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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윤소이에게 맞춤옷 같은 드라마 본문

드라마를 보다

'히어로' 윤소이에게 맞춤옷 같은 드라마

빛무리~ 2009. 11. 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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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으로 내정되었던 배우 김민정의 건강상 이유로 제작 초반부터 난항을 겪었던 드라마 '히어로'가 3부까지 방송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시청한 소감을 말한다면, 드라마 '히어로'의 주인공이자 명실상부한 히어로는 역시 이준기였습니다. 현재 젊은 연기자들 중 이준기만큼 시청자를 몰입시킬 수 있는 강한 흡입력을 가진 배우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요. 그런데 저에게는 이 드라마에서 새롭게 발견한 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여성으로서 보기에도 무척이나 시원스런 매력을 자랑하는 윤소이, 그녀입니다.


뛰어난 무술 실력을 지닌 여자 경찰이라는 배역 자체가 윤소이와 매우 잘 어울린다는 것은 단지 저만의 느낌은 아니었을 듯 합니다. 그녀를 처음 보았던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 이미 윤소이는 고난도의 액션을 소화해낸 적이 있었고, 길쭉길쭉한 체격도 역할에 제격이었거든요. 물론 작고 귀여운 이미지의 여자 경찰이 없으라는 법은 없지만, 윤소이의 이미지는 머릿속에 상상하고 있던 여경의 이미지 그대로였습니다.

최근에 그녀의 출연작으로 제가 기억하는 것은 드라마 '유리의 성' 입니다. 서민 아가씨로서 재벌가의 며느리로 들어가 폐쇄적인 환경 속에서 힘들어하는 그 역할은 너무 답답해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그녀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줄 수 있는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히어로'의 여주인공 주재인은 훨씬 활동적이고 자유로운 이미지입니다.


주재인의 성격은 정의롭고 단순합니다. 맡은 바 임무를 위해서라면 댄서로 분장을 하고 춤을 추기도 하고, 심지어는 낯선 남자와 키스를 하게 되는 사고가 발생했어도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그녀에게 일은 그저 일일 뿐입니다. 그러나 마음에 품고 있는 남자를 마주 대할 때면 표정부터 확 달라집니다. 갑자기 수줍음 많은 소녀라도 된 듯 천상여자의 모습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지요.

현재 그녀의 양쪽에 두 남자가 서 있습니다. 진도혁(이준기)과 강해성(엄기준)입니다. 두 사람 다 신문기자입니다. 진도혁은 다니던 삼류잡지사마저 폐간되어 폭력전과자 출신의 조용덕(백윤식)의 소자본으로 이제 막 창간된 용덕일보의 기자이고, 강해성은 대세그룹의 계열사인 대세일보 기자입니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엄청난 앙숙임을 틈틈이 보여주는데, 어떤 내막이 있는 것인지는 자세히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주재인은 현재 전과자와 어울려 다니는 진도혁을 정의롭지 못한 하자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말끔하고 매너좋은 강해성에게는 소녀같은 호감을 느끼고 있지요. 그러나 강해성의 내면은 차갑고 비열한 기회주의자입니다. 기자로서 일을 해나가는 방식에 있어서도 비열할 뿐 아니라, 한쪽으로는 재인을 만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대세그룹 회장 딸인 호경(신주아)와 이미 결혼 약속까지 한 사이거든요.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도 순수한 모습의 재인이 자리잡고 있기는 합니다. 최회장의 재촉에도 불구하고 호경과의 약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도 어쩌면 재인 때문인 것 같기도 하구요.

자꾸만 그녀의 삶에 성가시게 끼어드는 진도혁(이준기)은 아마도 그녀의 눈을 머지않아 번쩍 뜨이게 해 줄 것입니다. 이미 주재인은 진도혁의 페이스에 상당히 깊이 말려들었습니다. 도혁의 누나 도희가 빚쟁이에게 쫓겨 다니는 동안 대신 도혁의 조카들을 봐주기도 하며, 변장을 하고 나이트클럽까지 쫓아가서 도희를 찾아오기도 합니다. 지금까지는 모두 경찰로서의 임무를 수행했다고 볼 수도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러면서 차츰 도혁의 그림자가 그녀의 가슴속에 파고들어가는 중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도희에게 300만원을 빌려주고 이자로 8500만원을 청구하여 괴롭히는 악덕 사채업자들의 소굴을 찾아가 밤을 새며 잠복한 끝에 결국 일망타진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녀의 멋진 액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더군요.

고참형사 이한위가 발악을 하며 덤비는 사채업자를 제압하지 못하여 쩔쩔 매는 것을 보고 한숨을 푹 내쉬더니, 단박에 낚아채어 그 머리를 캐비넷 문짝에다가 대여섯 번 정도 쾅쾅 부딪히게 하는 모습이었는데, 보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폭력적이라고도 볼 수 있었지만 정당한 법 집행을 위한 과정이라서인지 오히려 통쾌할 지경이었습니다. 체격이 작은 여배우가 했더라면 많이 버거워 보였을테지만, 윤소이의 외모에는 너무도 시원스레 잘 어울렸습니다.


그리고 자기 조카들에게 엄마를 찾아 데려와 줘서 고맙다고 이준기가 그녀를 집 앞까지 바래다 줄 때 "여자가 혼자 밤길을 다니면 위험하잖아요" 라고 말하자 피식 웃으며 "내가요?" 라고 되묻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습니다. 정신적인 능력만이 아니라 신체적인 능력도 갖추어서, 그 어느 곳에 있을 때나 두려움 없이 똑바로 앞만 보고 걸어갈 수 있는 그 여자가 한편 부럽기도 하더군요. 그런 사람은 결코 흔하지 않으니까요.

저는 현실에서건 드라마에서건 단순 명쾌한 캐릭터가 좋습니다. 더불어 잘 웃고 밝은 사람이 좋습니다. 그런 면에서도 윤소이가 맡은 여주인공 주재인은 제 마음에 꼭 드는 캐릭터입니다. 몸에 꼭 맞추어 만들어진 옷과도 같은 드라마를 만났으니 그녀가 이번에 자기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좋은 작품을 탄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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