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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유령'은 상당히 특이한 드라마입니다. 보통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는 1회에 총력을 기울이고 2회부터는 슬슬 힘을 빼는 법이죠. 그래야 첫방송에서 시청자를 사로잡기가 수월하니까요. 최근 시작된 '추적자'와 '각시탈'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숨막힐 듯 진행이 빠르고 역동적이던 1회에 비해, 2회는 현저히 늘어지고 약간은 지루한 느낌마저 들었지만 그래도 실망하지는 않았어요. 원래 그게 당연한 거니까요. 그런데 '유령' 만큼은 예외였습니다. 1회는 첫방송치고 임팩트가 부족하다 싶을 만큼 평이하고 잔잔하더니만, 오히려 2회가 상상초월 대박이군요. 저는 편안히 누워서 보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벌떡 일어나 가슴을 졸이며 손에 땀을 쥐고 시청했습니다. 드라마든 영화든, 이렇게까지 완벽 몰입해 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아직 방송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무한도전'에서 근 4개월 가량 피땀 흘려 준비해 온 조정 경기가 드디어 유종의 미를 거두고 끝났습니다. '무한도전' 팀은 7월 30일 오후 5시 10분경, 경기도 하남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STX컵 코리아오픈 레가타' 2000m 노비스(Novice) 에이트(8+) 경기에 출전했고, 비록 성적은 참가팀 중 꼴찌인 8위를 기록했지만 연습 때보다 단축된 8분대의 기록으로 무사히 완주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경기를 마친 후 유재석을 비롯한 팀원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으며, '무한도전'은 조정이라는 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성적에 관계없이 특별상을 수상했다는군요. 특히 이 날 조정 경기장에는 무려 3만 5000여 명에 이르는 관객들이 몰려, 1986년 미사리 조..
'욕망의 불꽃' 첫방송은 어쨌든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습니다. 원칙대로라면 드라마의 주인공은 1명이어야 하며, 첫방송에서는 그 주인공의 캐릭터가 다른 누구보다 강렬하게 소개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볼 때 이 드라마의 실질적 주인공은 윤나영(신은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으로 성인 연기에 도전하는 유승호와 그보다 8세나 연상인 서우의 커플 설정 때문에 화제가 되었으나, 그것은 언플이었을 뿐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 둘은 주인공이 아니었어요. 윤나영의 캐릭터는 '욕망의 불꽃'이라는 제목과도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가난을 증오했으며, 결혼을 통해 부자가 되겠다는 욕망을 키워 왔습니다. 1회에서는 그녀의 범상치 않은 성장 과정을 비롯하여, 훗날의 남편이 될 김영민(조민기)..
요즘 예능은 리얼이 대세입니다. 그리고 일단 리얼모드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이제 더 이상 작위적인 그 무엇에도 이끌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강심장'은 남녀간의 억지 스캔들 만들기라는 묵은 카드를 버리지 않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한때는 '강호동의 천생연분' 이라든가 '연애편지', '산장미팅' 등의 연애 버라이어티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지요.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런 프로그램에도 일종의 리얼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녀간에 정말로 호감을 느꼈다기 보다는, 워낙 여러 명이 출연하여 게임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일종의 경쟁의식이 작용했을 거라는 말입니다. 킹카나 퀸카에게는 항상 많은 수의 이성이 대쉬했고, 파트너로 선택받기 위해 동성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피 튀기..
비담 김남길의 차기 출연작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나쁜 남자'의 시청률이 좀처럼 한 자릿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형민 PD 자신도 예상보다 낮은 시청률이 안타깝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있더군요. 초반의 화제성과 출연진의 탄탄함 등으로 볼 때, 정말 뜻밖이라고 할만한 결과입니다. 아직도 6회분의 방송이 남아 있기는 합니다만, 기존의 충성스런 시청자들을 제외한다면, 굳이 지금부터 채널을 돌려서 '나쁜 남자'를 보기 시작할 사람들이 있을 것 같지는 않군요. 더우기 그 충성도의 99% 가량을 짊어지고 있던 김남길마저 속사포 촬영을 마치고 입대해 버렸으니까요. 당분간 새로운 작품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아쉬움 때문에라도 고정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리지 않겠지만, 이 정도를 유지만 할 수 ..
색다른 전쟁멜로가 되리라 생각하며 약간의 기대를 품었던 '로드넘버원'은, 과연 색다르긴 했으나 지나치게 색에 집착하는 경향을 드러내면서 실망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하긴 처음부터 낌새가 심상치는 않았어요. 1회를 시청하고 나서 제가 올렸던 리뷰에도 언급했지만 '에로물의 청소년 버젼'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과감(?)했거든요. (김하늘의 충격적인 여주인공 캐릭터 ) 아직 사춘기에 접어들락 말락 하는 아이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에로틱한 장면을 연출했던 제작진이니, 성인이 된 주인공들의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야 그보다 못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과연 전쟁 중에 피어나는 애절한 사랑을 나타내기 위해서 그렇게까지 수위 높은 애정신이 꼭 필요했는지는 의문입니다. 차라리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그 절박한 상황에..
'로드넘버원'이라는 드라마에는 또 하나의 주목할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언제나 거칠고 야성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주던 최민수가 자상하고 부드러운 캐릭터로 변신한다는 것과, 오히려 부드럽고 섬세한 역할을 주로 맡았던 손창민이 냉혈한 전쟁광을 연기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역시 베테랑 연기자들이어선지 아무런 어색함 없이, 원래 입던 자기 옷처럼 지금의 배역이 잘 어울리는군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최민수의 변신이 단연 돋보입니다. 연기자의 호감과 비호감을 좌우하는 요소는 일단 연기력이라 하겠지만, 아무래도 악역보다는 선역이 훨씬 강한 호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음은 당연지사인가 봅니다. 남성적이고 터프한 외모와 목소리를 가진 중년 남자 윤삼수(최민수)가, 그 삼엄한 포화 속에서도 부하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적 감정..
개인적으로 전쟁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로드넘버원'의 예고편이라든가 기본 설정 등을 미리 보았을 때는 상당한 호기심과 호감이 느껴졌습니다. 첫방송을 시청한 후의 소감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예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군요. 비교적 새로운 버젼의 전쟁멜로물이 될 듯한 느낌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등장인물 캐릭터를 중심으로 1회의 리뷰를 진행해 볼까 합니다. 1. 이장우(소지섭) 한 마디로 '집념의 사나이'라 하겠습니다. 굉장히 원초적인 남성미를 자랑합니다. 그런데 이 남자의 사랑... 저의 예상과는 다르게 무조건 감미롭지만은 않습니다. 스토커의 향기를 강하게 풍긴다고나 할까요? 분명히 강렬하고 진실하고 애절한 사랑인데, 음습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집니다. 어린 시절, 그들의 사랑이..
손예진을 처음 본 기억은 2001년 드라마 '맛있는 청혼'입니다. 당시로서는 거의 신인급의 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서 매우 신선한 느낌을 주었었지요. 그 중에는 연기 경력을 좀 갖추었던 정준이 남자주인공이었고, 그때만해도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소지섭이 서브남주였습니다. 더구나 여주인공 손예진과 서브여주 소유진은 모두 생소한 얼굴이었습니다. 심지어 놀랍게도 권상우와 지성이 거의 단역에 가까운 역할로 출연했으니, 지금 그들의 명성을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세월이 무상합니다..^^ 손예진의 첫인상은 같은 여자로서 보기에도 최고였습니다. 티없이 맑고 청순하고, 영리한 느낌을 주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 시대를 불문하고 소년들의 로망이던 '긴머리 소녀'의 느낌 그대로였지요. 연초에 '맛있는 청혼'이 괜찮은 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