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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고영욱이 언제부턴가 폭로의 아이콘이 된 것은 하루이틀의 이야기가 아니지요. 오래 방송을 쉬다가 복귀하면서 고영욱이 선택한 작전(?)이 바로 동료 연예인들의 과거사를 폭로하는 거였으니까요. 하긴 연예인으로서 어떻게든 대중의 시선을 끌기는 해야겠는데, 노래도 랩도 비주얼도 연기도, 그 무엇 하나 특출한 면이 없고 평범한 수준이니 궁여지책으로 그랬겠지요. 하지만 너무 대놓고, 이를 악물고 작정한 게 너무 티가 날 정도로 독하게 폭로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참 난감했습니다. 폭로의 대상이 된 연예인들이 한창 잘나가는 사람들이면 좀 나았을 텐데, 거의 대부분이 활동을 접고 있는 과거의 스타였기에 더욱 민망했습니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방송 활동을 재개하려고 발버둥치는 고영욱도 딱하고, 꼼짝없이 집에 앉아서 그 폭로의 ..
상처를 치유한다는 독특한 주제로 시작한 예능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말하자면 '무릎팍 도사'의 SBS 버젼이라 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과연 상처를 치유하는 프로그램이 맞는 건지는 좀 의문이 듭니다. '무릎팍 도사'는 초창기에 참으로 속시원한 토크를 벌였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그런 진솔한 대화가 많은 순기능을 지녔음을 증명했었지요. 논란이 많았던 연예인이 게스트로 출연해 모든 이야기를 속시원히 털어놓음으로써 그간의 오해를 풀고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혜택을 누린 대표적 인물로는 국내 최다 안티팬을 보유하고 있던 문희준을 예로 들 수 있겠군요. 그런데 '힐링캠프'의 출연자들에게서는 아직까지 그런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특히 초대 게스트인 김영철 편에서는 거의..
이제 '나는 가수다'를 볼 일이 없을 거라고까지 생각했었는데, 지난 번 '놀러와'에 출연했던 조관우의 입담과 노래 실력에 새삼스레 반한 나머지 다시 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또 상처만 남았군요..;; 첫 출연에 꼴찌라는 수모를 겪을 뮤지션은 결코 아니건만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은, 제가 보기엔 선곡이 좀 실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원미연의 '이별여행'은 조관우의 팔세토 창법에 그리 썩 잘 어울리는 노래가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멋있긴 했지만, 큰 감동은 오지 않았어요. 본인이 꼭 불러보고 싶었던 노래라고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했을 때 반드시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지요. 말하자면 첫 출연에 과한 모험을 한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키를 변경하지 않고 여성 소프라노의 음역대를 그대로 소화하는 조관우의 ..
특별히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조관우, 박완규, 김범수 등의 노래를 들으며 "참 좋다~"고 느끼면서도 저는 "꼭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거든요. 그냥 노래가 좋으면 그뿐이었습니다. 본인들이 원하지 않아서 얼굴 공개를 안하나보다 했지요. 예를 들어 '좀머씨 이야기', '향수'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자신의 얼굴이나 사생활이 세상에 공개되는 것을 지극히 꺼려한 나머지, 동의 없이 사생활의 일부 내용을 언론에 유출시킨 지인과는 절교까지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세상에 그와 같은 종류의 사람이 꽤 많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더군요. 그들 자신은 할 수만 있다면 얼굴을 노출하고 싶었지만 기획사에서 막..
누구나 인정하겠지만 황정민은 참으로 연기를 잘 하는 배우입니다.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도 그 역할과 자신을 놀라운 비율로 완전히 일치시키니 그만큼 아주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오겠지요. 한국에서 가장 연기를 잘 하는 남자 배우가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묻는다면 제 머릿속에는 김명민과 황정민의 이름이 떠오르는데, 김명민은 얼굴에서부터 좀 연예인 포스가 풍기는 반면 황정민은 마치 옆집 아저씨처럼 평범한 느낌이라, 오히려 자연스러움과 현실감 면에서 더욱 그의 연기가 피부에 와닿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 황정민이 영화 '모비딕'의 개봉을 앞두고 진구, 김상호와 더불어 '놀러와'에 출연을 했습니다. 요즘들어 명품 조연으로 뒤늦게 사랑받고 있는 배우 김상호의 소탈한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는 김현주의..
사실 '밤이면 밤마다'에는 MC가 너무 많습니다. 워낙 많다 보니 별로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 MC도 꽤 많습니다. 애프터스쿨의 유이와 씨엔블루의 정용화는 비주얼 담당 정도로 보면 되겠고, 김제동과 빅뱅의 대성은 군데군데 웃음을 뿌려주는 양념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세 명의 아이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MC로서 꽤 능력있다고 생각해 온 김제동조차도 이 프로그램에서는 존재감이 아주 미약합니다. 그렇다고 탁재훈과 박명수가 이 사람들을 이끌며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느냐 하면, 별로 그렇지도 못합니다. 대충 정리해 보자면 일단 탁재훈과 박명수를 메인 MC로 삼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불안하니까 주변에 무려 4명이나 포진시켜 두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포맷입니다. 하지만 이미 시작된지..
이번 주 '놀러와'는 '진짜 남자의 자격'이라는 주제로 4명의 중견 남자배우가 출연했습니다. 박중훈, 김정태, 이선균, 이성민이었는데, 사실은 그들이 함께 찍은 영화 '체포왕' 때문이었지요. 박중훈의 예능감이야 원래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지만 이번에 특별히 더 빛난 게스트는 김정태였습니다. 그는 아무래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이미지를 쇄신해 보고자 마음을 굳게 먹고 출연한 듯했어요. 원래 이렇게 대놓고 티를 내면 인위적인 느낌 때문에라도 거부감이 들게 마련인데, 원래부터 제가 김정태라는 배우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지 좀 오버하는 모습조차 자연스럽고 괜찮아 보이더군요. 오랜 무명 시절을 거친 배우 김정태는 장동건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 '친구'에서 악역 유오성의 부하인 '도루코' 역으로 눈길을 끌며 존재..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뒷담화죠. 보통은 뒤에서 남을 헐뜯거나 안 좋은 말을 할 때 쓰이는 단어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이렇게 유쾌한 뒷담화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한 남자 게스트와 MC들이 입을 모아서 아이유의 뒷담화(?)를 했는데, 입으로는 투덜거렸지만 속으로는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들이었거든요. 아이유의 한 마디 말과 한 가지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남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바로 지난 주에 아이유가 출연했었지요. 민효린, 간미연, 현영, 강수지와 함께 나왔는데 그 중에도 단연 대세는 아이유였습니다. 간미연, 현영, 강수지의 토크는 주로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는 패턴으로 흘렀고, 민..
'놀러와'의 세시봉 특집을 계기로 조영남의 TV 출연이 잦아졌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경실과 함께 '밤이면 밤마다'에도 나왔었고, '무릎팍 도사' 이장희편에도 특별출연으로 얼굴을 비추더니만, 이제는 예고했던 대로 '무릎팍 도사'의 메인 게스트로 출연했군요. 그럴 수 있다는 것은 조영남의 이미지가 약간이나마 대중적 비호감의 늪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놀러와'에서도, '밤밤'에서도, '무릎팍'에서도 제가 조영남을 보며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그의 모습이 행복해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이에 비해 동안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 조영남이지만, 제가 보기에는 별로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무척 많이 늙었고, 굳이 일부러 겸손하려고 할 필요도 없이 작고 초라해 보..
지난 번 '세시봉 친구들' 출연 당시의 방송이 너무도 완벽한 감동과 즐거움을 주었기에, 간절히 다시 보고 싶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또 다시 접하게 되니 그 때만큼의 신선한 충격을 느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번 '놀러와' 출연 이후 쏟아지는 섭외 요청에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그들의 근황도, 물론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 그들은 신인가수도 아니고 수십년간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이 활동해 온 원로가수들인데, 냄비처럼 끓어오르는 대중의 팬심에 의해 그들이 생활이 좌지우지된다는 현실이 왠지 좀 슬프게 느껴졌달까요. 토크 위주로 꾸며졌던 지난 방송과 달리 '콘서트' 형식을 선택한 이번 방송에서는, 그들이 '세시봉'에서 활동할 당시에 불렀던 올드 팝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