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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히든싱어' 시즌3의 개막을 앞두고 그 전야제(?)가 한창이다. 시즌1과 시즌2의 출연 가수들이 나와서 저마다 시즌3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는가 하면, 시즌3의 첫번째 포문을 열게 될 가수 이선희를 중심으로 몇몇 후배 가수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며 함께 노래하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한 번도 블로그에 포스팅한 적은 없었지만 '히든싱어' 시즌1, 2의 열혈 애청자였던 나에게 시즌3 자체는 물론 그 전야제까지도 놓칠 수 없는 보물같은 방송이었다. 가수 이선희, 김경호, 백지영, 임창정, 그리고 사회자 전현무와 패널 송은이가 함께 한 방송은 매우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김경호, 백지영, 임창정 모두 이 시대 최고의 가창력을 자랑하는 가수들이지만, 선배 이선희를 향한 그들의 경외심은 형언하기조차 어려..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이고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즌2가 만들어진다는 자체가 일단 시즌1의 엄청난 성공을 증명하는데, 그보다 뛰어넘는 작품을 비슷한 포맷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죠. 그렇다고 포맷이 완전히 바뀐다면 굳이 시즌2라고 명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요. 따라서 웬만한 프로그램의 시즌2는 전작만큼 인기를 끌지 못한 채 오히려 시즌1의 명성마저 깎아먹는 망작이 되거나, 간신히 흉내만 내는 수준에서 그치다가 조기 종영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패밀리가 떴다2' 정도가 있겠군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시즌1을 뛰어넘는 시즌2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 시즌2는 아무래도 극소수의 특별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군요..
'나는 가수다' 시즌1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좀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김경호는 명예졸업에 성공함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두었군요. 명예 졸업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김경호의 수상 소감이었어요. '나가수'에서는 너무도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만 보여주었기에, 그가 한동안 희귀병으로 투병하며 많이 아팠던 사람임을 잊고 지냈거든요. "제가 아프고 나서, 회복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무대에 세워 주셔서... 다시 회복된 모습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명예보다도, 알게 모르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염려해 주었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건강한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는 그 말이 저는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즌1의 마지막 무..
'무릎팍도사' 한테 10~20분 가량의 시간을 빌어 간신히 셋방살이하는 것처럼 보이던 '라디오스타'가 일약 1시간 짜리 프로그램으로 재편성되었을 때, 과연 그 특성을 잘 유지하며 재미있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현재 '라디오스타'는 예전보다 훨씬 재미있고 화려한 메이저 예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전반부의 토크에 이어 후반부의 '고품격 노래방'이 추가되면서, 예전부터 농담삼아 자부해 왔던 '고품격 음악 토크쇼'의 분위기도 제대로 살아나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국민로커 김경호와 발라드의 신 김연우를 초대하여 깨알같은 토크와 질 높은 음악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었던 이번 주 방송은 속속들이 재미로 꽉 채워져 있었습니다. 개그맨 정성호와 장재영도 함께 출연했지만..
지난 주, 정식 출연도 시작하기 전에 대기실에 앉아서 거드름(?)을 피우는 박완규의 모습에 적잖은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저는 박완규를 위해서보다 김태원 때문에 좀 걱정을 했었습니다. 수렁에 빠진 녀석의 손을 잡아서 기껏 힘들게 끌어올려 줬더니만, 건방진 몇 마디의 말로써 한 방에 훅 가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하지만 이번 주에 첫 출연한 박완규를 보고는 걱정이 씻은 듯 사라졌습니다. 모든 말과 행동이 어찌나 티없이 순수하고 귀여운지,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었거든요. '위대한 탄생'에서 백청강과 이태권에게 퍼붓던 독설 카리스마는 어디로 갔는지, 선글라스마저 벗고 맨눈을 드러낸 박완규의 모습은 그저 순한 양 같았습니다. 애초의 계획과 달리 박완규가 김경호와 같은..
10라운드 1차 경연은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자우림과 윤민수의 무대는 훌륭했고 저도 유쾌하게 즐기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언제부턴지 '나가수'가 노래보다는 지나치게 퍼포먼스 위주의 방송으로 변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하더군요. 바비킴의 변신은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는 느낌이 들었고, 거미는 이제 좀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특히 원곡을 발전시키기는 커녕, 원곡 자체가 지니고 있는 풍부한 감성마저 심하게 훼손시켜 버린 인순이의 무대는 최악이었습니다. 편곡도 저게 도대체 뭔가 싶을 정도로 너무 이상했지만, 가사 중에 '그녀'라는 호칭을 '그이'라고 바꿔서 부르는 것도 굉장히 민망하더군요. 김돈규의 '나만의 슬픔'은 절대 여자가 불러서는 어울리지 않는 노래라는 것을 ..
호주 경연에서 조규찬이 탈락한 자리에 새 가수 거미가 투입되었습니다. 우선 몰라볼 만큼 예뻐진 외모가 눈에 띄더군요. 뚜렷한 이목구비의 강한 인상 때문인지 금발로 염색한 머리가 썩 잘 어울렸습니다. 검은 머리일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이었어요. 화면에 비춰진 거미의 모습은 매우 분위기있고 아름다우면서도 개성이 넘쳐서, 어딘가 비슷비슷해 보이는 틀에 박힌 미인들과는 색다른 매력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첫 경연에서 거미가 선택한 노래는 이소라의 '난 행복해'였습니다. 이소라 특유의 목소리와 창법이 너무 인상적인 데다가 원곡 자체가 부르기 쉽지 않은 노래라서, 이건 어쩌면 처음부터 상당히 모험적인 승부수였습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과연 '나는 가수다'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
최근 '불후의 명곡2'가 나날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때로는 '나가수'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불명2'는 처음부터 짝퉁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는 컨셉으로 시작했고, 초반에 보여주었던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 실력이 '나는 가수다'와 너무도 확연히 비교될 만큼 떨어지는 수준이었기에, 솔직한 심정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거라고 여겼던 게 사실입니다. 설마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불명2'가 보컬리스트 특집을 거쳐 지금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재정비하면서, 방송을 시청하는 재미는 '나가수'를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나가수'는 선곡에 있어 특별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그저 주목해서 보고 들을 거라고는 가수들 개개인의 노래와 퍼포먼스뿐이죠. 그런데 ..
상반기부터 기대해 왔던 '나는 가수다'의 호주 경연이 멜버른 시드니 마이어 뮤직볼 무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졌습니다. 무엇보다 제 가슴을 울컥하게 했던 것은, 고국에서 온 가수들의 노래를 듣기 위해 무려 2천명이나 모여든 호주 교민들이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가수들의 입장에서도 뜻 깊은 경험이었겠지만,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가수들이 아니라 2천명의 청중평가단이었습니다. 이역만리에서 고국의 노래를 들으며 흘리는 교민들의 눈물 속에는 그저 순수하고 짙은 그리움만이 가득할 뿐이라, 더 이상 순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모처럼 주어진 그 귀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아껴서 알차게 즐기려는 듯, 그들은 가수 한 사람 한 사람의 무대마다 우렁차게 환호하고 열광적으로 호응했으며 눈물도 아끼..
결국 김경호가 단 2회만에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첫번째 경연에서는 살짝 발을 담근 것만으로 4위를 차지하더니, 두번째 경연에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1위의 기염을 토했군요. 오랫동안 '나가수' 출연을 염원해 왔던 김경호로서는, 처음부터 자신의 모든 기량을 쏟아 부어도 될지 걱정스러웠을 것입니다. 초반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보여주게 되면, 그 이후에는 내면에 잠재된 것을 비틀어 짜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으니까요. 쥐어짜는 고통이란 그야말로 겪어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법이죠. 하지만 '나는 가수다'는 아무리 릴랙스하고 싶어도 절대 그럴 수 없는 분위기입니다. 가수들 개개인도 그렇겠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시작할 때부터 존폐의 위기를 겪으며 절박하게 살아남아 왔기 때문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