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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추적자', '황금의 제국', '펀치'로 이어지는 박경수 작가의 묵직하면서도 신선한 작품 세계에 적잖이 매혹당했던지라 그의 신작인 '귓속말'을 꽤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게다가 믿고 보는 여배우 이보영의 원톱 주연이라기에 더욱 기대가 컸는데, 한편으로는 박경수 작가가 과연 얼마나 매력적인 여주인공을 그려낼 수 있을지 우려되는 마음도 있었다. 워낙 선이 굵고 남성적인 작품 세계를 구현하는 작가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성의 섬세한 내면을 표현하는 부분에서는 좀 부족하다고 느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전작들은 모두 남주인공 원톱이었고, 여주인공들은 상대적으로 무척 비중이 적었을 뿐 아니라 충분히 매력적이지도 못했었다. 막상 뚜껑이 열리니, 나의 우려가 좀 들어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보영의 연기력은 예상대로..
피겨퀸 김연아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작하는 예능 '키스앤크라이'가 2회까지의 방송을 마쳤지만, 시청률에서 경쟁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와 '1박2일'에 확연히 뒤처지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나가수'에서는 최고 가창력의 프로 가수들이 매주 목숨 걸고 노래하며 피말리는 경연을 벌이는 중인데, '키앤크'에서는 초짜 중의 초짜들이 어설프기 짝이 없는 피겨 연기를 선보이고 있으니, 언뜻 생각해도 많이 불리하지요. 게다가 '키앤크'의 연예인 출연자들에게 반드시 피겨를 배워야 할만한 절박한 사정이 있거나 감동적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새로운 도전을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이게 전부이니, 자기 본업의 명예를 걸고 '나가수'에 임하는 가수들의 절박한 자세에 비하면 참 많이 싱거울 수밖에 없습..
박칼린과 함께 했던 '하모니' 미션이 끝난 후 어쩔 수 없는 허탈감을 느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자의 자격'은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초심' 프로젝트가 기대 이하여서 실망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창 상승세인 프로그램의 기가 꺾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이제 '남자의 자격'과 '1박2일'의 주도권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잠시 '1박2일'에 대한 언급을 해 본다면, 이 프로그램의 하락세는 이미 너무나 뚜렷해서 과연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말이 좋아서 '센티멘털 로망스' 여행이었지, 정작 그들이 한 일이라고는 몇 곡의 노래를 틀어놓고는 편안히 드라이브하여 설악산에 다녀 오면서, 점심을 배터지게 먹고 저녁도 배불리 먹고 모두 안락한 실내취침을 한 것이 전부였습..
오랜만에 상상플러스를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주 '강심장'에 크게 실망했었기에 이번 주에는 채널을 돌려 보았던 것인데, 운이 좋았던 것인지 의외로 아주 기분 좋은, 상큼한 방송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출연진은 브아걸의 나르샤, 가인과 2AM의 조권, 그리고 카라의 한승연, 구하라, 박규리였으며, 사고 때문에 불참한 MC 신정환을 대신하여 송은이가 1일 MC로 자리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요즈음의 아이돌 스타들은 고달픈 연습생 시절을 거치면서 다듬어진 탓인지, 젊은 나이에 비해서는 상당히 둥글둥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속으로야 어떨지 모르지만, 언뜻 보아도 불쾌한 감정이 솟구칠 법한 상황에서마저 능란하게 대처하며 웃음으로 받아넘기는 어른스러움을 자주 보았거든요. 물론 한편으로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