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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김성민의 필로폰 투약과 구속 사건은 엄청난 충격을 몰고 왔습니다. 모두들 그의 잘못된 선택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로 인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듯한 '남자의 자격' (이하 '남격')을 염려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그런데 신원호 PD를 비롯한 '남격' 제작진은 예상보다 굉장히 발빠른 대응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저 충격적인 발표가 있은지 몇 시간 되지도 않아서 "김성민의 하차는 당연한 수순이며, 이미 촬영해 놓은 5일의 방송에서도 김성민의 분량은 통편집될 것이다. 그를 너무 믿었기에 배신감마저 든다." 라고 입장을 표명한 것입니다. 너무 단호하고 시원시원(?)한 그 태도는 또 한 번의 충격이었습니다. 하긴 '1박2일' 제작진이 물의를 일으킨 멤버들을 감싸느라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잃고 ..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고금의 명언인 이유는 다름이 아닙니다. 그만큼 살면서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마련이며, 좀처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 중에서도 참으로 답답한 경우가 기껏 상대방을 위해서 호의로 벌인 일이, 정작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기 이를 데 없는 고문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 상대가 좋은 의도로 벌인 일임을 알기 때문에, 속으로는 반갑지 않고 때로는 짜증까지 나면서도 내색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지랖 넓은 상대방은 자신의 '좋은 의도'에 대해 점점 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일종의 악순환이죠. '남자의 자격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편은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의 자격' 멤버들이 갑작스레 유기견 입양 홍보대사가 되었습니다. '남자, 새 생명을 만나다' 편에서 진행된 유기견 돌보기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알레르기성 저질 호흡기로 인해 키울 수 없는 것이 날마다 서글픈 저로서는, 가장 애청하는 예능 '남자의 자격'에 귀여운 강아지들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이었지요. 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이 아저씨들이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지녔는지를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아주 자연스런 기회가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경규와 김성민, 이정진은 이미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고 있더군요. 특히 이경규는 개 4마리에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을 만큼 애견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윤석도 예전에 강아지를 키워 본 경험이 있지요...
'남자의 자격 - 디지털의 습격' 편은 조용하게 시작되었으나, 후반에 가서는 웃느라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기막힌 재미를 선사해 주었군요. 제가 이 프로그램의 매력을 두 마디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서투름의 미학'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아저씨들이 뭔가를 능숙하게 척척 해내면 하나도 재미가 없습니다. 맞이하는 모든 미션마다 그들에게는 너무도 생소한 것들인데, 그 낯설음과 두려움을 극복하면서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모습에서 우리는 재미와 감동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디지털의 습격' 편은 절반의 성공이었습니다. 이윤석,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으로 구성된 YB팀이 ('1박2일'의 아류처럼 OB팀과 YB팀으로 나눈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더군요) 워낙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이다 보니 모든 미션 수행을 ..
박칼린과 함께 했던 '하모니' 미션이 끝난 후 어쩔 수 없는 허탈감을 느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자의 자격'은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초심' 프로젝트가 기대 이하여서 실망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창 상승세인 프로그램의 기가 꺾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제 '남자의 자격'과 '1박2일'의 주도권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잠시 '1박2일'에 대한 언급을 해 본다면, 이 프로그램의 하락세는 이미 너무나 뚜렷해서 과연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말이 좋아서 '센티멘털 로망스' 여행이었지, 정작 그들이 한 일이라고는 몇 곡의 노래를 틀어놓고는 편안히 드라이브하여 설악산에 다녀 오면서, 점심을 배터지게 먹고 저녁도 배불리 먹고 모두 안락한 실내취침을 한 것이 전부였습..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남자의 자격' 밴드편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물론 감동적이었지요. 멤버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땀과 열정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특히 할마에 김태원과 랩 이경규, 그리고 드럼 이윤석, 건반과 제2보컬을 겸했던 윤형빈, 이 네 사람에게 손이 아프도록 박수를 쳐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기타와 베이스를 맡은 김국진과 이정진도 묵묵히 각자의 위치를 지켜 주었으니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저를 매우 고민에 빠지게 한 멤버가 1명 있었습니다. 바로 메인 보컬 김성민이었습니다. '남자의 자격' 방송을 보고 난 직후부터, '1박2일'을 시청하고, 다른 할 일을 하다가, 일찍 잠들었다가,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이번 주 '해피투게더'의 게스트는 모두 미혼의 배우들이었는데, 1979년생의 윤지민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사람은 모두 40전후의 나이인 만큼, 조금은 특별한 구성이긴 했습니다. 대체 어떻게 모여서 함께 게스트로 출연하게 된 것인지도 잘 모르겠더군요.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홍보도 전혀 없었습니다. 어쩌면 특정한 목적을 위해 섭외된 조합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개그맨들도 아닌데 모두 유머감각과 말솜씨가 뛰어나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매우 프로다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웃으면서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번 주 '해피투게더'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단연 주인공은 김광규와 조미령 두 사람이었지요. 물론 만만치 않은 입담을 과시하며 ..
'남자의 자격' 출범 초반에 이윤석의 위치는 상당히 애매했고, 그의 모든 노력 또한 그저 안스럽기만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제 그는 완전히 침체기를 벗어났을 뿐 아니라 '남격'의 실질적 에이스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될 거라고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는데, 뜻밖이면서도 굉장히 반가운 일입니다. 예전에 '남격'에서 추진했던 에피소드는 '극도로 강인한 체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프마라톤, 전투기 체험, 지리산 등반 등... 웬만한 체력을 가지고는 시도해 볼 엄두조차 나지 않을 만큼의 강도 높은 미션들이었지요. 자타 공인 평균 이하의 체력을 갖고 있는 이윤석으로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성공적으로 수행해내기 어려웠던 것이 당연합니다. 게다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국민약골..
1월 31일에 방송된 '남자의 자격, 아날로그편'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블로거 기사를 보았습니다. 저는 평소 언제나 그분의 글을 감탄하며 읽곤 하지요. 어제도 그 설득력 있는 글솜씨에 빨려들어가며, '남자의 자격'이 혹시라도 '패떴'처럼 침몰하게 되지나 않을까 염려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어제까지만 해도 그 방송을 못 본 상태였거든요. 뒤늦게서야 방송을 보았습니다. 그 기사에서 읽었던 대로 '아날로그'편에서 출연자들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냥 퍼질러 앉아서 자기들의 옛 추억이나 곱씹으며 수다판을 벌이다가, 밥을 지어서 먹고 쉬고... 그러고 그만이었습니다. 만약 이게 정상적인 방송분이었다면, 그야말로 제작진이고 출연진이고 제정신이 아니라 할만했지요. 그러나 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
윤형빈씨, 그 동안 '남자의 자격'에서 많이 힘들고 고민도 많았을 것 같아요. 매우 공격적인 캐릭터 '왕비호'로 전성기를 맞이한 개그맨이었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 이미지를 고수할 수도 없었고 쉽사리 다른 캐릭터를 창출해낼 수도 없었으니까요. 거대한 선배들과 함께 하는 막내의 입장인데다가, 윤형빈씨에게 익숙한 전문 개그프로와는 완전히 성격을 달리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니까 적응도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제가 보기에 형빈씨는 철저한 노력과 준비로 승부하는 사람 같았어요. 왕비호 개그를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무진장 많았을 거예요. 독설 개그라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장르(?)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자신에게 독이 될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형빈씨는 대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