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유재석 (69)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트위터에 올린 발언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거나 손수 곤욕을 자초하는 사람이 한둘은 아니지요. 옥주현, 장근석 등의 연예인들이야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불과 수개월 전 불행한 일을 당한 아나운서의 죽음 역시 트위터 발언과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종편으로 이적한 PD중 한 사람은 타 방송국 신생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은 한 가수를 향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까지 트위터에 올림으로써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건들 중에는 100% 실수라고 보여지는 것들도 있지만,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보여지는 것들도 있습니다. 말하자면 일부러 세상에 물의를 일으키고자 한다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여기에 아무래도 후자의 경우로 판단되는 한 사람이 있으니, 원로 드라마 작가 김수현입니다. ..
'무한도전 - 하나마나 시즌3'는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정식으로 꾸며졌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와 같은 음악적 퀄리티는 없었지만, 소박한 예능적 재미는 오히려 나은 편이었지요. 여자 중학교와 찜질방, 공장과 시장, 군부대 등을 차례로 방문하여 '무한도전'이 공연을 펼칠 때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은 열렬한 환호로 그들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파트너 없이 인형들만 끌고 혼자서 무대를 감당해야 했던 정준하의 입장이 좀 딱했습니다. 더구나 이번에도 '하나마나' 공연은 모든 노래를 라이브로 소화했는데, 스윗소로우와 더불어 5명이 함께 하던 노래를 정준하 혼자 부르고 있으니 소리도 어쩔 수 없이 초라했지요. 인형을 들고 낑낑대며 춤추다가 그 중 한 인형의 다리가 빠져서 덜렁거리자, ..
'무한도전' 스피드 특집은 그야말로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 놀라운 기획이었지요. 하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토록 촘촘하게 짜여진 복선들과 충격적인 설정들을 발견하게 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마지막에 처참히 폭파된 집의 잔해 앞에서 망연자실하는 멤버들 앞으로 한 대의 검은 차가 다가와 멈췄고, 창문이 열리며 모습을 드러낸 것은 독도 지킴이 김장훈의 얼굴이었습니다. '스피드' 특집의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은 독도 수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였던 것이죠. 그리고 '하나마나 시즌3'에 기꺼이 동참해 준 스타들의 면면은 바야흐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무한도전'의 높은 위상을 실감케 했습니다. '하나마나' 공연은 지난 번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처럼 정식 무대에 마련된 멋진 가요제가 아니라, 하루종일 ..
제 생각일 뿐이지만, 아마도 유재석은 자신에게 붙여진 수많은 별명 중에 '메뚜기'를 가장 편안해하고 '유느님'을 가장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메뚜기'는 무명의 그를 국민 개그맨으로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만큼 가장 애착이 가고 정겨운 이름일 거예요. 하지만 그를 한껏 추켜세우다 못해 인간의 영역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하느님'과 동격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별명 '유느님'은, 언제나 겸손과 깊은 배려심으로 자신을 낮추는 유재석에게 있어서는 적잖이 불편한 이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강호동의 걷잡을 수 없는 추락과 동시에,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MC로서 대체 불가능한 1인자 자리를 확고히 차지한 유재석이지만, 그의 성격상 '유느님'이라고 불리는 것을 결코 달가워하지는 않을 듯해요. 그런데 ..
이번 주 '해피투게더'는 이른바 '동안 특집'이라는 명제로 꾸며졌으나 사실상 어중이떠중이 모임이었습니다. 출연 목적과 이유가 제각각 다른 사람들을 '동안'이라는 단어 밑에 어거지로 묶어 놓으니, 자기 나이에 비해 결코 동안이라 할 수 없는 박하선과 백도빈은 초반에 매우 민망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 다 '동안'이라는 단어 때문에 어찌나 부담이 됐는지, 녹화가 있던 그날 아침에 헤어샵에 가서 조금이라도 어려 보이도록 앞머리를 커트까지 하고 왔다더군요. 푸힛~ ㅎㅎ '동안'이라는 주제는 차태현과 박보영의 출연이 확정되면서 그 두 사람의 특징을 잡아서 결정한 듯 싶더군요. 김원준은 원래 지난 주에 섭외가 왔는데, 다음 주에 박보영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일부러 한 주 늦췄다고 합니다. 김원준..
드디어 '무한도전' 조정 특집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결과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방송 시청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어차피 중요한 것은 '과정'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과정은 막연히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들은 단지 사력을 다해 노를 젓고 있을 뿐인데, 그걸 보면서 왜 하염없이 눈물이 흐를까요? 다른 팀들은 모두 20대 초반의 대학생들로 구성되었고, 이미 상당 기간 동안 조정 훈련을 해 온 사람들이죠. 그에 비해 '무한도전'은 평균 연령이 서른을 훨씬 넘겼을 뿐 아니라 제각각 다른 본업을 갖고 있는 연예인들이 바쁜 스케줄을 쪼개서 고작 5개월의 연습을 했을 뿐인데, 사실 최하위는 너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아마 그들도 알고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대회 직전까지 혹시 모..
여름특집으로 꾸며진 '해피투게더'에는 2PM의 여섯 멤버를 비롯해 애프터스쿨의 유이와 리지, 달샤벳의 수빈과 아영, 그리고 개그우먼 오나미까지 무려 11명의 게스트가 출연했습니다. MC들 중 유일한 미혼인 신봉선은 후배 오나미 옆에 앉아 여성 출연자들과 같은 입장(?)에서 방송을 하더군요. 남자 6명과 여자 6명으로 짝을 맞춰서 일종의 연애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진행하려는 의도를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방송이 아주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이런 식상한 컨셉은 별로였어요. 대놓고 남녀간의 핑크빛 분위기를 자아내려는 상황인데, 2PM의 태도는 별로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하긴 요즘 2PM은 여기저기 예능에서 종횡무진 활약중입니다. 바로 엊그제도 '강심장'에서 보았고, 지난 일요일에는 '출발 ..
아직 방송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무한도전'에서 근 4개월 가량 피땀 흘려 준비해 온 조정 경기가 드디어 유종의 미를 거두고 끝났습니다. '무한도전' 팀은 7월 30일 오후 5시 10분경, 경기도 하남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STX컵 코리아오픈 레가타' 2000m 노비스(Novice) 에이트(8+) 경기에 출전했고, 비록 성적은 참가팀 중 꼴찌인 8위를 기록했지만 연습 때보다 단축된 8분대의 기록으로 무사히 완주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경기를 마친 후 유재석을 비롯한 팀원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으며, '무한도전'은 조정이라는 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성적에 관계없이 특별상을 수상했다는군요. 특히 이 날 조정 경기장에는 무려 3만 5000여 명에 이르는 관객들이 몰려, 1986년 미사리 조..
저는 유재석을 좋아합니다. 아주 많이 좋아합니다. 정형돈보다 훨씬 더 많이 좋아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별 것 아니었던 일인데, 정형돈이 감히 유재석에게 대들고 그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는 식으로 여기저기서 온갖 비난과 험담이 난무하는 이 현실은 참 거북하게 느껴집니다. 정형돈은 정말 유재석에게 안좋은 마음으로 대들었던 것일까요? 그리고 유재석은 정형돈의 태도 때문에 진심으로 마음이 상했을까요? 정재형과 함께 파리돼지앵을 이루어 '순정마초' 작업에 열중하던 정형돈을 기억합니다. 정재형은 유희열을 나부랭이, 김동률을 조무래기라고 부를 정도로 밉지 않은 막말의 지존이지요. 그날따라 정재형은 자신감이 충만했는지 일부러 왜소한 어깨를 으시대며 말했습니다. "형돈아, 우리가 재석이네를 아주 깔아뭉개 버리자!" ..
새로 시작한 드라마 '공주의 남자' 팀이 '해피투게더'에 출연했습니다. 박시후, 문채원, 홍수현, 그리고 송종호까지 한 자리에 모여 앉은 것을 보니, 새삼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얼마나 상큼한 비주얼을 지녔는지가 실감나더군요. 특히 예능 첫 출연이라는 박시후는 드라마 속에서 발산하는 카리스마와 달리, 순진한 소년처럼 앞머리까지 이마에 길게 늘어뜨리고 나와서 약간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무척 귀여웠습니다. 대박 재미는 아니어도 그런대로 유쾌하게 볼만한 방송이었는데, 뜻밖에도 끝까지 시청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김준호 때문에 불쾌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직업이 개그맨이니까, 그냥 웃겨 보자고 한 일인데 내가 너무 예민하게 느끼는 건가 싶어서 생각을 좋은 쪽으로 바꿔 보려고도 노력해 봤지만, 생각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