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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불꽃' 모두들 대체 몇 살이야? 본문

드라마를 보다

'욕망의 불꽃' 모두들 대체 몇 살이야?

빛무리~ 2010. 10. 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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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불꽃' 첫방송은 어쨌든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습니다. 원칙대로라면 드라마의 주인공은 1명이어야 하며, 첫방송에서는 그 주인공의 캐릭터가 다른 누구보다 강렬하게 소개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볼 때 이 드라마의 실질적 주인공은 윤나영(신은경)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으로 성인 연기에 도전하는 유승호와 그보다 8세나 연상인 서우의 커플 설정 때문에 화제가 되었으나, 그것은 언플이었을 뿐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그 둘은 주인공이 아니었어요.

윤나영의 캐릭터는 '욕망의 불꽃'이라는 제목과도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가난을 증오했으며, 결혼을 통해 부자가 되겠다는 욕망을 키워 왔습니다. 1회에서는 그녀의 범상치 않은 성장 과정을 비롯하여, 훗날의 남편이 될 김영민(조민기)와의 운명적 만남이 그려졌습니다. 아역 탤런트 김유정 양과 주한하 군이 '로드넘버원'에 이어 다시 한 번 커플(?)로 출연했군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김유정 양의 연기력은 이 드라마에서도 영락없이 드러났습니다. 거친 바닷바람을 맞으며 강인하게 자라나는 소녀... 11살 나이에 벌써부터 욕망의 화신처럼 번뜩이는 눈빛을 지닌 소녀 윤나영을, 김유정이 아니면 누가 그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싶더군요. 그녀는 나중에 서우의 아역으로도 출연할 예정이니, 이 드라마에서만 1인 2역을 소화하게 된 셈입니다. 그리고 주한하 군은 곱상한 얼굴에 숫기 없는 서울 소년 김영민의 아역을 얼마나 실감나게 표현했는지, '로드넘버원'에서 꼬질꼬질한 머슴 분장을 하고 소지섭의 아역을 맡았던 그 아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역시 요즘 아역들은 대단합니다.

첫방송답게 스피드가 빨라서, 아역들은 어느 새 퇴장해 버리고 성인 연기자 신은경이 등장했습니다. 그녀는 버스 회사에서 경리로 일하며 사장의 아들인 박덕성(이세창)과 연애를 했지만, 덕성은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는 커녕 그녀를 떼어버리기 위해 불량배까지 고용해서 치욕스런 위해를 가합니다. (처음에는 덕성의 아버지가 사주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덕성의 야비한 표정을 보니 그 자신이 한 짓인 듯 싶은..;;)


첫방송부터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서인지, 강렬하고 자극적인 장면이 정말 많이 나오더군요. 신은경은 대여섯 명의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수없이 얻어맞고 발로 채이고 짓밟혔습니다. 아무리 연기라지만 리얼리티를 위해서는 완전히 시늉만 할 수도 없었을 테고, NG도 있었을 것을 감안하면 신체적으로 무척이나 힘든 촬영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신은경은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최고의 연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 와중에 다행히(?) 선정적인 장면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후일 신은경의 대사를 들으니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더군요.

"그럼 나보고 아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자식을 낳으란 말야?" 윤나영은 임신 6개월의 몸으로 집에 돌아와서는, 이제 너무 늦어서 중절 수술은 위험하다고 말리는 언니 윤정숙(김희정)에게 절규합니다. 나영은 뱃속의 아이를 박덕성의 씨앗이라고 주장하며 그의 아버지인 사장을 찾아갔으나 거절당했던 것입니다. 핏줄 욕심 때문에라도 자기를 받아주지 않을까 희망을 품고 아이를 지우지 않은 채 한동안 버텼으나 결국은 매몰차게 버림받고 말았지요.


그러는 동안 태아는 자기 생명의 권리를 주장하며 무럭무럭 자라나 버렸습니다. 훗날 윤나영의 뒤를 이어 불꽃같은 욕망의 화신이 될 백인기(서우)의 존재였습니다. 간호사로 일하던 윤정숙은 아무도 모르게 나영의 출산을 도와준 후,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는 동생을 위해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이로써 출생의 비밀 하나가 벌써 절반은 완성되었군요.

방송 초입에는 본격적인 스토리로 들어가기 전에, 그들의 현재 상황이 잠시 비추어졌습니다. 윤나영은 백인기와 결혼하겠다는 아들 김민재(유승호)를 필사적으로 말리지만 김민재는 자기의 삶을 살겠다면서, 다시는 엄마를 보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그녀를 뿌리치고 나가 버립니다. 민재의 뒤를 쫓으려는 나영을 김영민이 만류하며, 민재를 놓아주고 자기 뜻대로 살게 해주라고 합니다. 당신과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라고 하면서 말이지요.


공식 홈페이지에 명시된 인물들의 현재 나이는 각각 이렇습니다. 윤나영 41세, 김영민 42세, 백인기 22세, 김민재 21세... 백인기는 윤나영의 딸이고 김민재는 김영민의 아들입니다. 그러니 윤나영은 19세에 백인기를 낳았고, 김영민은 21세에 아들을 얻은 셈이 됩니다. 그런데 타임워프가 시작되면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삽입한 연도 자막이 오히려 혼란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1973년 당시 윤나영은 이미 11세였습니다. 아들 김영민을 데리고 자기 아버지를 찾아왔던 김태진 회장(이순재)에게 스스로 밝힌 나이였습니다. "언니는 12살이고, 저는 11살이에요." 그리고 박덕성과 연애하다가 실패하고 사생아를 출산할 당시는 1987년으로 나왔으니 윤나영은 25세입니다. 홈페이지의 설정대로라면 그 때 19세라야 맞는데 6년의 시간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지요. 현재 시점에서 윤나영은 41세가 아니라 47세라야 합니다. 드라마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인물의 나이가 달라졌다면, 마땅히 홈페이지에도 수정을 했어야 하는데 그대로 놓아둔 점이 약간 의문스럽더군요.


그 외에는 오류라고 할만한 부분은 없었으나, 전체적으로 모든 인물이 나이에 걸맞지 않아 보여서 꽤나 당혹스러운 1회였습니다. 우선 손자 중에도 막내손자뻘인 주한하 군을 아들이라며 데리고 나타난 이순재 옹은, 아무리 젊게 분장을 했지만 누가 봐도 아버지가 아니라 할아버지였지요. 그리고 실제 나이 41세의 김희정과 38세의 신은경이 20대 초반의 아가씨로 등장하는 것도 무척 이상해 보였습니다. 특히 '사장'도 아니고 '사장 아들'로 출연한 이세창은 현재 39세인데 분장을 그렇게 해서인지 10년은 더 들어 보이더군요. 삼촌뻘의 외모로, 여주인공이 야심차게 결혼하려 하는 '사장 아들'을 연기하고 있으니 정말 보기가 난감했습니다.

신은경이 똑같은 얼굴로 머리 모양과 옷차림만 바꾸고, 40대 부인이었다가 20대 아가씨였다가 하는 모습을 보면서 몰입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나이 든 모습은 분장으로 가능하지만, 젊은 모습은 분장으로 안 되니까요. 일부러 어중간한 나이의 여배우를 선정한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오히려 초반의 몰입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신은경과 외모가 닮은 20대 초반의 연기자를 섭외하여 그녀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게 했더라면 좀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순재 옹의 젊은 역할도 마찬가지구요.


물론 첫방송이니까, 앞으로는 모두들 점점 제 나이에 맞게 동화되어 가리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이순재는 노년의 재벌 회장 역으로 아주 적합하고, 조민기와 유승호는 실제 부자라고 해도 괜찮을 만큼 잘 어울렸습니다. 신은경도 조금만 더 중후하게 분장을 하고 배역과의 싱크로율을 높여가다 보면 40대 후반의 중년 부인을 연기하는데 별 무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특별히 비판을 하기 위해 쓰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의 외모 때문에 당혹스럽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는 감상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 드라마는 1회에 벌써 2차례의 타임워프를 거쳤습니다. 시대적 배경이 2010년에서 1973년으로, 그리고 다시 1987년으로 건너뛰었거든요. 그 과정에서 각기 다른 나이의 인물들이 나와야 하니까, 적절히 맞추기가 어렵기는 했어요.


다만 유승호는 앞으로도 약간 걱정이 됩니다. 고등학생 중에서도 성숙한 외모를 지닌 친구들이 있지만 그는 오히려 동안인 편이라, 여린 새싹같은 얼굴을 해가지고 거칠게 차를 몰고 밤길을 달려 연인에게로 향하는 모습은 많이 어색하더군요. 뻔히 운전면허증도 없어 보이는데 말이에요.

그래도 신은경에게 말하는 서우의 대사를 들으니, 왜 김민재 역에 유승호가 캐스팅되었는지를 조금은 알겠더군요. "민재 그 아이는... 우리 같은 사람이 사는 세상엔 어울리지 않는 아이예요. 그 아이는 천사니까..." 이 말에 꼭 맞아 떨어지는,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천사같은 이미지의 남자 배우가 그리 흔치는 않으니까요. 외모만 어울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의 연기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니까, 아역 출신의 오랜 경력으로 나이에 비해 탄탄한 연기력까지 갖춘 유승호가 제격이었을 수 있겠지요. 그래서 비록 고등학생이지만 파격적으로 유승호를 택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수의 결정체인 김민재... 그 매력적인 캐릭터가 유승호에 의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합니다. 청소년 연기자의 어깨에 지워 주기에는 너무 버거운 짐이었다는 제 생각은 변함이 없으나,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애정을 갖고 지켜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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