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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한 달 후 '나는 가수다'가 본격적으로 새출발을 하면 아무래도 가장 타격을 받는 프로그램은 '남자의 자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방송 시간이 정확히 겹치고, 양준혁이라는 새 카드가 있기는 하지만 폭발적인 화제성면에서 '1박2일'의 엄태웅과 비교할만큼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나가수'에는 연령대가 높은 시청층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 또한 '남자의 자격과 겹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느릿하고 속편한 예능 '남자의 자격'이 무척 좋습니다. 어떤 쪽을 본방사수할지는 모르지만, 절대로 '남격'을 외면하지는 않을 거예요. 이번 주에 여섯 아저씨들은 오랜만에 시골집으로 내려가 '귀농'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제작진이 1년 계약에 300만원을 주고 임대했다는 이 시골집은 전북 고창에 있는데, 참으로 정겹고..
오랫동안 기다려 온 새 멤버 엄태웅이 성공적인 예능 신고식을 치르면서 '1박2일'은 재도약의 발판을 다졌고, 이에 자신만만하게 도전장을 내민 '나는 가수다' 역시 최근 TV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명품 중견가수들을 대거 등장시키며 결코 만만치 않은 출발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로써 당분간 일요일 저녁 예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쟁터가 될 듯 싶군요. 새로운 기획에는 언제나 두 가지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식상하거나, 또는 재미없거나 둘 중 하나의 경우에 해당되기 쉽다는 것이지요. 이제껏 다른 프로그램에서 다룬 적 없는 모험적인 아이템을 선택한다면 물론 신선하기는 하겠지만, 검증된 바가 없다 보니 제작진의 예상과 달리 대중의 기호에 맞지 않아 '재미없다'는 냉정한 평가와 더불어 조기 폐지될 수가..
저는 방송을 보면서 전혀 느끼지 못했던 부분인데, '남자의 자격'이 당황스럽게도 '동성애 비하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한 명의 남자 고등학생이 이윤석에게 "남자가 가끔 예뻐 보인다"며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그에 대한 이윤석의 상담과 프로그램의 자막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제시된 것입니다. 이윤석은 그 학생에게 "성장기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 때에도 이런 친구들이 있었는데, 멀쩡하게 여자친구 만나고 잘 살더라" 하고 조언했습니다. 그 장면에서, 화면 하단에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계신' 이라는 자막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정상적'이라는 단어가 바로 문제가 된 것입니다. 동성애를 다룬 영화 '후회화지 않아'를 제작했으며, 스스로..
원래 저는 '남자의 자격'이 출범할 때부터 팬이었으나 한동안은 '런닝맨' 쪽으로 본방사수를 했었습니다. 한창 상승세를 탈 무렵에는 '런닝맨'이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웃음기가 적은 '남자의 자격'에 비해, '런닝맨'은 빵빵 터지는 웃음과 역동적 레이스를 보여 주었기에 채널은 자연스레 그쪽으로 고정되곤 했었습니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라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남자의 자격'은 김성민이 빠지면서 큰 위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의외로 별탈없이 순항중입니다. 물론 이제껏 수행해 온 많은 미션들 중에 실망스런 것들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이를테면 '소개팅' 이나 '젠틀맨' 미션은 아주 별로였어요. 하지만 확률로 따지면 그렇게 실망을 주는 경우는 지극히 적은 편이라 꽤나 안..
2주에 걸쳐 방송된 '승승장구 - 이경규' 편은 온통 명언의 향연이었습니다. 책을 외워서 준비해 온 명언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 속에서 깨우쳐 온 것을 그 자리에서 즉흥적인 말로 표현하는 명언들이었지요. 너무 많아서 일일이 옮기기 어렵지만 몇 가지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널 만나서 잘 됐다는 말은 사탕발림이죠. 널 만나지 않아도 잘 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이런 말은 하죠. '널 만나서 행복하다.'" 잘 되는 것은 본인의 능력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그러나 행복한 것은 본인의 능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너를 만나서 행복하다"는 것은 상대방의 가치를 알고 진심으로 감사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기는 새벽의 성에와 같다. 아침이 지나면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지는..." 경험을 해..
KBS 예능국에서 '남격 합창단' 시즌2의 계획이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올해 5월부터 10월 사이에 방영할 예정이라는군요. 또 다른 매체에 따르면 "시즌2를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시기라든가 방법적인 면에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는 보도도 있는데, 그 말 역시 방송은 결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좀 더 구체적인 부분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누구 못지 않게 '남격 합창단'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해 왔던 저이지만,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다음과 같은 영화 대사였습니다. "어떤 일은... 꼭 한 번이면 충분한 거예요." '남자의 자격'은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 미션'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합창'이라는 같은 미션을 2번씩이나 경험한다는 것부..
'남자의 자격' 귀농 2편은 넉넉한 시골 인심을 흘러 넘치도록 담고 있었습니다. 시골 어르신들은 마치 날개 없는 천사처럼, 새로 이사 온 '남격' 멤버들을 위해 아낌없는 온정을 베풀어 주셨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그 감동적인 장면들이 가슴에 편안하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어딘가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해 보니 온정이 너무 지나쳐서 그런 것 같더군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적정선을 넘으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법이니까요.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유난히 깊은지 다른 멤버들보다 하루 먼저 도착한 김국진은, 미리 수돗가 공사도 해 놓고 덕구와 더불어 신나게 마당을 달리기도 하며 홀로 시골 생활을 만끽합니다. '귀농'은 그의 체질에 딱 맞는 미션인가봐요. 그런데 갑자기 이웃집..
'남자의 자격 - 송년의 밤'은 기획 자체로만 보면 대단할 것이 없었습니다. 사람들을 모아 놓고 단순하게 노래자랑과 경품 행사를 한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그러나 궁극적으로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점을 놓고 생각한다면, 그 어떤 거창한 기획보다 더욱 큰 감동을 전해 준 방송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멤버들의 절친은 물론이고, 지난 1년간 '남자의 자격'과 조금이라도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은 기꺼이 그들의 부름에 응해서 달려와 주었습니다. '직업 체험' 편에서 이경규가 하루 동안 일했던 중국집의 여사장님을 비롯하여, 이윤석의 도배사 자격증 획득을 도와 준 학원 선생님들과 김태원의 알공예 선생님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미남 태권도 관장님도 훤칠한 모습을 드러냈고, 최근 '유기견 입양' 편에서 새로운 사랑법을..
2010년 KBS 연예대상은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의 이경규에게로 돌아갔습니다. 최근 김성민 사건으로 인해 타격이 컸던지라 그 영향으로 좀 어렵지 않을까 염려를 했었는데, 다행히 프로그램의 근간이 흔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바라던 후보에게 상이 돌아가서 매우 기쁘고 흐뭇합니다. 방송인 이경규를 보면 대한민국 코미디와 예능의 근현대사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브라운관에서 그를 보았지요. 지금은 비교적 후덕한 모습으로 변했지만 젊은 시절의 이경규는 이윤석과 비슷할 정도로 굉장히 깡마른 모습이었습니다. 언젠가 주병진과 더불어 콩트를 하던 중에 이경규가 종아리를 맞는 설정이 있어서 바지를 걷어올렸는데, 다리가 얼마나 앙상하던지 주병진이 "아니, 왜 물구나무를 서셨습니..
필로폰 투약으로 구속된 김성민의 얼굴과 목소리가 다시 공중파 방송에 버젓이(?) 등장했다는 이유로 '남자의 자격 - 남자 그리고 귀농일기' 편에 대해 약간의 시끄러움이 있는 모양입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기보다는 일부 기자들의 눈에만 그렇게 보였던 모양이에요. 기자는 언제나 이슈에 목마른 직업이다 보니 없는 논란이라도 만들어내고 싶겠지만, 이번에 '남자의 자격' 편집은 공정했습니다. 트집 잡힐 이유가 없었어요. 지난 번 '카메라 여행' 편은 7멤버들이 각자의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김성민의 분량만 통째로 들어내기가 쉬웠으나, '귀농일기' 편은 모두가 함께, 또는 팀을 나누어서 일을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김성민 한 사람의 분량만 모조리 들어낸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