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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기적의 오디션'은 방송 전부터 워낙 언플도 심했고,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었다고 알려진 프로그램입니다. 그만큼 스폰서(후원업체)가 많이 붙어 있겠지요. 그러나 예상을 빗나간 참담한 시청률은 광고주들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렸을 테고, 현재 방송국과 제작팀 측의 입장은 여간 난처하지 않을 것입니다. 원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막판에 가까워질수록 더 흥미진진해지는 법인데, 어떻게 된 셈인지 '기적의 오디션'은 초반보다 점점 더 긴장감과 재미가 떨어지고 있군요. 괜히 시청률이 낮은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도가 터무니없이 낮은데, 문자투표율이 얼마나 저조할지는 말 안해도 뻔합니다. 차마 망신스러워서 공개할 수도 없는 수치일 것입니다. 오죽하면 최근 MC를 맡은 탁재훈과 김소원 아..
요즘 '기적의 오디션'은 도대체 연기자를 뽑는 건지 가수를 뽑는 건지, 그 정체성이 모호해져 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퍼포먼스'를 주제로 하여 모두들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더니, 이번 주에는 '매력'을 주제로 하여 똑같이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더군요. 최근 가수를 뽑는 오디션이 성행하는 바람에 시청자들의 눈이 한껏 높아져 있는데, 이들의 실력은 상대적으로 너무나 아마추어 수준의 어설픈 것이었습니다. 갈수록 기획과 짜임새가 너무나 허술하군요. 이번 주에는 생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여성 MC 김소원 아나운서가 한 방을 제대로 터뜨려 주었습니다. 문자투표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멘트가 그야말로 압권이었습니다. "한 사람에게 중복 투표는 불가능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다중 투표..
예선을 통과한 30명의 참가자들은 '미라클 스쿨'에 입학했습니다. '미라클 스쿨'은 집중도 높은 합숙 훈련인데 각 그룹마다 정해진 스승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슈퍼스타K'의 '슈퍼위크'보다는 '위대한 탄생'의 '위대한 캠프'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5명의 마스터(곽경택, 김갑수, 김정은, 이미숙, 이범수)는 각각 6명씩의 제자를 거두어 자기만의 방식으로 한 달간 훈련시키고, 그 동안 2차례의 미션 평가를 거쳐 2명의 탈락자를 결정해야 합니다. 6명 중에 4명만이 살아남아 졸업 시험에 진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8월 5일자의 방송에서는 5개의 '미라클 스쿨' 중에서 '이미숙 클래스'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방송되었습니다. 이미숙 마스터는 예선에서 심사평을 할 때도 독설로 인해 세간의 비난을 받았을..
'기적의 오디션'에서 드디어 30인의 미라클 스쿨 입학생이 가려졌습니다. 5인의 마스터는 각각 6명씩의 제자를 선발할 권한이 있지만, 오히려 일차적인 선택권은 제자들에게 있었습니다. 수차례의 예선을 거쳐 올라온 49인의 참가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마스터의 스쿨에 우선적으로 지원하는데, 그에게 선택받지 못이하더라도 추후에 다른 마스터가 지목하면 추가 합격자로서 미라클 스쿨에 입성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특별히 많은 지원자가 몰렸던 이범수 한 사람을 제외하고 다른 4명의 마스터는 자기를 선택한 그룹 중에서 모든 제자를 뽑지 않았습니다. 최초로 오디션을 실시했던 김갑수는 뭔가 상당히 마음에 안 드는 듯 까칠한 어조로 3명만을 뽑고는 그만두었지요. 지난 주에는 오디션 도중에 대사를 잊어버린 참가자에게 ..
지금은 명실상부한 오디션 예능의 시대입니다. 케이블에서 시작된 '슈퍼스타K' 시리즈의 성공이 그 도화선이 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가장 간편한 형식으로 승부를 가늠할 수 있는 '노래' 위주의 오디션이 먼저 붐을 이루어 '위대한 탄생'의 스타들을 배출해냈지요. 그 범위는 기성 가수들에게까지 넓혀져 '나는 가수다' 열풍을 몰고 왔으며, 인기 최고의 아이돌 가수들조차도 그 물결에 휩쓸려 '불후의 명곡2' 등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일반인으로서 도전하기 쉽지 않은 피겨스케이팅조차 김연아의 깃발 아래 모여 '키스앤크라이'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분야의 한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재능을 뽐낼 수 있는 '코리아 갓 탤런트'와 같은 프로그램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제 또 하..
SBS 연기대상은 신년벽두부터 4시간이 넘는 긴 시상식으로 시청자들을 지치게 하더니, 결국 '대물'의 고현정에게 연기대상을 수상함으로써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준 시청자들을 배신했습니다. 고현정의 연기만 보면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없겠으나, 연기대상이란 오직 배우의 연기력 하나만 갖고 선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척 황당하고 씁쓸한 수상이었습니다. '자이언트'는 60부의 긴 여정을 흐트러짐 없는 호흡으로 훌륭히 마무리했고, 40% 이상의 대박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그에 비해 '대물'은 25%의 시청률조차 어이없다 싶을 만큼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었지요. 중간에 감독과 작가가 교체되면서 적잖이 시끄러웠고, 그 와중에 캐릭터가 변형되면서 고현정의 연기마저 일시적으로 추락하는 현상을 보..
'자이언트'가 60부의 대장정을 마치고 종영했습니다. 단순히 해피엔딩이라거나 새드엔딩이라는 말로 규정지을 수 있는 종류의 마무리는 아니었습니다. 그저 격동의 세월을 지나며 그들은 이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죽어갔구나... 하는 감개무량함만이 남았습니다. 저의 예상과는 좀 달랐던 그들의 운명을 바라보며, 각자의 삶과 죽음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대략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이성모(박상민)의 죽음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웠던 죽음입니다. 이렇게 속절없이 세상을 떠날 바에는, 차라리 머리에 총을 맞던 그 날 바로 죽는 편이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숨을 거두기 직전에 이성모는 지연수에게 비자금 장부와 녹음 테이프를 전달하고, 지연수는 조필연의 마수를 피해 숨어 살다가 나중에 이강모(이범수)를 만나 그의 ..
'자이언트' 58회을 지배한 감정은 미칠듯한 궁금증이었습니다. 이성모(박상민)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었죠. 조민우(주상욱)에게서 테이프를 빼앗아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으나 그 때 쫓아온 고재춘(윤용현)과 마주쳐 총격전이 벌어졌고, 이성모는 방탄조끼를 입었으나 머리 뒤쪽에 박힌 총알은 어쩌지 못했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증거를 확보했음에 신이 나서 차를 운전해 가던 이성모는 마침 동생 이강모(이범수)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습니다. 드디어 조필연(정보석)을 무너뜨릴 수 있게 되었다고 의기양양하게 소식을 전하던 이성모는 갑자기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오는 것을 느끼는데, 뒤통수에서 뜨거운 피가 흘러내립니다. 정말 가슴이 철렁한 장면이었습니다.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계속해서 조필연의 ..
'자이언트'는 정말 대단한 드라마입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고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라는데, '자이언트'를 보면 볼수록 느끼는 것은 끝까지 뒷심을 잃지 않는 작가의 놀라운 뚝심입니다. 이제 드디어 악마 조필연(정보석)의 몰락이 눈앞에 다가왔군요. 그 동안 '자이언트'에 대한 기사가 나면 그 밑에 주루룩 달린 댓글들의 내용은 "대체 복수는 언제 하냐? 조필연 늙어 죽겠다..ㅜㅜ" 이런 것들이 많았지요. 그런데 이제 드디어 모두가 그토록 기다리던 복수의 끝이 다가온 것입니다. 그런데 작가는 끝까지 긴장을 풀 수 없게 합니다. 계속해서 이성모(박상민)를 의심하던 조필연 쪽에서도 드디어 그의 정체를 확신할 실마리를 잡았거든요. 황태섭(이덕화)과 은밀히 만나는 장면을 찍힌 사진에 이성모의 얼굴은 나오지 않았으나..
저는 일전에 포스팅한 '이성모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편에서, 이성모(박상민)의 캐릭터에는 차라리 새드엔딩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시청자들 중에는 저와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보다, 해피엔딩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성모가 죽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이 더 많은 듯 싶더군요. 제발 이성모를 살려달라고 작가에게 애원하는 글들도 시청자게시판을 비롯해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었지요. 요즘 제작진들은 시청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경우도 꽤 많은 편이라, 그런 절대 다수의 입김이 영향력을 발휘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드라마가 처음 출발할 때부터 이성모의 죽음은 이미 예정된 것으로 보였었는데, 지금의 추세로는 끝까지 살아남을 듯 싶군요. 불사신 수준의 놀라운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