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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 이병헌은 바로 '해리포터'였다!!! 본문

드라마를 보다

'아이리스' 이병헌은 바로 '해리포터'였다!!!

빛무리~ 2009. 11. 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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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관심없던 드라마 '아이리스'에 제가 지난주부터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목소리' 김갑수의 등장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등장과 더불어 모든 사건의 윤곽이 드러났기 때문에 더이상 답답하지도 않게 되었고, 더불어 눈이 가리워진 듯 암담한 상태에서 외롭게 혼자 싸워가야만 했던 이병헌에게 그와 같은 든든한 동지가 나타났다는 사실이 기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지난 12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갑수는 바로 다음 회인 13회에서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절대악 '아이리스'에 굳건히 대항해 왔던 그가 너무도 쉽게 살해당해버린 것입니다.

헝가리에서 죽음의 위기에 처한 이병헌을 구해 주었고, 그 후로도 여러번 수호천사처럼 그에게 도움을 주었던 정체불명의 '목소리'... 핵물리학자 유정훈은 결국 무력한 몸으로 혼자 침상에 누운 채, 백산(김영철)의 차가운 총구를 맞이해야만 했습니다. 그를 지키고 있던 안전요원들이 진사우(정준호)의 총탄에 모조리 몰살당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저는 설마, 설마 하면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목소리가 백산에게 위협당하는 모습을 휴대폰으로 전송받은 현준이 그 장면을 계속 지켜보면서 구조하러 달려가고 있었기에, 비록 시간이 촉박할 것 같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죽기 전에 구해낼 수 있겠거니 했습니다.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그러나... 이병헌이 화면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백산의 총탄은 여지없이 발사되고 말았습니다.

너무도 어이없고 가슴이 아파 왔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던 캐릭터가 바로 '목소리' 김갑수였거든요. 그가 처참한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이제 이병헌은 가장 든든했던 최후의 지원군을 잃게 되었고, 절대악 '아이리스'를 홀로 상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픈 가슴을 쓸어내리다가... 저는 언젠가 이와 비슷한 아픔을 느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소설 '해리포터'를 너무 좋아하여 전체 시리즈를 총 4번 가량 읽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다보니까 등장인물들에게 깊은 애정도 갖게 되더군요. 주인공 '해리포터'를 언제나 든든하게 지켜주시던 늙은 교장선생님 '덤블도어' 교수가 죽음을 맞이할 때, 제 가슴속에 느껴졌던 아픔이 바로 지금과 비슷했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생각들... 저는 '아이리스'와 '해리포터'의 내용에 매우 많은 유사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 해리포터의 부모는 절대악의 상징인 '볼드모트'에게 살해당했습니다.
* 김현준(이병헌)의 부모 역시 절대악의 상징인 '아이리스'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 '살아남은 아이' 해리포터는 어려서부터 볼드모트를 상대할 적수로 지목당했고
  
그로 인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온갖 역경을 겪으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 역시 '살아남은 아이' 였던 이병헌도 줄곧 아이리스의 하수인인 백산의 주목을 받으며 성장했고
  
그의 음모에 의해 NSS요원으로 발탁된 후 영문도 모르는 채 엄청난 파란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 해리포터의 동년배 친구들은 마지막 승리까지 그의 곁에 남아 있었으나
  
그를 든든하게 도와주던 대부 시리우스와 교장 덤블도어와 같은 어른들은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절대악과 싸워나가는 과정 중에 어이없게 살해당하고 맙니다.

* 이병헌에게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협조자 '목소리'가 이렇게 살해당함으로써

   이제 그의 곁에는 친구처럼 그를 도와주는 김선화(김소연) 외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의 예상으로 김소연은 마지막까지 그의 곁에 남아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연륜과 능력을 갖춘 든든한 협조자가 사라진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공통점이라고 생각됩니다. 만약 해리포터의 곁에 시리우스나 덤블도어가 살아있었다면, 절대악 볼드모트를 제압하는 막중한 임무가 오직 주인공인 해리포터의 어깨에 지워졌다고 볼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특히 교장 덤블도어는 이미 오랜 세월 동안 볼드모트에 꾸준히 맞서 온 적수였기에 그가 살아있는 한, 해리포터의 역할은 어쩌면 조연에 가까웠을지도 모릅니다.

마찬가지로 이병헌의 곁에 '목소리' 김갑수가 살아서 도와주고 있는 한, 절대악 '아이리스'와 싸우는 주체는 결국 '목소리' 자신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이병헌이 '목소리'의 하수인이 되어 활동하게 됨으로써 임팩트가 떨어지고 조연급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일이었지요. 이렇게 생각하니 '목소리'의 죽음은 어쩔 수 없는, 필연적인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살지 않는 드라마가 얼마나 지독한 난항을 겪게 되는지를, 우리는 최근 '선덕여왕'에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주변 인물들의 막강한 매력에 여지없이 밀려버린 덕만(이요원)과 유신(엄태웅) 캐릭터의 무게감이 좀처럼 살지 않음으로 인해, 작품의 방향이 점점 산으로 가는 듯 보일 정도니까요.

'해리포터'가 무조건 '해리포터'의 작품일 수밖에 없듯이, '아이리스'는 무조건 이병헌의 작품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렇게 선악의 대비가 분명한, 역동적인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누구에게도 밀려서는 안됩니다. 주인공의 존재감은 언제 어디에서나 가장 강렬하게 반짝반짝 빛나야 합니다. 그래야만 작품 자체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김갑수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가 있더군요. 이제 저는 사랑하는 '해리포터'를 응원하던 그 마음으로 이병헌을 응원하려 합니다. 도저히 승리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이는 이 삭막한 전쟁에서, 미약하기 그지없는 한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정의를 지켜나가는지를 지켜보려 합니다. 만약 소설 '해리포터'가 그랬던 것만큼 제 마음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앞으로 '아이리스'라는 작품은 제 생애 최고의 드라마로 손꼽히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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