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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저는 김C의 노래하는 목소리를 매우 좋아합니다. 특히 '봄바람 따라간 여인' 을 들을 때면 꿈을 꾸는 듯 몽환적인 느낌까지 들며 사르르 녹듯 그 목소리에 빨려들어갑니다. 그것은 저의 MP3에 들어있는 음악 목록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노래입니다. 제가 볼 때 노래하는 김C는 가난한 음유시인을 닮았습니다. 그런 모습이 저는 좋습니다...^^ 예전에 김C가 아주 가끔씩 토크 프로그램에 등장할 때면 그 엉뚱함이 싫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떠올리기만 하면 제가 웃음을 참을 수 없는 간단한 일화도 있습니다. 김C가 무명시절, 아내의 부탁으로 장을 보러 갔는데 식용유를 가리키면서 "이거 얼마예요?" 하고 묻자 주인 아주머니가 대뜸 "비싸욧~!" 하면서 째려보더라는 겁니다. 정확히 식용유였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하여튼 ..
영화배우 임예진이 1970년대 후반에 누렸던 인기는 그 어떤 여배우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화려한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국민여동생' 이라는 칭호가 없었지만, 굳이 비교한다면 문근영이 영화' 어린 신부' 이후에 누렸던 인기보다도 훨씬 더 압도적이었던 것으로 추측되네요. 우선 당시에는 활동하는 여배우 및 연예인들이 지금처럼 많지도 않았었고, 여고생 임예진의 청순가련한 미모는 남학생들에겐 선망의 대상이요 여학생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던 임예진이 어느 순간부터 코믹한 이미지로 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기억에는 '진실게임'에 고정패널로 출연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진실게임에서 그녀는 언제나 송은이의 옆자리에서 콤비를 이루며, 정통 영화배우로만 보기에는 만만치 않은 내공의 코..
'미남이시네요'의 남녀 주인공인 황태경(장근석)과 고미남(박신혜)는 부모 세대부터 이어진 질긴 인연의 끈으로 묶여 있는 듯 보입니다. 태경의 어머니와 미남의 아버지가 사랑하던 사이였기 때문이죠. 물론 아직까지는 추측 상태지만, 둘은 결코 남매는 아닌 듯 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부모는 과연 어떤 사랑을 했을까 조용히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니, 의외로 이런 부류의 이야기들이 벌써 적지 않게 있었음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기억을 샅샅이 파헤치다 보면 좀 더 나올 듯도 하지만, 우선 제 머릿속에 떠오른 영화는 두 편입니다.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주연의 '클래식'(2003), 그리고 여명과 서기 주연의 홍콩 영화 '유리의 성'(1999) 입니다. 먼저 '유리의 성'을 추억해 보겠습니다. (오래 전 작품이라 ..
이제서야 '미남이시네요' 8회를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황태경(장근석)과 고미남(박신혜)가 결코 남매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전개로 보아 모화란(김성령)이 고미남의 아버지와 사랑하던 사이였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황태경과 고미남은 아버지가 다른 남매사이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떨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요. 그러나 8회에서 모화란은 자기 입으로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황태경은 호적상의 생일과 실제 생일이 다릅니다. 태경의 아버지는 아들의 실제 생일을 기억하고 미국에서 전화도 하고 선물도 보냅니다. 그리고 마침 그날 모화란에게서 만나자는 전화가 옵니다. 비록 일방적인 약속이었지만, 그래도 무심하던 엄마가 자기 생일은 기억하고 있었다는 ..
'지붕뚫고 하이킥' 35회에 특별출연한 정일우를 보았습니다. 황정음의 첫사랑이며, 정음이 그토록 애지중지하는 반려견 '히릿'의 옛주인으로 말이지요. 새 봄처럼 젊은 나이에, 눈물겹도록 화창한 날에 아련한 추억만을 남기고 불치병으로 스러져간 첫사랑... 그야말로 더 이상 식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식상함의 전형이지만, 아무리 뻔한 스토리라도 순정만화는 영원히 소녀들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우유빛깔 정일우'가 표현해내는 첫사랑의 이미지는 자못 매혹적이었습니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혜성처럼 등장했던 정일우는 삽시간에 톱스타의 위치로 올라서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저도 그 때 담임선생님 서민정을 향해 순수한 열정을 불태우던 학교짱 윤호를 무척이나 사랑하던 누나(?)였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이후에 정일..
원장수녀님, 저... 젬마예요. 잘 지내고 계시죠? 저는 요즘 젬마도 아니고 미녀도 아닌, 미남이가 되어서 살아가고 있어요. 쌍둥이 오빠의 이름이었던 미남이가 어느새 제 이름처럼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네요. 그런데 남자가 되어서 살아가는 삶에는 쉽게 익숙해지지 않아요. 남자의 옷을 입는 것도, 남자들의 말투를 따라 하는 것도 별로 어렵지 않은데... 제 안에서 솟구쳐오르는 여자로서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이제껏 저는 제가 여자라는 사실조차 잊고 살았는데,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이런 감정들이 제가 여자임을 자꾸만 일깨워 주네요. 거짓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살아가는 건 죄악이겠죠? 아무리 오빠를 위해서, 그리고 엄마를 찾기 위해서였다고 하지만, 지금의 제 모습은 진실이 아니라 거짓이니까요...
공주님, 힘을 내셔야 합니다. 절대로 눈물을 흘리셔서는 안됩니다. 공주님의 그 가녀린 어깨 위에 놓인 짐이 너무도 크고 무겁습니다. 힘겨우신 모습을 보면서도 항상 이렇게 다그칠 수 밖에 없는 저를 용서하십시오. 저 김유신(金庾信)은 멸망한 가야의 후예로 태어났습니다. 척박한 땅에서 나라 잃은 설움을 겪으며 고통받고 있는 가야 유민들의 앞날이 제 손에 달려 있었습니다. 제 아버님 서현공께서 목숨을 걸고 어머님 만명공주와 무리한 혼인을 감행하셨던 것도 오직 연모 때문만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아버님을 많이 닮았습니다. 그리고 말귀를 알아들을 나이가 되면서부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저에게 주어진 사명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제 삶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기에, 저는 어려서부터 감정을 ..
지금껏 사형제도의 존폐에 관한 논란은 꾸준히 계속되어 왔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사람의 손으로 사람의 목숨을 끊는 일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주장과, 갈수록 세상이 험해지는데 법을 약화시켜서는 더욱 강력범죄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니 사형제도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에서 상징적으로라도 유지시키는 것이 옳다는 주장은 양쪽 다 일리가 있기에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화 '집행자'는 어찌보면 식상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껏 접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매우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사형수의 입장이나 피해자의 입장, 또는 성직자의 입장이나 우연히 사형수를 알게 된 일반인의 입장에서 다루어진 소설이나 영화는 본 적이 있습니다만, ..
한동안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가장 뚜렷하게 멜로의 기운을 보여주던 인물은 황정음이었습니다. 과외를 해주러 다니는 집에서만도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 정준혁(윤시윤)과 그의 삼촌인 이지훈(최다니엘) 사이에서 묘한 분위기를 조성하였으며, 거기에 덧붙여서 준혁의 친구인 세호(가수AJ)까지 합세하여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이런 멜로의 분위기에 힘입어 '귀여운 푼수' 캐릭터를 그럴싸하게 표현해낸 황정음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우결'에서의 비호감 이미지를 씻어내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쉽사리 진행될 것 같던 황정음의 러브라인은 요즘 시작도 하기 전에 정체기에 접어든 느낌입니다. 물론 시트콤의 방영 기간이 있는데 너무 빨리 진행되면 속도를 맞출 수 없으니까 템포를 조절하는 ..
승기의 독백 (이 글은 이승기씨의 뜻과는 상관없이 필자의 상상에 의해 쓰여진 것임을 밝힙니다...^^) 저 승기는 '1박2일'을 많이 사랑합니다. 호동 형, 김C형, 수근 형, 지원 형, 몽 형은 이제 마치 친형들처럼 느껴집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단순한 연예인 동료라기보다는 가족처럼 끈끈한 정을 느끼게 되어버렸어요. 아시다시피 저는 욕심이 꽤 많은 녀석입니다. 잘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아요. 노래와 연기, 그리고 예능에 최근에는 MC 영역에까지 도전했습니다. 한우물만 파는 것이 좋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에게는 이 모두가 너무나 흥미진진한 일들이기 때문에 차마 그 어떤 것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 젊으니까요! 젊을 때 이것 저것 많이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