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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너의 등짝에 스매싱' 홈페이지에는 "인생의 후반부에서 한 순간에 몰락해 버린 베이비부머 세대 가장의 눈물겨운 사돈살이, 또 애석하리만큼 큰 시련을 맞게 되는 영이 맑은 한 청춘이 꿈과 사랑에 대해 눈뜨는 웃픈 성장기를 담은 시트콤" 이라는 프로그램 소개가 나와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의 주인공은 현재 가장 불쌍한 처지로 사돈살이를 하고 있는 박영규와 박현경(엄현경) 부녀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모두가 깨알 재미를 주는 소중한 캐릭터들이지만. 그런데 아무리 현재 처지가 난감하다 해도 나는 박영규의 미래를 염려하지 않는다.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작품들을 살펴볼 때, 김병욱(스텐레스김)은 중년 이후 캐릭터들에게 아무리 큰 시련을 주었더라도 결국은 극복하고 해피엔딩을 맞이하도록 해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기..
'칸의 여인' 전도연이 오랜만에 브라운관 복귀를 선언하며 화제를 모은 드라마 '굿와이프'의 첫방송이 전파를 탔다. 전도연 뿐만 아니라 유지태, 김태우, 윤계상, 김서형 등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의 묵직한 이름만으로도 '굿와이프'는 관심이 끌리는 작품이었다. 더욱이 최근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미드(미국 드라마)의 한국판 리메이크작이라는 점에서도 궁금증이 일었다. '굿와이프'는 15년 동안 남편 이태준(유지태)의 그늘에서 살아왔던 김혜경(전도연)이 갑작스레 남편의 그늘 밖으로 밀려나와 홀로서기를 하게 되는 과정부터 시작되었다. 강직하고 실력있는 검사로서 장래가 촉망되던 이태준은 금품 비리와 성상납 혐의로 구속되었고, 설상가상 매춘부와의 은밀한 관계가 찍힌 동영상까지 외부로 유출되며, 가정주부 김혜경의 평화롭던 ..
우선 이 글은 기자들의 역성을 들기 위해서 쓰여지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 둔다. 개인적 용무로 출국하려던 연예인이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친 기자들에게 취재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대며 일방적 취재를 강행했다면 기자들의 그런 행동은 100% 잘못이다. 해당 연예인으로서는 몹시 불쾌하고 짜증날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자들의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가운뎃 손가락을 올려 보란듯이 욕을 한 연예인의 행동이 정당한 것이었을까? 원인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잘못된 행동을 칭찬할 수 있을까? 그 사건을 다룬 기사들에서는 당연히 김민준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김민준의 행동이 잘못되기도 했지만, 일단 기자들이 욕을 먹었기 때문에 좋은 말로 기사를 써 주었을 리가 만..
최근 '감자별 2013OR3'에서는 설렘이나 감미로움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저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나열하며 간헐적인 웃음을 주었을 뿐이다. 이제껏 김병욱 PD의 작품을 관통하던 시트콤답지 않은 멜로의 애틋함도 없거니와 아리송한 전개로 궁금증을 자아내는 러브라인도 없다. 오히려 노민혁(고경표)이 기억을 잃고 7살 어린아이가 되었을 때는 더 흥미롭고 설렜는데, 기억을 되찾고 어른이 된 후부터는 급격히 설렘이 사라졌다. 7살 노민혁은 순수한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며 거침없이 나진아(하연수)에게 다가섰지만, 29살 노민혁은 뻣뻣한 외양 속에 마음을 감추고 한켠에 물러선 채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는 동생 노준혁(여진구)을 배려하는 행동이었겟지만, 표현하지 않는 사랑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기본 설정과 출연 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던 '신의 선물 14일' 첫방송이 드디어 전파를 탔다. 그런데 역시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1회는 전체적으로 매우 산만하여 집중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의외로 템포가 느려서 지루하기까지 했다. 어차피 모든 시청자들은 어린 샛별이(김유빈)가 유괴 살해될 것임을 미리 알고 보는 중인데, 바로 그 시점에서부터 드라마의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되는 것인데,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도 사건은 일어나지 않고 수많은 등장인물이 혼잡하게 쏟아져 나오며 한 시간 내내 기초 공사에만 분주했다. 이를테면 가수의 노래를 듣고 싶어서 콘서트 구경을 갔는데 객석에 앉아 무려 한 시간 동안 지켜본 것은 수십여 명의 스태프들이 들락거리며 앰프를 설치하고 무대장치를 하는 모습이었을..
운명의 그 날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지구를 향해 돌진해 오던 소행성 2013QR3은 다시 경로를 바꾸어 지구의 위성이 되어 버렸고, 밤하늘에는 거짓말처럼 두 개의 달이 떠올랐다. 지구의 종말과 죽음을 예감하며 공포에 떨던 사람들은 저마다 치열한 감정의 동요를 느끼게 되고, 그 색다른 내면적 체험들은 더 이상 지구가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다. 내일이 없으리라 여기며 숨겨왔던 사랑을 고백한 사람들 중 몇몇은 상대방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어 그 날부터 꿈 같은 연애를 시작했는데, 그 중에는 8살난 규호와 혜림이 커플도 있었다. 사랑하고 뽀뽀하는 것은 어른이 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고 규호 엄마 노보영(최송현)은 타이르지만, 염세적 종말론자(?)인 규호는 어른이 되기 전..
'감자별' 2회까지 시청한 느낌이 매우 좋다. 개인적으로는 '하이킥' 시리즈나 그 이전의 명작들보다 출발이 훨씬 좋은 듯하다. 각각의 캐릭터 구축이 확실함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내가 김병욱표 시트콤에서 유난히 즐기는 그 뭐랄까, 아련하고 애틋한 느낌이 초반부터 여실히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경우 스텐레스 김은 청춘남녀의 러브라인을 복잡하고 아리송하게 꼬아서 중반을 넘기도록 예측 불가하게 만들곤 하는데, 이번에는 어찌 된 셈인지 단 2회만에 두 남녀의 러브라인이 아주 또렷한 선을 그리며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물론 이대로 확정이라고 볼 수야 없겠지만, 어쨌든 김병욱의 다른 작품에서는 거의 본 적 없는 독특한 전개인 것만은 확실하다. 아, 그런데 미처 감정이 무르익을 새도 없이 초고속으로 진행..
나날이 더해가는 설렘과 불안함에 가슴 졸이며 기다렸던 것에 비해서는 어처구니 없을 만큼 허무하고 김새는 결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 하나 확실하게 결정된 것 없이 엉거주춤하게 멈춘 상태에서 열린 결말로 처리해 버리다니...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엔딩이니까 이것도 나름대로 역습이라 해야 할까요? 아니...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안내상의 새로운 사업 '안스월드'는 야심찬 첫발을 내딛었지만 아직 성공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박하선이 미국에서 돌아옴으로써 서지석-박하선 커플의 앞날에는 강력한 청신호가 켜졌지만, "미안해요, 너무 늦어서..." 라는 박하선의 마지막 대사 뒤에 또 어떤 말이 이어졌을지 모르기 때문에 해피엔딩을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지만 어쩌면 이별 통보였을지도 ..
어차피 몇 시간 후면 알게 될 일인데, 굳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기왕지사 해 오던 일이니 끝까지 굳세게 삽질(or 헛발질)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또 짧은 글을 끄적대기 시작합니다. '하이킥3' 122회를 본 사람들은 모두가 서지석-박하선 커플의 이별을 믿고 있을까요?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한 사람은 저 혼자뿐이었을까요? 지석-하선이 공항에서 보여준 애끓는 이별은 '거침없이 하이킥'의 최민용-서민정 커플의 이별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표정부터 분위기까지 너무 똑같으니, 마치 배우만 바꿔서 재연드라마를 찍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들더군요. 그렇다면 민용-민정이 이별했던 것처럼 지석-하선도 이별하는 게 정말 맞는 걸까요? 하지만 ..
부제 : 윤계상의 고백과 김지원의 눈물, 가슴 미어지는 엇갈림의 시간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처럼, '하이킥3'의 결말도 아직은 알 수가 없습니다. 미국에 계신 박하선 어머니의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짐으로써, 윤지석-박하선 커플의 미래도 장담할 수는 없게 되었군요. 당장 미국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아버지의 전화는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했는데, 그렇다고 지하커플에게 위기가 닥쳤다고 단정짓기도 어렵습니다. 박하선의 부모님이 굳이 반대하실 만큼 윤지석이라는 인물에게 큰 결함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오히려 어머니의 건강 악화는 두 사람의 결혼을 바짝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그렇더군요. 결국 이적의 아내는 반전없이 백진희로 확정되었습니다. 그녀는 이적과 얽히는 에피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