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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미남이시네요'의 남녀 주인공인 황태경(장근석)과 고미남(박신혜)는 부모 세대부터 이어진 질긴 인연의 끈으로 묶여 있는 듯 보입니다. 태경의 어머니와 미남의 아버지가 사랑하던 사이였기 때문이죠. 물론 아직까지는 추측 상태지만, 둘은 결코 남매는 아닌 듯 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부모는 과연 어떤 사랑을 했을까 조용히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니, 의외로 이런 부류의 이야기들이 벌써 적지 않게 있었음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기억을 샅샅이 파헤치다 보면 좀 더 나올 듯도 하지만, 우선 제 머릿속에 떠오른 영화는 두 편입니다.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주연의 '클래식'(2003), 그리고 여명과 서기 주연의 홍콩 영화 '유리의 성'(1999) 입니다. 먼저 '유리의 성'을 추억해 보겠습니다. (오래 전 작품이라 ..
이제서야 '미남이시네요' 8회를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황태경(장근석)과 고미남(박신혜)가 결코 남매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전개로 보아 모화란(김성령)이 고미남의 아버지와 사랑하던 사이였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황태경과 고미남은 아버지가 다른 남매사이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떨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요. 그러나 8회에서 모화란은 자기 입으로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었습니다. 황태경은 호적상의 생일과 실제 생일이 다릅니다. 태경의 아버지는 아들의 실제 생일을 기억하고 미국에서 전화도 하고 선물도 보냅니다. 그리고 마침 그날 모화란에게서 만나자는 전화가 옵니다. 비록 일방적인 약속이었지만, 그래도 무심하던 엄마가 자기 생일은 기억하고 있었다는 ..
'미남이시네요' 6회를 보며 오래된 노래 한 곡이 생각났습니다. 해바라기의 '어서 말을 해' 이 노래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으시려나요? 너는 너는 바보야~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너는 바보야~ 사랑한단 한 마디~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떠나가 버려~ 어서 말을 해~! 흔적 없는 거리 거리마다 말 못하는 사람들 뿐이야~ 정만 주면 무슨 소용 있나~ 가고 나면 울고 말 것을~ 마음은 이미 절반을 훌쩍 넘어서 강렬하게 끌리고 있음에도, 입을 열어 말하지 못하는 그들의 사랑은 안타깝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1. 신우 (정용화) '미남' 6회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인물은 강신우였습니다. 그는 고미남(박신혜)이 여자라는 비밀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고도 속 깊게 내색하지 않으며, 항상 뒤에서 지켜주고 자상하게 챙겨주는 ..
요즘 저는 '아이리스'보다도 '미남이시네요'의 매력에 빠져 있습니다. 물론 오버스럽고 황당한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의 드라마를 기피하고 있는 저로서는 차라리 살짝 유치하다 싶어도 이렇게 밝고 통통 튀는 드라마가 좋더군요. 같은 여자가 보아도 너무 상큼하고 귀여워서 호감 모드인 고미남(박신혜)과 더불어 그럴듯한 앙상블을 이루는 세 꽃미남 황태경(장근석), 강신우(정용화), 제르미(이홍기)의 고운 모습들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역시 빼놓을 수 없겠지요. '미남이시네요' 에서도 역시 어디선가 낯익은 듯한, 데자뷰 현상을 불러 일으키는 장면들이 있는데 의외로 거부감이 별로 없습니다. 얼마 전에 종영한 '아가씨를 부탁해' 초반부에서는 그런 데자뷰 현상들이 너무나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SBS의 새 수목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첫 느낌은 상큼했다. 천방지축 사고뭉치 예비수녀로 등장한 박신혜가 아름다운 성당 정원을 뛰어다니는 도입부는 오래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연상케 했다. 화면은 밝고 정갈했으며 수녀복을 입은 박신혜는 너무 예뻤다. 쾌걸춘향, 마이걸, 환상의 커플, 쾌도 홍길동을 집필했던 드라마 작가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의 이름만으로도 유쾌함이 기대되던 '미남이시네요'는 일단 기대에 아주 크게 어긋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장근석, 이홍기, 정용화 등 꽃미남들과 순수한 미모가 돋보이는 박신혜로 인하여 눈이 즐겁고, 아이돌 그룹을 주인공으로 삼았으니만큼 OST도 들을만하여 귀도 즐겁다. 그리고 첫방송 이후로 또 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성가곡 Panis Angelic..
나는 시트콤을 매우 좋아한다. 일반 드라마보다도 예능 프로그램보다도 더 좋아하는 장르가 시트콤이다. 그런데 시트콤이라는 장르는 자칫 잘못 만들면 웃기지도 못하고 감동도 주지 못한 채 딱한 모양새로 주저앉기가 일쑤이다. 하지만 김병욱 PD의 작품은 한 번도 실망을 준 적이 없다. 김병욱의 시트콤은 언제나 꽉 짜여진 구성과 독특한 인물들의 확실한 캐릭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일부러 웃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각각의 캐릭터가 성공적으로 구현되니까 자연스럽게 웃음이 발생한다. 또 김병욱 시트콤의 특징 중 하나는 웃음과 동시에 슬픔과 감동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방송 내내 유쾌하게 진행되던 시트콤을 몇 번씩이나 새드엔딩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충격을 주기도 했다. 1. 순풍 산부인과 (SBS 1998~2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