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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3' 지석-하선은 정말 이별했을까?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하이킥3-짧은다리의역습

'하이킥3' 지석-하선은 정말 이별했을까?

빛무리~ 2012. 3. 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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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몇 시간 후면 알게 될 일인데, 굳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기왕지사 해 오던 일이니 끝까지 굳세게 삽질(or 헛발질)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또 짧은 글을 끄적대기 시작합니다. '하이킥3' 122회를 본 사람들은 모두가 서지석-박하선 커플의 이별을 믿고 있을까요?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한 사람은 저 혼자뿐이었을까요?

 

지석-하선이 공항에서 보여준 애끓는 이별은 '거침없이 하이킥'의 최민용-서민정 커플의 이별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표정부터 분위기까지 너무 똑같으니, 마치 배우만 바꿔서 재연드라마를 찍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들더군요. 그렇다면 민용-민정이 이별했던 것처럼 지석-하선도 이별하는 게 정말 맞는 걸까요? 하지만 두 커플의 헤어짐에는 한 가지의 커다란 차이점이 있습니다.

최민용이 비행기를 타고 떠나가는 러시아 그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또 다른 여자... 신지였습니다. 민정이 아닌 또 다른 여자에게로 떠나가는 민용의 발걸음은 그 자체로서 이별을 뜻할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박하선이 떠나가는 미국 그 곳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또 다른 남자...가 아니라 그녀의 어머니입니다. 어째서 어머니와 연인을 동시에 선택할 수 없는 것일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편찮으신 어머니의 곁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는 이별의 구실이 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커녕, 박하선이 이 곳에서의 안정된 직장과 삶의 터전을 버리고 미국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필연적 이유가 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조건입니다. 어머니의 건강은 다시 좋아질 수도 있고, 불행히 돌아가실 수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굳이 지석과 이별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반드시 미국에 자리잡고 살아야 한다면, 지석과 함께 가지 못하란 법도 없습니다. 그 곳에서 직장도 다시 구하고, 살려면야 얼마든지 살지 않겠어요? 더구나 처가집이 든든하게 기반까지 갖춰 놓은 상태라면 시작하기도 한결 쉬울 것입니다.

도대체 이별해야 할 이유가 납득이 가지 않았기 때문에, 애절하게 눈물 흘리는 박하선의 표정에도 전혀 공감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 그래? 왜 울어?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이런 생각만 들 뿐이었습니다. 솔직하게 지석에게 다 털어놓고 의논하면 될 일을, 왜 꽁꽁 숨기고 혼자 생쇼를 하면서 영영 이별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절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저만 그랬던 건가요?

 

갑작스런 교통사고(지붕킥의 지훈-세경)라든가, 불치병(웬만해선...의 박정수)처럼 예측 불가한 상황이 발생하여 이별하는 거라면 오히려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건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설득력 제로의 이유를 들어 지하커플을 억지로 헤어지게 만든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습니다. 이 두 사람을 맺어주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애정과 노력이 필요했는데, 이토록 황당하게 깨뜨리다니요.

그래서 저는 이거야말로 '하이킥3' 전체를 통틀어 최후로 던져지는 가장 큰 떡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최종회 직전인 125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가를 기억하십니까? 바로 신세경-윤시윤(정준혁)의 날카로운 키스였습니다. 나중에 돌이켜보니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지만, 그 때는 누구나 세경의 러브라인이 준혁으로 확정되었다는 의미로 파악하지 않았었나요? 누가 바로 다음 날인 최종회에 급격히 지훈 쪽으로 방향 전환을 하게 되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지붕킥' 최후의 대형 떡밥이 그것이었다면, '하이킥3' 최후의 대형 떡밥은 지석-하선의 억지스런 이별 흉내가 아닐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확신할만한 근거는 없습니다. 그저 지금 이 순간도 제 마음속의 느낌이 그렇기 때문에, 느낌 그대로를 말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빛무리의 리뷰는 80%의 느낌(감성)과 20%의 논리에 의해 쓰여지는 거니까요..ㅎㅎ

사실은 지하커플의 결별 여부보다도, 저의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는 것은 윤계상-김지원의 운명입니다. 바야흐로 내전이 시작되려는 르완다를 향해 불나방처럼 뛰어든 윤계상... 왜 그래야만 했을까요? 조금 늦춘다고 해서 떠날 수 없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굳이 가장 위험한 시기에,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눈물을 흩뿌리면서까지 급히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만 했을까요?

 

어쩌면 김지원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은 벌써 울타리를 허물고 서로를 마음속에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김지원은 먼저 용기를 내어 사랑 고백까지 했습니다. 그녀의 당돌함은 간신히 버티고 있던 윤계상의 인내심을 걷잡을 수 없이 흔들어 놓았지요. 내색은 안했지만 어쩌면 윤계상도 하루에 몇 번씩 그녀 곁에 머물고 싶어지는 마음을 다잡아야 했을지 모릅니다. 이제 더 이상 그녀 곁에서 머뭇거리다 보면 마음이 약해져서 떠날 수 없게 될까봐... 래서 오밤중에 인사도 없이 도망치듯 떠나버렸던 게 아닐까요?

스스로 선택한 이별의 방식... 가장 쓸쓸하고 외로웠던 윤계상의 출국은, 운명의 손짓에 따라 피할 수 없는 외길로 접어드는 모습처럼 보였기에 너무나 아팠습니다. 그가 선물한 구형 카메라로 출사 여행을 다니며, 의연한 자세로 그가 떠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지원의 모습은 왜 그토록 안타까웠을까요?

 

필름을 현상해 보니 생각지도 않은 윤계상의 사진 한 장이 담겨 있습니다. 카메라를 이리저리 만져 보다가 무의식중에 '찰칵' 찍혀버렸던, 어쩌면 이 땅에 그가 남긴 마지막 흔적이 될지도 모르는 사진을, 김지원은 소중히 벽에 붙여 두는데... 벌써부터 가슴 깊이 허전함과 그리움이 밀려듭니다. 이젠 정말 이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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