 어떤 것인지를 알기에 그 설움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애국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체험이 없는 어린아이들에게는 꾸준한 교육을 통해..
별로 관심없던 드라마 '아이리스'에 제가 지난주부터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목소리' 김갑수의 등장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등장과 더불어 모든 사건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에 더이상 답답하지도 않게 되었고, 더불어 눈이 가리워진 듯 암담한 상태에서 외롭게 혼자 싸워가야만 했던 이병헌에게 그와 같은 든든한 동지가 나타났다는 사실이 기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지난 12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갑수는 바로 다음 회인 13회에서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절대악 '아이리스'에 굳건히 대항해 왔던 그가 너무도 쉽게 살해당해버린 것입니다. 헝가리에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이병헌을 구해 주었고, 그 후로도 여러번 수호천사처럼 그에게 도움을 주었던 정체불명의 '목소리'... ..
드라마 '선덕여왕'이 미실(고현정)의 죽음을 전환점으로 하여 제3부로 접어들었습니다. 제1부는 덕만(이요원)의 탄생과 어린시절 및 자아찾기에 골몰하던 낭도 시절까지였다면, 제2부는 공주의 신분을 회복한 덕만이 미실과 본격적으로 대결을 벌이는 시기였습니다. 이제 최대 강적이었던 미실이 사라지고 덕만은 목표였던 '왕'의 꿈을 일단 이루었습니다. 제3부는 왕위에 오르면서 새로이 시작된 덕만의 삶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드라마의 흐름을 보면 분명히 주인공인 덕만 중심으로 스토리가 흘러가고 있기는 합니다. 며칠 전, 한 독자분께서 저에게 이런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드라마 '선덕여왕'이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서브 캐릭터였던 미실이 너무 크게 부각되면서 주객이 전도된 양상이므로, 이제 미실이 사라지고 나서는 차츰..
오늘 밤이면 '선덕여왕'을 볼 수 있겠네요. 그 생각을 하니까 기다리는 시간조차 왜 이리 지루할까요? 기다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지극히 주관적 기준으로 매겨진 인기순위 캐릭터 열전이나 끄적거려 볼까 합니다. 제가 여성이다보니 아무래도 남성 캐릭터 쪽에 훠얼씬 눈길이 가는지라 (-_-;;) 여성 캐릭터는 난중에 난중에 생각해 보기로 쭈욱 밀어놓고 우선 귀염둥이(?) 남성 캐릭터들 먼저 한 명씩 찰칵찰칵 떠올립니다. 1. 매혹(魅惑) 비담 (김남길) 대한민국 여성 중에서 현재 비담의 매력에 푹 빠져 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ㅋㅋ 저는 남들이 다 좋아하는 것은 오히려 안 좋아하고, 나 혼자서만 좋아하는 누군가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어하는 독특한 성격이지만 유독 이 비담이라는 인물의 매혹은 거부..
동방신기의 리더 유노윤호로서 활동해 온 정윤호의 드라마 데뷔작이라는 것만으로도 방영 전부터 엄청난 이슈를 몰고 왔던 '맨땅에 헤딩' 1,2회가 방송되며 베일을 벗었다. 시청자들의 의견은 희망적인 쪽과 부정적인 쪽으로 나뉘는 듯하다. 그 중에 나는 희망적인 쪽이다. 내가 '맨땅에 헤딩'이라는 드라마의 미래를 그래도 희망적이라고 보는 이유는 첫째, 경쟁작인 '태양을 삼켜라'와 '아가씨를 부탁해'가 초반의 엉성한 전개로 인해 이미 많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으며 둘째, 은근히 염려했던 정윤호의 연기가 예상외로 시원스럽고 괜찮아 보이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셋째로는 매우 감칠맛나는 조연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 박철민 (배역 : 스포츠 에이전시 대표 홍상만) 무조건 차봉군이 데려 와~ '베토벤 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