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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격' 김국진 소개팅 미션은 잔인하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남자의 자격' 김국진 소개팅 미션은 잔인하다

빛무리~ 2010. 11. 2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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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고금의 명언인 이유는 다름이 아닙니다. 그만큼 살면서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마련이며, 좀처럼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 중에서도 참으로 답답한 경우가 기껏 상대방을 위해서 호의로 벌인 일이, 정작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기 이를 데 없는 고문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 상대가 좋은 의도로 벌인 일임을 알기 때문에, 속으로는 반갑지 않고 때로는 짜증까지 나면서도 내색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지랖 넓은 상대방은 자신의 '좋은 의도'에 대해 점점 더 확신을 갖게 됩니다. 일종의 악순환이죠.

'남자의 자격 -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편은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기획이었습니다. 소개팅을 주선해 준다고 했을 때 반색을 하는 김성민과 이정진의 경우는 아무 문제가 없었으나, 난처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내는 김국진을 계속해서 몰아붙이다시피 하는 제작진과 이경규의 태도는 보기에 많이 거북했습니다. 겉으로는 김성민과 이정진을 위한 기획인 것처럼 포장했으나, 속으로는 김국진을 노리고 있음이 너무 역력히 보였기 때문입니다.


외국 생활을 해본 적 없는 저로서는 가장 궁금한 것이, 외국 사람들도 그렇게 '누군가 혼자 있는 꼴을 못 보는가?' 하는 점입니다. 본인이 소개해 달라고 하지도 않는데 굳이 주변에서 나서며, 심지어는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이에, 이쪽 저쪽 사람을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적극적으로 만나보라고 등을 떠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논리는, 일단 만나보고 나서 잘 되면 좋고 안 돼도 손해볼 것은 없지 않느냐는 식입니다. 하지만 그거야 남의 일이니까 쉽게 말하는 것이고, 막상 본인이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는 낯선 이성과의 만남 자체가 엄청난 부담과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작년에도 말씀드려 봤는데 국진이형이 그러시더라고요.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그 때 벌써 마흔다섯이셨는데 말이에요." PD의 말은 그가 진심으로 김국진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음을 느끼게 했습니다. 아직 때가 아닌 것 같다는 김국진의 말이 나이와는 상관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텐데, 가장 중요한 마음의 상태를 배려하지 않고 무조건 '나이가 많으니까' 라는 이유로 몰아붙이는 게 아니겠습니까?


"평생을 혼자 살 거냐?" 이경규의 질문 역시 참으로 답답했습니다. 저 사람들이 정말 친한 게 맞나 싶기까지 하더군요. 물론 남자와 여자의 경우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여자들은 아주 친한 친구에게는 저런 질문을 절대 안 합니다. 왜냐하면 친구의 마음이 어떤지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니까요. 저런 질문을 해서 괜히 스트레스 지수를 만땅으로 올려 줄 미련한 친구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현재 몇 살의 싱글'이라는 정보만 갖고서는, 누군가를 붙여 주지 못해서 안달하는 경우가 많지요.

죽을 때까지 혼자 살겠다고 굳건한 철칙을 지닌 독신주의자는 별로 없습니다. 김국진의 대답처럼, 앞일은 알 수 없으나 현재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절실하지는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지요. 그 이유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니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그들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평범하지 않게, 남들과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든 '아직까지 그들은 간절히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짜로 원하는 마음이 '많이' 있다면, 소개해 준다는데 뒤로 물러서며 주저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며 소개해 달라고 조르겠지요.


저는 신원호 PD에게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미션은 김성민과 이정진을 위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김국진을 겨냥하고 기획한 듯 싶은데, 그것이 정말 김국진을 위하는 마음으로 생각해낸 것이었는지 말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방송의 화제성을 노리는 마음이 단연 80% 이상이었습니다. 진짜 김국진의 입장을 생각했다면 비공개로, 지극히 개인적인 자리를 마련해서 소개해 주어야 했어요. 나머지 20% 정도는 스스로 '국진이형을 위해서'라고 생각했겠지만, 그것도 지극히 자기의 입장에서 피상적으로 그를 바라보는 태도였을 뿐입니다.

김국진의 입장에서 본다면, 과연 공개적으로 누군가를 만나 데이트를 하고 싶은 마음이 손톱만치라도 있을까요? 그는 나이도 많을 뿐 아니라 깊은 상처까지 지니고 있는데, 수천만이 지켜보는 앞에서 또 여자를 만나고 싶겠어요? 만나는 것도 부담이지만, 그 후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남들의 입장에서야 '방송 중에 한 소개팅인데 잘 안될 수도 있는 거지. 그건 당연한 일인데 누가 널 탓하겠냐? 하지만 만약에라도 잘 되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어딨냐? 손해 볼 건 하나도 없다." 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김국진의 입장에서도 그럴까요?

남녀의 만남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며, 굉장히 예민한 문제이며, 자칫하다가는 상처로 남을 가능성도 아주 높은 일입니다. 그런데 공개적으로 한 번의 상처를 지닌 사람에게, 또 공개적으로 누군가를 만나라고 강요하는 것은 너무 비인간적이고 잔인합니다. 제가 확신하건대, 김국진은 자기 사생활을 방송에서 공개하기를 원치 않으며, 더구나 방송에서 여자를 소개받고 싶은 생각은 0%일 것입니다.


아주 나쁘게 말하면, '남자의 자격' 제작진은 김국진의 상처를 이용해서 시청률을 높이려는 속셈으로까지 보입니다. 물론 김국진이 소개팅을 한다고 하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겠지요. 그 진행 과정을 모두가 궁금해 할테니 일단 화제성은 보장될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원치도 않는 구경거리가 되어버린 김국진은? 만약 사귀다가 헤어지게 되기라도 하면? 그 마음속의 상처만 해도 대단할 텐데, 또 수천만이 지켜보는 앞에서 여자와 헤어지는 망신까지 겪게 되는 겁니다. 대체 왜 그렇게 부담스런 일을 강요하는 거죠?

조금이라도 동료애가 있다면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2탄은 여기서 포기해야 합니다. 만약 계속해서 김국진을 은근슬쩍 떠본다든가 소개팅을 하라고 몰아붙이는 장면이 한 번이라도 나오면, 저는 무척 실망하고 말 것입니다. 제가 2010년, 드라마와 예능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남자의 자격'이지만, 만약 '소개팅 미션2'가 무리하게 진행된다면 다시는 안 볼 수도 있습니다. '유기견 입양 프로젝트'를 통해 감동을 극대화시키더니, 곧장 다음 주에 이토록 생각이 짧은 미션을 기획했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군요. 벌써 실망이 크지만, 여기서 멈출 거라고 확신하며 계속 애정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 관련글 : 김국진의 유기견 입양을 추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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