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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지난 11월 14일 오후 2시, 목동 SBS 13층에서 열린 '더 팬' 제작발표회에 티스토리 리뷰단으로서 참석했다. '더 팬'은 셀럽이 나서서 자신이 먼저 알아본 예비스타를 국민들에게 추천하고, 경연투표와 바이럴 집계를 통해 가장 많은 팬을 모아 최종 우승을 겨루는, 신개념 음악 경연 프로그램으로서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20분에 독립 편성되어 1부, 2부로 분할 방송될 예정이다. '더 팬' 제작발표회에는 팬마스터로서 유희열, 보아, 이상민 그리고 작사가 김이나가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팬마스터의 역할이 절대 심사위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굳이 말하자면 팬마스터는 영업사원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표현했다. 예비스타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그의 장점과 매력을 '말'로 한 번 더 강조해 주는 '브릿지'와도 ..
드디어 열띤 환호 속에 '무한도전'의 네번째 가요제가 열렸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쟁쟁한 뮤지션들이 참가하여 기존 멤버들과 시너지 효과를 이룸으로써, 단순한 웃음뿐만 아니라 진짜 음악의 감동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무한도전 가요제의 특징이다. 축제의 분위기가 짙은 만큼 빠른 템포의 신나는 노래들이 주를 이루지만, 서정적이고 실험적인 음악들이 틈틈이 섞여 있어 다채로움을 느끼게 한다. 내가 이번 '자유로 가요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노래는 정준하와 김C가 호흡을 맞춘 '병살(병든자와 살찐자)'팀의 '사라질 것들'이었다. 그 몽환적인 분위기와 가사의 내용이 꼭 내 취향에 들어맞았다. 더불어 김C의 음악세계가 얼마나 깊이 있으며 그의 인맥이 얼마나 다양하고도 막강한지를 실감할 수 있었..
요즘 끝없이 새롭게 발전하는 '런닝맨'을 보면 정말 유쾌하고 즐겁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런닝맨' 이라는 제목으로 꾸며진 이번 주의 방송 역시 신선한 아이디어로 가득했지요. 최종 미션인 비밀의 문 열쇠를 얻기 위해 멤버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수많은 보물상자를 열어 보았는데, 그 안에는 각종 기상천외한 아이템이 들어있어 예상치 못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케이크를 먹으면 이름표가 커지거나 줄어들고, 빨간 하이힐이 나오면 남자들도 10분 동안 그것을 신고 다녀야 하는 등, 보물상자에는 주로 미션 수행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들이 숨겨져 있었죠. 뚜껑을 열면 무조건 착용하고 수행해야만 하는 거였습니다. 이광수를 위해 마련된 '램프의 요정 지니'는 그 중에도 압권이었습니다. 토끼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동굴에 놓여 ..
이제껏 시청하지 않고 있던 'K팝스타'를 갑자기 보게 된 이유는, 생각지도 않은 박진영의 눈물 때문이었습니다. '1박2일 시즌2'가 끝나고 나서 무심히 채널을 돌렸을 때는 마침 박진영이 한 명의 탈락자를 발표하려는 순간이었는데, 자제심을 잃은 듯 울먹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좀처럼 울지 않을 것 같은 박진영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 자체가 놀라웠지만, 멘트의 내용 또한 심상치 않았습니다. "이분이 저희 심사위원 점수에서는 최하위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문자투표와 사전투표에서 너무 점수가 안 나와서, 저희 심사위원들의 생각이 어쩔 수 없이 꺾였습니다... 좀 안타깝네요... TOP9 마지막 진출자는 심사위원이 아닌, 국민들의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 그의 입에서 마지막 합..
'슈퍼스타K3'의 준결승에서 고등학생 듀오 투개월은 럼블피쉬의 '예감 좋은 날'을 불렀는데 아쉽게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하지만 결성된지 겨우 2개월밖에 안 된 듀엣이 단숨에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겠지요. 어딘가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김예림의 보컬이며, 강렬한 기타 연주와 달리 항상 수줍게 웃던 도대윤의 미소가 앞으로도 종종 생각날 듯합니다. 보아의 '발렌티(valenti)'를 부른 버스커버스커는 이번에도 특유의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주의 '막걸리나'에 비해서 임팩트가 약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들의 무대는 판단을 떠나서 그냥 즐기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노래하는 장범준의 표정과 목소리에서는 언제나 극도의 자유로움이 느껴지거든요. ..
'나는 가수다'가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으로 엄청난 홍역을 치르고 있을 때, MC였던 이소라 또한 그 풍파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었지요. 저는 그 당시 이소라가 보여 준 태도에 극도로 실망한 나머지, 차라리 그녀가 '나가수' 출연을 포기하고 물러나는 편이 낫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소라의 노래를 좋아한 팬이지만 그녀의 존재가 무슨 태풍의 핵처럼, 한쪽에서는 그녀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작렬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녀를 감싸느라 혈안이 되어있는 듯한 모양새가 몹시 짜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나가수'가 재개되면서, 이소라는 아주 간결한 말로 제 마음을 한결 풀어 놓았습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힘들었다. 자질 논란에 대한 말들도 들었고, 그래서 지금까지의 방송분을 모두 봤다...
지난 주에는 어울리지 않는 컨셉으로 최악의 무대를 선보였던 데이비드오가, 이번 주에는 모처럼 자기에게 맞는 옷을 찾아 입으며 특유의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아티스트는 양면성을 가질 때 매력적이라고 방시혁은 꿋꿋이 주장하지만, 저는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색채의 예술만 고집한다 해도 나쁠 건 없어요. 어쨌든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야누스적 성향을 타고난 사람은 많지 않은데, 무리한 변신을 위해서 자기 내면에 없는 것을 억지로 끌어내려고 해봤자 될 턱이 없습니다. 아기천사에게 악마의 옷을 입혀놓았던 지난 주의 '비트잇'은 정말 아니올시다였죠. 하지만 이번 주에 데이비드오가 직접 어쿠스틱한 스타일로 편곡하여 재해석한 '넘버원'은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