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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오늘 밤이면 '선덕여왕'을 볼 수 있겠네요. 그 생각을 하니까 기다리는 시간조차 왜 이리 지루할까요? 기다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지극히 주관적 기준으로 매겨진 인기순위 캐릭터 열전이나 끄적거려 볼까 합니다. 제가 여성이다보니 아무래도 남성 캐릭터 쪽에 훠얼씬 눈길이 가는지라 (-_-;;) 여성 캐릭터는 난중에 난중에 생각해 보기로 쭈욱 밀어놓고 우선 귀염둥이(?) 남성 캐릭터들 먼저 한 명씩 찰칵찰칵 떠올립니다. 1. 매혹(魅惑) 비담 (김남길) 대한민국 여성 중에서 현재 비담의 매력에 푹 빠져 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ㅋㅋ 저는 남들이 다 좋아하는 것은 오히려 안 좋아하고, 나 혼자서만 좋아하는 누군가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어하는 독특한 성격이지만 유독 이 비담이라는 인물의 매혹은 거부..
"이건 말 그대로 그물이야, 그물... 어부가 고기를 잡듯이 화랑 낭도들이 신라의 그물이 되어서 백제 놈이고 고구려 놈이고 싹 다 잡아들이라는 거지." 놀랍습니다. 입에 담기조차 두려워할만한 엄청난 대업(大業)이요, 당대의 내노라하는 두뇌들이 단체로 골머리를 썩고 있으며, 미실이 장담하기를 그 누구도 맞히지 못할 거라 했던 그 문제의 답을 우리의 죽방 형님께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맞혀 버리시는군요. 신라(新羅)라는 국호의 세번째 뜻 말입니다. 덕업일신(德業日新) 망라사방(網羅四方) 덕업일신(德業日新)에서 신(新)을 취하고, 망라사방(網羅四方)에서 라(羅)를 취하여 만들어진 이름이라 하니(삼국사기) '새로운 그물'이라, 알고 나서 보니 매우 노골적인 국호로군요. 첫째 무력을 증진하고, 둘째 신흥세력을 키워서..
"왕이 될 사람은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 쉽게 하는 거 아니다." 어쩐지 심상치 않다. 아무래도 비담은 공주를 사랑하게 된 것 같다. 그 자유분방한 눈빛 속에 진지함이 깃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쌍해서 도와주고 싶다고 스승에게 말했었다. 그러나 반드시 연민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을 뿐 운명적으로 끌리고 있었던 게 아닐까? 이제와 생각하니 소화에게 안겨 피신해 온 아기 덕만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고사리 손으로 아기의 이마를 쓰다듬던 어린 비담의 모습부터가 그리 범상치는 않았었다. 그리고 마침내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인 그 순간 일식이 일어나면서, 덕만공주의 엄청난 존재감은 비담의 머리와 가슴을 온통 뒤덮고 말았다. 완전히 반해버린 거다. 타인의 놀라운 능력이나 매력을 보았..
잠시도 긴장을 늦출 새 없이 긴박하게 진행된 '선덕여왕' 28회가 안겨준 즐거움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아예 드러내놓고 미실에게 게임을 제안하는 덕만, 비담의 입을 통해 자신이 덕만에게 들려주었던 말들이 고스란히 되돌아오자 눈빛이 흔들리는 미실, 덕만의 수에 말려들어가는가 싶더니 김유신의 올곧음과 도망치려는 비담의 행동으로 덕만의 허패를 간파하는 미실, 그러나 마지막에 일어나는 일식의 반전... 덕만이 쥔 패는 허패가 아니라 진패였던 것이다. 이렇게 드라마의 초반부터 강력한 포스를 발산하며 절대지존의 자리를 유지하던 미실은 덕만이라는 애송이에 의해 처음으로 처참한 패배를 맛본다. 참으로 오랫동안 울기, 소리지르기, 넋놓고 멍때리기 이외에는 하는 게 없던 한심한 히로인 덕만이 갑자기 이렇게 변화된 이유가 ..
선덕여왕 26회 방송 : MBC 8월 18일 (화) 21:55 출연 : 이요원, 엄태웅, 고현정, 이승효, 김남길, 주상욱 등 선덕여왕 25회에서 잠시 등장했던 월야(주상욱)의 정체가 26회에서 밝혀졌다. 그는 김유신의 계열인 금관가야와 더불어 멸망한 가야국의 한 갈래인 대가야의 마지막 태자인 월광태자의 아들이며 복야회(가야를 복원하기 위한 비밀결사조직)의 수장이었다. 월야의 등장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비담의 등장보다도 의미가 있다. 비담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능력으로 덕만을 돕는 것이지만, 월야와 손을 잡게 됨으로써 덕만은 처음으로 거대한 추종 세력을 지니게 된 것이다. 그의 조력으로 덕만은 도움닫기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덕만이 왕으로서의 첫발을 내딛기 위해 제일 먼저 손에 넣으려 했던 월천대사조차도..
선덕여왕 25회 방송 : MBC 8월 17일 (월) 21:55 출연 : 이요원, 고현정, 박예진, 엄태웅, 이승효, 김남길, 송옥숙 등 울며 방황하던 시간이 그토록 길더니만, 비상(飛上)은 삽시간에 이루어지는가? 한동안 마냥 주저앉아 고민만 하던 히로인 덕만은 언니 천명공주의 죽음으로 자극을 받자 드디어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 왕이 될 것을 결심하고 일어선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알천과 덕만의 투 샷이었다. 언제나 상관으로 깍듯이 모시던 알천에게 거침없이 "무례하다. 네가 나를 인정치 않는 것이냐? 나는 살아서 공주가 될 것이고, 너희들의 주인이 될 것이다!" 라고 일갈하는 덕만의 모습에서는 제법 강단과 기품이 엿보였다. 다만 그녀가 너무 오랫동안 찌질한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선덕여왕 24회 방송 : MBC 8월 11일 (화) 21:55 출연 : 이요원, 고현정, 엄태웅, 박예진, 전노민, 김남길, 이승효 등 흥미진진했던 23회에 비해 24회는 적잖이 실망스러웠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애끓는 슬픔의 카타르시스를 원했건만, 다시 고질병이 도진 탓인지 한없이 늘어지는 전개에 슬픔보다는 지루함을 느낄 뿐이었다. 나는 24회에서 천명공주의 유해가 왕실로 운구되고, 먀야 부인의 절규가 이어지고, 두 딸자식 중 하나는 핏덩이일 때 버려야 했고 하나는 꽃 같은 나이에 죽는 것을 보아야 했던 유약한 아버지 임금님이 피눈물을 흘리시고, 그러면서 왕실 사람들이 굳건히 뭉쳐서 일어서게 되고, 급기야 미실은 궁지에 몰리기 시작하는... 거기까지 나올 줄 알았다. 쩝... 아무래도 과욕이었나보..
선덕여왕 23회 MBC 8월 10일 (월) 방송분 출연 : 이요원, 고현정, 엄태웅, 박예진, 전노민, 김남길, 이승효 등 기나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갈수록 재미있어지는 '선덕여왕' 23회는 화려한 무협영화처럼 시작되었다. 비담의 화려한 액션은 정말 볼만했다. 무예 연마를 퍽이나 고되게 했을 것 같다. (대역은 아니겠지? -_-;;) 비담의 몸놀림을 보며 그의 스승 문노의 모습을 떠올리는 설원랑... 수십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 왠지 가슴이 싸아~ 했다. 그 싸움 와중에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멍 때리시는 우리의 여왕님... 수년간 남자 화랑들과 똑같은 훈련을 당차게 받아 왔음에도, 이제 여자인 거 동네방네 다 소문났다 이건가? 완전 힘없는 여인네가 되어 제대로 뛰어서 도망도 못 가고 기사들에게 ..
문노의 재등장과 비담의 출현으로 떠들썩했던 '선덕여왕' 21회 본방송을 어제 놓치고 오늘에서야 시청했다. 과연 비담의 존재는 충분히 화제가 될만했다.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한때 무협소설을 탐닉했던 나는 초록누리님의 포스팅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마치 무협지의 주인공처럼 화려하게 등장하는 비담(김남길)을 보며 가슴이 설레기도 했다. 전설적 무공을 지닌 사부 밑에서 어릴 때부터 엄격한 훈련을 받았으나 좀처럼 길들여지지 않는 그 자유로운 영혼 캐릭터는, 얼핏 '소오강호'의 영호충을 연상시키기도 했으나 그보다 더 야생에 가까운 원초적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강한 이미지를 어필했다. 야생 버라이어티 1박2일이 현재 예능 프로그램 중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듯이, 요즘 대세는 '야생'인데 참 그 컨셉 한 번 제대로 잡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