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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 요절복통할 차태현의 예능감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해피투게더' 요절복통할 차태현의 예능감

빛무리~ 2011. 8. 1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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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해피투게더'는 이른바 '동안 특집'이라는 명제로 꾸며졌으나 사실상 어중이떠중이 모임이었습니다. 출연 목적과 이유가 제각각 다른 사람들을 '동안'이라는 단어 밑에 어거지로 묶어 놓으니, 자기 나이에 비해 결코 동안이라 할 수 없는 박하선과 백도빈은 초반에 매우 민망한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 다 '동안'이라는 단어 때문에 어찌나 부담이 됐는지, 녹화가 있던 그날 아침에 헤어샵에 가서 조금이라도 어려 보이도록 앞머리를 커트까지 하고 왔다더군요. 푸힛~ ㅎㅎ

'동안'이라는 주제는 차태현과 박보영의 출연이 확정되면서 그 두 사람의 특징을 잡아서 결정한 듯 싶더군요. 김원준은 원래 지난 주에 섭외가 왔는데, 다음 주에 박보영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일부러 한 주 늦췄다고 합니다. 김원준은 자기와 관련된 스타퀴즈 코너에서 옆에 앉은 박보영에게 속닥속닥 정답을 알려 줌으로써 삼촌팬 인증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김원준의 얼굴은 동안 대열에 합류하는 데 별 무리가 없으니 좀 다행이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좀처럼 일관적인 가닥을 잡을 수 없는 어중이떠중이 특집이었을망정, 그 안에 숨겨진 재미는 대박이었습니다. 이토록 공통점이 없는 사람들을 모아 놓고서, 이렇게 깨알같은 재미를 뽑아낼 수 있다니, 이번에도 MC 유재석의 능력은 또 한 번 눈부시게 빛을 발하더군요.  

첫번째 웃음 폭탄은 뜻밖에도 예능 출연이 처음이라는 백도빈에게서 터졌습니다. 방송이 시작되고 대략 5분쯤 지났을까, 유재석은 맨 끝자리에서 어색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백도빈을 잠깐 주시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만히 보니까 김병만씨 닮으셨어요!" 그런데 화면에 비춰진 백도빈의 얼굴을 보니 정말 김병만과 꼭 닮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이라 갑자기 빵 터져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잠시 후, 백도빈이 스스로 밝힌 닮은꼴 연예인은 놀랍게도 문근영이었습니다. 이 또한 황당하기 이를 데 없었지만, 코와 입을 가리고 나니 눈매는 진짜 문근영과 흡사하더군요. 친남매라고 해도 믿겠다 싶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은 김병만과 문근영이 닮았다는 얘기가 되나요? ㅎㅎ 이렇게 누군가와 닮은 얼굴만으로도 한참 웃음을 주더니만, 백도빈은 잠시 후 엉거주춤한 아저씨 자세로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 춤을 재현함으로써 또 한 차례 빵 터뜨렸습니다. 그의 아내 정시아가 왜 그 춤을 그토록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우울하다가도 그걸 보면 웃을 수밖에 없겠더군요.

예쁜 여배우 박하선도 이미지 관리에 신경쓰지 않고 최선을 다해 웃음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티아라의 '롤리폴리' 춤을 연습해 왔다는데, 너무 귀엽고 어려 보이려고 노력하는 티가 팍팍 나는 바람에 배가 아프도록 웃었습니다. 그러더니만 잠시 후에는 이런 뜻밖의 이야기를 풀어놓더군요.

지금도 여자 치고는 목소리가 중저음의 낮은 톤인데 중학생 시절에 더욱 그랬었답니다. 집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아서 "여보세요?" 했는데 상대편에서 웬 아저씨가 "어, 동훈아!" 하고 부르시더라는 겁니다. 알고 보니 박하선의 아버지 이름이 박동훈씨였습니다..;; 중학생 소녀의 목소리를 엄마도 아니고 아버지 목소리로 착각하다니, 어찌 그런 일이 있을까요? 덕분에 쉬지도 못하고 계속 웃었습니다.

박보영은 사극 '왕과나'에 구혜선의 아역으로 캐스팅되었을 때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시 상대역인 남자 아역들은 모두 초등학생들이었는데, 박보영은 무려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죠..;; 워낙 어려 보이는 외모 때문에 그렇게 캐스팅은 되었지만, 번번이 초등학생의 등에 업혀 다녀야 하는 민망함과 고충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고3 누나를 등에 업고 수십 차례나 시냇물을 건너야 했던 상대 아역 배우의 고충은 더욱 심했겠죠. 당시 13세였던 그 소년은 지금 연예계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ㅎㅎ 

하지만 누구보다 큰 웃음을 준 게스트는 다름아닌 차태현이었습니다. 역시 그의 예능감은 죽지 않았더군요. 사극에서 그가 주로 맡았던 배역은 언제나 포졸이었답니다. 그런데 꼭 한 번 '포도대장' 급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네요. 수염도 멋드러지게 붙이고, 벼슬아치의 커다란 갓에 고급스런 구슬도 달고, 비단옷도 폼나게 차려입고, 그렇게 모든 분장을 마치고 PD 앞에 갔더니, 자기를 보자마자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더랍니다. "아무래도 너는 안되겠다. 너무 꼬마대장 같아." .... 푸하하하;;;; 

그리고 저는 언제나 차태현을 보면 가벼운 인상과 달리 매우 가정적인 느낌이 듭니다. 겉으로는 이런저런 불만들을 이야기해도 속으로는 아내를 정말 깊이 사랑하는 좋은 남편일 것 같아요. 이번에도 그가 전해주는 아내의 이야기는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어느 날 이른 새벽에 아이가 잠에서 깨어나 목이 마르다며 물을 달라고 칭얼거리더랍니다. 보통은 아내가 일어나서 물을 떠다 주는데 그 날은 너무 피곤했던가 봅니다. 엄마가 아이한테 이렇게 말했대요. "그러면... 침을 좀 삼켜 봐...;;"

와... 이건 정말이지 잠을 다 깨우는 대박 토크였습니다. 옆에 누워 있던 차태현이 먼저 쿡쿡대며 웃기 시작했고, 아내 역시 자기가 말해 놓고도 기막혔는지 웃다가 결국은 일어났다는 얘기였어요. 그리고 차태현의 아내는 은근히 질투가 심해서, 차태현이 TV에 나온 걸그룹을 보면서 좋아하면 금방 삐치곤 한답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쳇!" 뭔가 불만이 있는 듯한 차태현의 표정에 박미선이 얼른 물었습니다. "왜요, 부인한테 서운한 거 있어요?" 차태현이 대답했습니다.

"아들 수찬이가 이제 다섯 살인데, 말을 참 잘 하거든요. 제가 물어봤어요. '아빠는 누구를 제일 좋아해?' 그랬더니 '수찬이!' 하고 자기 이름을 말해요. '그럼 엄마는 누구를 제일 좋아해?' 그랬더니 '존박!' 이라네요..;;" 남편에게 그토록 질투가 심하면서, 본인은 아들보다 존박을 더 좋아한다는 아내입니다.. ㅎㅎ 하지만 아내는 아들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대요. "아니야, 엄마 이제는 존박 안 좋아해" 그랬더니 수찬이가 얼른 또 말하더랍니다. "아 참, 이제는 독고진!" ㅎㅎㅎ

마지막 코너인 '웃지마 사우나'에서도 차태현은 물벼락 맞을 것에 대비하여 스노클링 장비까지 마련해 오는 센스를 선보였습니다. 신선하기도 했거니와, 단발성 게스트 출연에도 그렇게 성의껏 준비해 온 자세가 보기 좋더군요. 차태현 외에도 이번 주에는 모든 게스트가 최선을 다해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임함으로써 시청자를 흐뭇하게 해 주었습니다. 어떤 날은 꽤 많은 손님이 물을 안 맞고 보송보송한 채로 돌아가기도 했는데, 이 친구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물벼락을 맞는 희생 정신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최근 '해피투게더'에서 수차례 선정적인 장면들도 나오고, 불편한 스킨십 장면도 나오고 해서, 이제 건전한 예능으로서의 의미가 완전히 퇴색한 게 아닐까 염려도 했는데, 이번 주의 재미있는 방송은 그런 우려를 씻은 듯 날려 주었습니다. 항상 이번 주만 같았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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