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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호주 경연에서 아쉬웠던 2가지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나는 가수다' 호주 경연에서 아쉬웠던 2가지

빛무리~ 2011. 10. 24.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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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부터 기대해 왔던 '나는 가수다'의 호주 경연이 멜버른 시드니 마이어 뮤직볼 무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졌습니다. 무엇보다 제 가슴을 울컥하게 했던 것은, 고국에서 온 가수들의 노래를 듣기 위해 무려 2천명이나 모여든 호주 교민들이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가수들의 입장에서도 뜻 깊은 경험이었겠지만,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가수들이 아니라 2천명의 청중평가단이었습니다.

이역만리에서 고국의 노래를 들으며 흘리는 교민들의 눈물 속에는 그저 순수하고 짙은 그리움만이 가득할 뿐이라, 더 이상 순위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모처럼 주어진 그 귀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아껴서 알차게 즐기려는 듯, 그들은 가수 한 사람 한 사람의 무대마다 우렁차게 환호하고 열광적으로 호응했으며 눈물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국 땅에서 그 모습을 보는 우리가 기꺼이 그들과 함께 울고 웃는 동안, 비록 몸은 멀리 있으나 마음은 하나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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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차원이 달랐던 무대의 감동적인 순간들도 속절없이 지나가고, 피할 수 없는 순위 발표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팽팽한 긴장감이 맴도는 것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더군요. 아니, 가수들의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인지 오히려 더욱 떨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호주에서 펼쳐진 것은 8라운드 2차 경연이었기 때문에 탈락자가 나오게 되어 있었죠. 결과적으로 발표된 순위부터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1위 : 인순이 - 봄 여름 가을 겨울 (故 김현식)

2위 : 바비킴 - 사랑 사랑 사랑 (故 김현식) -- 그러고 보니 故 김현식의 노래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군요.
3위 : 김경호 - 암연 (고한우)
4위 : 자우림 - 라구요 (강산에)
5위 : 조규찬 - 이별이란 없는 거야 (최성원)
6위 : 장혜진 - 미소 속에 비친 그대 (신승훈)
7위 : 윤민수 - New 아리랑

공연 그 자체의 느낌만 놓고 보았을 때는 전체적으로 공감할만한 순위였다고 생각합니다. 바비킴의 2위가 예상보다 좀 높은 편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거부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어요. 피날레를 장식하며 민족 정서를 극대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던 윤민수의 '아리랑'이 최하위를 차지한 것도 좀 의외이긴 했으나, 전통적 한이 서려 있으면서도 친숙한 느낌을 주는 민요의 맛을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한 채, 거의 새로운 노래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낯설었던 편곡이 청중평가단의 귀에도 어딘가 어색하게 들린 모양입니다.

제 취향에는 김경호와 자우림의 무대가 인상적이더군요. 특히 김경호가 무대 중앙에서 파워풀한 동작으로 몸을 한 바퀴 회전하는 순간, 쌩하니 날리던 긴 머리카락의 포스가 장난 아니었다는..;; 고한우의 슬픈 발라드가 김경호 스타일의 록 버젼으로 완벽히 변신했는데 상당히 매혹적이었습니다. 확실히 김경호는 '나가수' 체질인가봐요. 매번 긴장하면서도 자신이 갖고 있는 최상의 매력들을 무대마다 여지없이 발산하니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호주 경연에서 무척 아쉽다고 생각하는 점이 2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인순이가 1위를 차지한 것이고, 둘째는 조규찬이 1~2차 경연 득표율의 합산 결과 최종 7위를 차지해서 탈락한 것입니다.

인순이는 미국에서 개인적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중간 점검에도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전혀 예상할 수가 없었죠. 아까도 언급했지만 공연 자체의 느낌만으로는 1위를 차지하기에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과연 그녀가 가수로서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하지만 공연 외적인 문제가 걸림돌이 되어, 저는 그녀의 노래에 전혀 몰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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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순이가 선택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애국심을 고취하기에 좋은 노래였습니다. 가사 자체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찬양하며 국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인순이는 노래의 도입부에 확성기에 대고 부르는 애국가를 삽입했습니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하면서 폭발적인 샤우팅을 선보였고, 청중들은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순간부터 극심한 거부감이 들더군요. 호주 교민들 앞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애국가를 부르고 있는 인순이의 얼굴 위로 '탈세'와 '9억원'이라는 단어가 오락가락했기 때문입니다.

정말 가수는 노래만 잘하면 되고, 배우는 연기만 잘하면 되는 걸까요? 하지만 저는 그게 안됩니다. 차라리 들키지나 말든가... 몰랐으면 모를까 알고 나서야 어찌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을까요? 진즉에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났어야 할 사람이, 정당한 죗값을 치르지도 않고 계속 '나가수'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보기가 불편한데, 어찌 다른 노래도 아닌 애국가를 불러대면서 가장 애국자인 척을 하고 있을까요? 모르긴 몰라도 9억원이면 꽤 많은 빈민들을 구제할 수 있을 것이고 그만큼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을 터인데, 자기 욕심 채우자고 그런 거액의 세금탈루를 저지른 사람이, 어찌 해외동포들 앞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을까요?

"봄이 오면 강산에 꽃이 피고~ 여름이면 꽃들이 만발하네~ 가을이면 강산에 단풍 들고~ 겨울 오면 아이들의 눈 장난~ 아름다운 우리 강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렇죠. 우리 강산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아름답지만, 그 노래를 부르는 인순이는 더 이상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호주 교민들은 열광하느라고 깜박 잊었나봐요. 그 사람에게 1위의 영예를 선사하고 말았군요.

한동안 4~5위의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다시 1위를 탈환(?)했노라고 기뻐하며 스스로를 격려하는 인순이의 모습도 제 눈에는 무척이나 못마땅해 보였습니다. 2위와 3위를 차지한 바비킴과 김경호가 동료 가수들에게 미안하다며, 너무 과분한 순위를 받았다고 겸손한 소감을 말하던 자세와도 참 많이 비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설마설마 했는데 결국 1라운드를 넘기지 못하고 최단기간에 탈락하게 된 조규찬의 경우는 얼마나 아깝고 아쉬운지 모르겠습니다. 그 자신도 말했듯이, 아직 그의 음악세계에는 보여주고 들려줄 것이 무궁무진하게 남았을 것입니다. 유학 중에 큰 결심을 하고 휴학까지 하면서 우리에게 큰 선물을 주기 위해 돌아온 사람을, 이렇게 그냥 보내야 하는 건가요? 호주에서 거둔 5위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첫 경연에서 인정사정 없이 7위의 굴욕을 맛보았던 것이 치명타였습니다. 그 당시 한국의 청중평가단이 원망스러울 지경입니다.

조규찬은 언제나 그렇듯 담담한 표정으로 탈락 소감을 말했습니다. "아쉬움이 많습니다... 제가 마음속에 준비해 놓았던 다양한 편곡, 그리고 저의 노래들을 여러분께 많이 소개해 드릴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요... 하지만 좀 더 길게 보면 조규찬은 공연도 계속 할 거고 앨범도 계속 낼 테니까... 슬퍼하지 마시고, 저와 함께 해 주세요!" ... 아, 노래만이 아니라 말도 이렇게 멋지게 할 줄 아는 사람인데, 좀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더라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요? 더욱 아쉽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조규찬의 노래를 다시 들으니 '이별이란 없는 거야'의 가사가 왠지 또 의미심장합니다. 조규찬 자신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이별이란 생각으로 울지 마~ 웃으며 나를 보내 줘~ 언젠가 만나겠지, 새로운 모습으로~ 이별이란 말은 없는 거야~ Never say good bye~"

그렇군요. 이별이란 없는 거라고, 슬퍼하지 말라고 했으니, 그의 뜻대로 웃으며 보내주어야 겠지요. 이소라의 탈락 이후 오랜만에 돌아왔던 매니저 이병진의 푸근한 모습도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요. 호주 경연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조규찬과의 아쉬운 이별이었습니다. '나가수'와 함께 한 시간은 비록 짧았지만, 그의 음악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매력까지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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