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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넘버원' 김하늘의 충격적인 여주인공 캐릭터 본문

드라마를 보다

'로드넘버원' 김하늘의 충격적인 여주인공 캐릭터

빛무리~ 2010. 6. 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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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전쟁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로드넘버원'의 예고편이라든가 기본 설정 등을 미리 보았을 때는 상당한 호기심과 호감이 느껴졌습니다. 첫방송을 시청한 후의 소감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예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군요. 비교적 새로운 버젼의 전쟁멜로물이 될 듯한 느낌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등장인물 캐릭터를 중심으로 1회의 리뷰를 진행해 볼까 합니다.

1. 이장우(소지섭)

한 마디로 '집념의 사나이'라 하겠습니다. 굉장히 원초적인 남성미를 자랑합니다. 그런데 이 남자의 사랑... 저의 예상과는 다르게 무조건 감미롭지만은 않습니다. 스토커의 향기를 강하게 풍긴다고나 할까요? 분명히 강렬하고 진실하고 애절한 사랑인데, 음습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집니다.


어린 시절,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약간은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몰락한 주인집 딸 수연을 짝사랑하던 소년 장우는 남몰래 그녀의 모습을 훔쳐보고 수십장의 초상화를 그렸지요. 어느 날 발각되어 수연의 오빠 수혁에게 낫으로 손등을 찍히는 응징을 당합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수연을 해바라기하는 장우의 지극정성에 감동한 소녀는 드디어 소년의 마음을 받아주었지요. 대략 그들의 아름다운 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문제는 뚜껑을 열어 보니 '몰래 훔쳐 보았다'는 그 소녀의 모습이 하필이면 목욕하는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문틈으로 소녀의 나체를 훔쳐보며 침착하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소년의 모습은, 솔직히 섬뜩했습니다. 그리고 막상 들키고 난 후에도 피하지 않고 수건으로 몸을 가린 소녀의 매서운 눈초리를 그대로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며, 소녀에게 뺨을 맞고 나서도 여전히 무표정하게 그녀에게서 눈길을 돌리지 않는 모습이 저는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과연 저것을 순수한 소년의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일종의 '관음증+집착증' 이라고 할 수 있는 정신병적 증세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제가 소녀의 입장이었다면 소름 끼쳐서 두 번 다시 마주치고 싶지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행히도(?) 여주인공 김수연은 제가 아니었기에, 어쨌든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아마도 수연이는 그런 스타일의 남자가 자기 취향에 맞았나봐요. 자기 오빠한테 낫으로 손을 찍혀서 크게 다치고도, 개울을 건너려는 자기 앞에 몸을 엎드려 발을 적시지 않고 건너게 해주려는 헌신적인 사랑에 감동했을 수도 있겠군요.

소년과 소녀는 어른이 되고, 몰락한 가문의 장녀였던 수연은 의대에 진학하고 싶어했으나 학비가 없었습니다. 그녀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장우는 '빨치산 토벌대'에 자원 입대하지요. 수연이가 "나 공부 안 해도 좋으니까 가지 말라"고 눈물 흘리며 붙잡았으나, 여전히 그녀를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장우는 민들레 한 가지를 건네며 "이 꽃이 필 때면 꼭 다시 돌아 오겠다." 약속하고 떠납니다. 그러나 몇년 후, 김수연에게 도착한 것은 이장우가 아니라 그의 전사 통지서였습니다.


슬픔에 잠겼던 수연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남자 신태호를 맞이하여 결혼을 결심합니다. 그런데 결혼식을 하루 앞둔 6월 24일, 죽은 줄 알았던 장우가 돌아옵니다.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엇갈리는 운명, 그 비극적 만남이 처음으로 이루어졌지요. 한치의 양보도 없는 두 남자의 대결이 바야흐로 불붙을 것 같은 찰나였으나, 다음 날 새벽에 본격적인 전쟁이 터지고 맙니다. 억세게 운이 없는 이장우는 전역을 앞두고 있었으나 곧바로 차출되어 전선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 가장 억울한 일은 전쟁터에 나가야 한다는 것보다도, 수연과 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평생 오직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그리는 것이 꿈이라는 이장우... 소지섭의 연기는 역시 느낌을 제대로 살려 주더군요. 비록 소년 시절 그 사랑의 시작은 관음증과 집착증으로 보였지만, 앞으로 소지섭에 의해 표현될 사랑은 아주 묵직하고 애절하게 심금을 울릴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2. 김수연(김하늘)


저의 예상과 가장 다르게 표현된 캐릭터가 바로 여주인공 김수연입니다. 소녀시절의 모습은 '동이'의 아역으로 얼굴이 친숙해진 아역탤런트 김유정 양이 연기했는데, 이제 겨우 12세의 어린아이가 연기하기에는 너무 성숙한 역할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저는 보면서 "에로물의 청소년 버젼인가?" 하는 생각을 품었거든요.

자기의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보던 소년... 들키고 나서도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자기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던 무표정한 얼굴의 그 소년 이장우가, 소녀 김수연의 마음에는 썩 괜찮았나 봅니다. 비록 뺨을 때리기는 했지만 일종의 앙탈이었던가봐요. 냇물에 엎드려 자기로 하여금 등을 밟고 지나가게 하려는 장우의 손을 수연이가 잡아서 일으킵니다. 그녀가 잡은 손은 자기 오빠에게 낫으로 찍혀서 다친 손이었습니다. 그런데 소녀는 놀랍게도 그 손을 이끌어 정확히 자기의 가슴 위에 갖다 댑니다.


"저게 뭐하는 시츄에이션인가?" 저는 순간 눈을 의심했습니다. 그 행동은 아직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은 어린아이로서는 할만한 행동이 아니고,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라면 지나치게 대담한 행동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랬어요. 그 나이의 소녀라면 자기 몸의 변화가 놀랍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약간은 결벽증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저는 생각해 왔는데, 어쩌면 제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겠군요.

하여튼 자기 가슴에 남자아이의 손을 올려 놓은 후, 수연은 지그시 눈을 감기까지 합니다. "저건 또 무슨?" 저는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이제 공중파의 드라마에서 청소년의 키스씬을 보여줄 작정인가? 그러나 잠시 후 소녀는 눈을 뜨고, 눈을 반쯤 감은 채 머뭇거리며 다가가는 소년의 얼굴을 보며 킥 웃더니 그대로 개울물에 처박아 버립니다. 그런 장난을 깜찍하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도시 아이들보다 시골 아이들이 훨씬 성(性)에 일찍 눈을 뜬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이 드라마는 오히려 현실적인 표현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하여튼 저로서는 굉장히 충격적인 소녀의 캐릭터였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녀의 거리낌 없는, 부끄러움이라고는 아예 모르는 듯한, 사람들이 모두 벌거벗고 다니던 원시시대의 여자를 연상시키는 행동은 계속됩니다. 그러고 보니 남주인공 이장우가 원초적 남성의 캐릭터인 만큼, 아니 그보다 더 심하게 여주인공 김수연은 원초적 여성의 캐릭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장우가 빨치산 토벌대로 나가 있는 동안, 김수연은 아마도 여성 군의관이 된 모양이더군요. 의무실에서 웬 아기를 안고 젖가슴을 훤히 드러낸 채 젖을 물리고 있는데, 저는 다시 한 번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소위 신태호가 들어서다가 그 모습을 보고 멈칫 하였는데, 수연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자세 그대로 돌아보며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습니다. 그 아기가 태어날 때 수연이 받아주었는데, 가끔씩 아기 엄마가 맡기고 가면 칭얼대는 아기를 달래기 위해 수연은 자기 젖을 물리곤 했다는 설정입니다.

엄연한 처녀의 몸인데 김수연은 잠시 돌아서서 아기를 내려놓고 앞섶을 여밀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풀어헤친 가슴을 아기의 몸으로 가린 채, 그대로 일어서서 왔다갔다 하며 신태호가 가지러 온 약을 찾습니다. 이거야 원... 어쨌든 김수연의 캐릭터는 매우 일관성이 있으니 충분히 파악하고도 남습니다.


이장우와 신태호에게 있어 김수연의 존재는 연인이며, 어머니이고, 조국이라는 설정이더군요. 하긴 어머니이며 조국의 상징인 여자가 부끄럼쟁이인 것보다야 저렇게 대범한 편이 어울리기는 합니다. 소녀시절에 한 번, 어른이 되어서 한 번, 1회에만 벌써 두 번이나 여주인공의 '가슴'이 노골적으로 클로즈업된 이유 또한, 선정적인 장면에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어머니'와 같은 이미지를 살리려고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과연 그 느낌이 효과적으로 전달되었는지는 모르겠군요.

이장우의 전사 통지서를 받고, 강물에 뛰어내려 죽으려는 수연을 신태호가 붙잡습니다. 다시 한동안 시간이 흐른 후, 수연은 신태호와의 결혼을 약속하지만 행복한 표정은 아닙니다.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자기 인생에 맥을 놓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녀는 정말 이장우를 깊이 사랑했고, 신태호는 영 자기 취향에 안 맞았나봐요. 그래도 워낙 매너 좋게 잘해주니까 이 정도면 신랑감으로 괜찮다 싶어서 결심한 것 같은데, 결혼식 하루 전날 꿈처럼 이장우가 돌아옵니다.


소식조차 전하지 않고 너무 오랜만에 돌아온 연인에 대한 원망과, 끊을 수 없는 사랑과, 자기의 현재 처지로 인한 난처함에 고통받던 수연이 미처 어떠한 결정을 내리기도 전에 전쟁이 발발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병원 건물이 불타기 시작했는데도 혼자 도망치지 않고 꿋꿋이 남아서 부상 군인을 치료할 만큼 강인한 여자입니다. 그 어지러운 시절에도 버티고 살아남기에 상당히 유리한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그녀가 어떠한 연인의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어떠한 어머니의 이미지를 보여줄지가 궁금합니다. 비음 섞인 목소리는 어울리지 않는다 싶었지만, 김하늘의 연기도 그리 나쁜 수준은 아니었어요.

3. 신태호(윤계상)


이 남자의 캐릭터는 비교적 평범합니다. 약간은 전형적인 서브남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핸섬한 외모와 반듯한 매너, 장교라는 직책과 자상한 배려심까지, 언제나 여주인공의 곁에는 그녀를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이렇게 완벽한 서브남이 있지요. 그런데 그녀는 언제나 그보다 못한 조건을 지닌 다른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확실히 현실적으로 본다면 이장우보다 신태호가 훨씬 좋은 신랑감입니다.

그런데 신태호가 김수연을 크게 오해하는 모습이 1회에서 나타난 것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물론 상황이 의심할만 하긴 했지만 "나를 이용하려고 만난 것이냐?" 면서 사랑하는 여자를 단박에 의심해 버리는 남자의 설정이 별로 매력없었거든요. 쉽게 흔들리는 사랑으로 표현된 듯도 하고 말이지요. 게다가 불타는 병원 안에서 애타게 내다보는 그녀를 내버려 둔 채 차를 출발시켜 떠나버린 행동은, 비정하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오늘 밤 다리를 폭파할 예정이라는 군사 기밀을 그녀에게 알려 준 이유는 혹시라도 그녀가 위험에 처할까봐 걱정했던 것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작전 실패를 초래했습니다. 수연의 오빠 수혁은 좌익에 가담해 있었고, 수연이가 여동생 수희를 밤중에 나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무심코 발설해 버린 다리 폭파 계획은 수혁에 의해 적들에게 알려지고 만 것이지요. 그리고 난리가 난 와중에 수연은 피투성이가 되어 병원으로 들어온 남로당원들을 치료까지 해주고 있었으니, 그 모습을 발견한 신태호의 입장에서는 오해할만 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헌신적인 서브남의 캐릭터에 충실하려면, 그렇게 단박에 의심하며 그녀를 다그칠 것이 아니라 좀 더 참을성 있게 대응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신태호와 같은 서브남의 존재 이유(?)는 여주인공에 대한 헌신적 외사랑인데, 너무 평범한 남자로 표현되면 그러잖아도 남주인공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는 존재감이 더욱 더 약해지거든요. 조금은 비정상적인 믿음과 배려심을 보여 주어야, 그나마 여주인공의 곁에서 그 존재감이 살아날 수 있는 것이 서브남의 비극이지요.

어쨌든 전쟁은 이미 터졌고, 신태호는 장교의 본분으로 돌아가 결혼식이고 뭐고 일단 보류한 채, 장병들을 모아서 전선으로 향합니다. 그 장병들 속에 이장우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렇게 헤어진 세 남녀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결코 행복일 수 없음에 벌써부터 가슴이 저려 옵니다.



제가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전쟁의 발발은 드라마 속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서늘할 만큼 고통스러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한 마디 변명조차 못 하고 인사조차 나눌 새 없이 그렇게 멀어져 갔고, 그 중 많은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했겠지요. 너무 가슴 아프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는 기억이겠지요. 부디 이 드라마가 제2의 '여명의 눈동자'처럼 걸작으로 탄생하여 그 아픈 기억을 어루만져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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