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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완전 소중한 남성 캐릭터 열전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선덕여왕

'선덕여왕' 완전 소중한 남성 캐릭터 열전

빛무리~ 2009. 9. 1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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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이면 '선덕여왕'을 볼 수 있겠네요. 그 생각을 하니까 기다리는 시간조차 왜 이리 지루할까요? 기다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지극히 주관적 기준으로 매겨진 인기순위 캐릭터 열전이나 끄적거려 볼까 합니다. 제가 여성이다보니 아무래도 남성 캐릭터 쪽에 훠얼씬 눈길이 가는지라 (-_-;;) 여성 캐릭터는 난중에 난중에 생각해 보기로 쭈욱 밀어놓고 우선 귀염둥이(?) 남성 캐릭터들 먼저 한 명씩 찰칵찰칵 떠올립니다.

1. 매혹(魅惑) 비담 (김남길)


대한민국 여성 중에서 현재 비담의 매력에 푹 빠져 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ㅋㅋ 저는 남들이 다 좋아하는 것은 오히려 안 좋아하고, 나 혼자서만 좋아하는 누군가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어하는 독특한 성격이지만 유독 이 비담이라는 인물의 매혹은 거부할 수가 없네요.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서 버림받고 생부에게서도 외면받은 이 아이는 엄한 스승 문노의 슬하에서 친구 하나 없이 외롭게 자랐습니다. 어린시절,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적잖은 사람들을 몰살시켰다고 해맑게 웃으며 스승에게 고한 날 이후로는 스승에게서도 애정을 받지 못한 듯 합니다. 어미의 잔혹한 성격을 물려받았다 해도 따뜻한 환경에서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자랐더라면 어찌 그런 만행이야 저질렀을까요?
보통 사람이라면 감당하기 벅찼을 엄청난 외로움과 슬픈 운명을 짊어지고 태어나 불행하게 자라왔으면서도 웃는 모습은 티 한 점 없이 밝아 보이는 이상한 아이입니다. 가끔 눈이 홱 돌면서 살벌한 기운이 번뜩일 때는 생모인 미실(고현정)의 피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미보다 훨씬 다듬어지지 않은 야생의 느낌이라 대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으므로 더욱 위험해 보입니다. 그 위험성조차 이 아이가 지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지요.
실제로 이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제 성격상 가까이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되는 드라마 속 캐릭터로는 최고의 충만감을 현재 저에게 안겨주고 있습니다.

2. 단심(丹心) 설원 (전노민)


제가 뽑은 '선덕여왕' 최고의 남성 캐릭터 제2위는 놀랍게도 설원랑입니다. 실제로 저런 인물이 존재한다면? 사회적인 측면에서야 어떨지 몰라도 여자에게 있어서야 최고의 낭군감이지요...^^ 한 여인에 대한 그의 사랑은 누가 보아도 영원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설원랑은 사랑에 빠졌다 해서 멍청이가 되는 인물이 아니요, 언제나 냉철한 성정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그 마음은 항상 미실이라는 한 여인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녀가 곤경에 처할 때마다 기꺼이 모든 것을 바쳐 그녀를 도우면서도 정작 그녀에게 바라는 것은 없습니다. 미실에게는 엄연히 세종이라는 남편이 있고, 그들 부부에게서 태어난 좀 모자란듯한 아들 하종은 번번이 설원에게 박박 대들며 모욕을 합니다. 그럼에도 개의치 않고 오직 그녀만을 위해 살아가는 남자가 설원랑입니다.
사실 이제껏 그다지 주목한 적은 없었던 캐릭터입니다만, 오늘 내맘대로 순위를 한 번 매겨보자... 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에게 맞는 자리는 제2위였습니다.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이었다고 가정한다면 제1위가 되었을 것입니다.

3. 고독(孤獨) 월야 (주상욱)


어느 날 갑자기 고독한 카리스마를 바람 속에 흩뿌리며 나타나 주시더니, 한동안 코빼기도 비출락 말락 하시는 월광태자의 아드님 월야 공이 제3위를 차지했습니다. 주상욱씨는 박신혜 양과 더불어 주연을 하셨던 주말연속극 '깍두기'에서 좀 괜찮게 보았었고, '그바보' 에서는 맡은 역할이 밉상이라선지 덩달아 밉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선덕여왕'의 월야는 그에게 딱 맞는 옷 같더군요. 몰락한 나라의 왕자다운 비극적인 기품과 더불어, 가슴 속에 스산한 바람이 부는 듯한 고독의 분위기가 정말이지 끝내줬습니다.
협상 당시 덕만공주(이요원)의 처지가 매우 불안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월야가 김유신과의 거래를 두말없이 받아들인 이유는 자기를 따르며 헐벗고 굶주리는 백성들에게 우선이라도 비옥한 농토를 확보해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허름한 옷을 입은 적국의 공주 앞에, 자기 백성을 위해 기꺼이 무릎을 꿇는 대가야의 마지막 왕손의 모습은 꽤나 슬프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이 고독한 왕자님은 또 언제 나오실지, 부디 큰 활약을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인물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역시 가까이하기엔 부담스런 캐릭터지요. 비담에 이어서 '그저 바라보기만 좋은' 인물입니다.

4. 충성(忠誠) 알천 (이승효)


만약 이 순위를 좀 더 일찍 매겼더라면 1위 또는 2위에 랭크되었을지도 모르는 완소 캐릭터입니다만, 요즘들어 분량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그 와중에나마 가끔씩 보여지는 모습이 뭐랄까... 여전히 소중하기는 하지만 어딘가 실망스럽기도 하다는 느낌을 부인할 수 없어서 안타깝게도 4위에 머무른 알천랑입니다.
백제와의 전쟁 상황이라든가, 덕만공주가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피해다니던 중과 같이 위급한 상황에서는 '충성'과 '용맹' 이라는 단어로 표현될 수 있을만한 알천의 캐릭터가 충분히 빛났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의 주군이신 덕만공주가 제자리를 찾아가서 놀라운 지혜를 번뜩이며 정면에서 미실과 대적하고 있으니, 그리 위급한 상황이라고는 할 수가 없지요. 이렇게 겉으로나마 안정적인 상태가 되고 보니 알천의 이미지는 순식간에 밋밋해져 버린 느낌입니다. 게다가 촐랑거리며 공주에게 반말하는 비담이를 버럭버럭 꾸짖는 모습이 물론 귀엽기도 하지만, 질투하는 듯한 그 모습은.. 원래 갖고 있던 씩씩하고 용맹한 이미지를 좀먹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라면, 설원랑에 이어서 제2위를 차지했을만한 현실적으로 괜찮은 캐릭터이기는 합니다. 지극히 성실한 인품으로 보아 가족에게도 책임을 다하는 좋은 남자일 것 같구요. 가끔씩 질투하는 모습도 보여주면 귀염성도 더할 수 있겠네요.

5. 신비(神祕) 문노 (정호빈)


무엇보다 전염병이 도는 마을에서 환자들을 구하던 그 모습에서 성인과도 같은 높은 인품을 짐작할 수 있었기에 순위권에 진입하신 국선 문노공이십니다.
그러나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남자라... 무서워요. 물론 악한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알고 있지만, 어려서부터 평생 비담이를 키워 오면서도 따뜻한 마음 한 켠 내주지 않는 차가운 성격도 갖고 있잖습니까? 그 냉정한 마음 속에 어떤 계획을 품고 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때를 기다리며 칼을 갈고 있었는지... 하여튼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면 도대체가 부담스러울 만큼 신비한 사람이지요. 이런 면에서는 비담과 약간 비슷한 이미지도 있습니다. 미실의 피를 받고 문노에게서 길러진 비담이가 저렇게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이 된 것도 무리는 아니예요. 매혹적이기는 하지만 가까이하기는 어려운, 역시 바라보기만 좋은 캐릭터입니다.

6. 연민(憐憫) 칠숙 (안길강)


연정(戀情)이라 할까 하다가 소화에 대한 칠숙의 마음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연민인 듯하여 그쪽으로 선택했습니다. 15년이라는 세월 동안 미실의 분부를 이행하기 위하여 사막을 헤매고 다녔으니 칠숙의 충성심은 알천랑에 견줄만도 하다 싶습니다. 그런데 소화(서영희)에게 이끌리는 연민을 억제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그의 인간적인 그림자를 보았는데, 묘하게도 제 마음을 아프게 잡아끌었으므로 칠숙랑이 6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앞으로 소화와의 관계가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 그 와중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에 따라서 순위 향상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존재한다면? 하고 상상을 해보았는데 좀처럼 상상이 되지 않는 캐릭터라서 (자기를 칼로 찌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 터미네이터가 현실에?) 그건 포기했습니다.

7. 바위 김유신 (엄태웅)


어쨌든 남자 주인공이니까 한 켠에 끼워는 주겠는데 저에게는 도통 매력을 어필하지 못하고 계시는 유신랑입니다. 바위를 내리치는 장면이 하도 많이 나와서인지 그의 이미지는 바위와 같다고 느껴지네요. 성격이 우직하고 딱딱하니 비슷한 듯도 합니다.
현재 히로인인 덕만공주에게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니 그 또한 바위의 이미지와 같다 하겠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동고동락해 왔으니 가족같은 느낌도 들 수 있겠군요.
그러나 천명공주를 향해 "공주님의 화랑이 되겠습니다." 하고 당차게 맹세하던 그 똘망똘망한 소년은 어디로 사라지고 "용서하십시오, 이제 공주님을 지켜드리지 못합니다. 덕만과 함께 떠나겠습니다." 라고 매몰차게 돌아서는 박정한 사내만이 남았던지라, 그 모습을 지켜본 저로서는 김유신의 마음이 대체 믿을만한 것인지에 대해서조차 그닥 수긍이 가질 않습니다.
하여튼 드라마의 설정상 믿을만한 남자로 나오고 있으니 대충 믿어는 줘야겠지요.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이런 캐릭터는 실제로도 존재할 수 있는데, 역시 별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인물입니다. 굉장히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남자가 속은 전혀 안 그럴 수도 있거든요.

*******

하여튼 이렇게 정리를 좀 해놓고 나니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졌네요.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저 위의 완소 남정네들에다가 귀염둥이 춘추(유승호)까지 플러스해서 볼 수가 있겠습니다. 오늘도 선덕여왕의 화려한 선물세트를 기다리면서 이만 물러갑니다. 우리 재미있게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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