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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배우 김정태, 여자의 눈으로 보는 진짜 남자!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놀러와' 배우 김정태, 여자의 눈으로 보는 진짜 남자!

빛무리~ 2011. 4. 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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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놀러와'는 '진짜 남자의 자격'이라는 주제로 4명의 중견 남자배우가 출연했습니다. 박중훈, 김정태, 이선균, 이성민이었는데, 사실은 그들이 함께 찍은 영화 '체포왕' 때문이었지요. 박중훈의 예능감이야 원래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지만 이번에 특별히 더 빛난 게스트는 김정태였습니다. 그는 아무래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이미지를 쇄신해 보고자 마음을 굳게 먹고 출연한 듯했어요. 원래 이렇게 대놓고 티를 내면 인위적인 느낌 때문에라도 거부감이 들게 마련인데, 원래부터 제가 김정태라는 배우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지 좀 오버하는 모습조차 자연스럽고 괜찮아 보이더군요.


오랜 무명 시절을 거친 배우 김정태는 장동건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 '친구'에서 악역 유오성의 부하인 '도루코' 역으로 눈길을 끌며 존재감을 상승시켰습니다. 그 전까지는 배우 생활만으로 수입이 부족해서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친구' 출연으로 얼굴이 좀 알려진 후에도 한동안 알바를 끊지 못하다가, 치킨을 배달하러 온 영화배우를 알아보고 깜짝 놀라는 손님을 만난 후에는 그만둔... 게 아니라 항상 헬멧을 쓰고 다녔다고 합니다..;; 

'도루코' 역할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여기저기서 검은 옷을 입으신 어깨 넓은 형님들이 알아보고 "너는 어디 식구냐?" 며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고 합니다. 한 번은 몸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는데, 바로 옆 침대에 숙취를 깨려고 링거를 맞던 '형님'과 마주쳤다나요. 한 눈에 "너 도루코 아니냐"고 알아보더니 정중하게(?) 초대를 하더랍니다. "아직 이거 다 안 맞았는데요..;;" 했지만 "그냥 빼고 나와 봐!" 하는 바람에 꼼짝 못하고 그 무서운 초대에 불려갔다 온 기괴한 추억도 털어놓았습니다.


많이들 알아봐 주시는 것은 좋은데 처음부터 워낙 강렬한 인상으로 어필하다 보니, 그 이후로도 지금까지 계속 어둠의 세계(?)에 속한 역할만 제안이 들어와서 그게 커다란 고민이라고 했습니다. 특별히 맡고 싶은 역할이 있느냐고 MC 김원희가 물으니, 가장 부러운 동료는 바로 함께 출연한 이선균이라고 했습니다. 자기도 그렇게 부드럽고 달콤한 멜로 연기를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시켜주지 않아서 속상하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이선균은 자기가 주로 맡았던 역할 때문에 오해받는 일이 많다면서, 오히려 약간은 마초적인 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어찌 보면 그냥 솔직한 남자의 수준일 뿐 마초까지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굳이 '내맘대로 랭킹'에서 "아내가 싫어해도 포기할 수 없는 것 3가지" 라는 주제를 정해갖고 나와서는 술과 스포츠 하이라이트와 맨발이라고 노골적으로 말할 필요까지야 있었을까 싶더군요.

그냥 생각만 하는 것과 여러 사람 앞에서 대놓고 큰 소리로 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거든요. "네가 아무리 싫어해도 난 이것들은 절대 포기 못해!" 라고 공언하는 셈이니, 그런 태도는 상당히 마초적으로 보였습니다. 여성 시청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솔직히 좀 비호감이었지만, 덕분에 상대적으로 김정태의 캐릭터 설정은 더욱 빛날 수 있었습니다. 김정태를 밀어주기로 약속하고 일부러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김정태가 마련해 온 '내맘대로 랭킹'은 "배우가 되기 전에 내가 꿈꿨던 직업 1,2,3" 였습니다. 이번 기회에 아예 부드러운 남자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려고 작정한 듯, 그 3가지는 요리사와 가수와 시인이더군요. 어쩜 골라도 그렇게 알짜배기만 골랐는지 ㅎㅎ 모두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능력들이죠. 그런데 꾸며대는 말인지 정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요리 실력도 좋다고는 하지만 설명하는 말만 들어서는 알 수 없는 노릇이고, 노래 실력과 시작(詩作) 능력도 보통 사람의 수준보다는 약간 높지만 그것을 직업으로 삼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였거든요.


정엽의 '유 아 마이 레이디'를 부르는 목소리는 터프한 외모와 어울리지 않게 청아하고 좋았지만, 요즘 '위대한 탄생'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와서 예선 탈락하는 사람들과 비슷한 수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더구나 휴대폰에 저장된 자작시를 더듬더듬 읽어내려갈 때는 좀 민망하기까지 했던 것이, 제가 음악에는 완전 문외한이라 대충 느낌만 있으면 다 좋다고 해줄 수도 있지만, 문학에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지라 그 작품에는 도저히 좋은 평가를 해 줄 수가 없더군요. 중간에 꼭 한 구절은 괜찮았으나, 전체적으로는 영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러와'에서 김정태가 보여준 모습은 최강의 호감남이었습니다. 요리 실력이 검증되지 않아도 상관없고, 시 짓는 솜씨와 노래 솜씨는 아마추어 냄새가 풀풀 나서 오히려 더 귀여웠습니다. 아주 잘 하지 못하는데도 그렇게 열심히 준비해 와서 사람들 앞에 풀어놓을 수 있는 용기가 대견하고 멋졌습니다.


김정태는 처음 등장할 때부터 "여자를 존중할 줄 알아야 진짜 남자!" 라고 외쳤으며, 멀리 부산에 떨어져 있는 아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숨기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4명의 배우 중 최고의 '진짜 남자'로 선정되어 트로피를 받게 되자 그 수상 소감으로 "진짜 남자로 키워주신 부모님과 아내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남자들이 보는 시각과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여자들이 보기에는 이런 남자가 바로 '진짜 남자' 맞아요..^^

요리와 노래와 시 짓기는 취미 생활로 즐기면 그만이고, 본업인 배우 활동에 있어서 김정태는 누가 뭐래도 프로 중의 프로입니다. 저는 대략 1년 전쯤에도 이 사람에 대해서 포스팅을 했던 적이 있어요. 2008년에 이다해와 장혁 주연의 드라마 '불한당'에서 서브남주를 맡았었는데 그 역할이 아주 인상적이었거든요. 참고로 '불한당'은 엄태웅의 '부활' 에 이어 제가 뽑은 최고의 드라마 제2위에 오른 작품입니다..^^ 저는 그 이전까지 배우 김정태라는 사람을 제대로 인식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 작품을 통해서 확실히 기억하게 되었지요.

김정태가 '불한당'에서 맡았던 역할은 고지식한 해외유학파 펀드매니저 김진구였습니다. 김진구는 겉보기엔 학벌이며 재력이며 나무랄데 없는 인텔리지만, 구두쇠 홀아버지 슬하에서 정을 모르고 자라나 어떻게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대인관계에는 기본적인 것조차 습득 못하고 서툴렀지요. 그러다가 솜털처럼 따뜻한 여인 진달래(이다해)를 만나 사랑하게 되면서 차츰 마음을 열고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 갑니다. 그런데 배우 김정태는 마치 캐릭터 김진구에게 빙의라도 된 것처럼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결벽증마저 지니고 있던 깔끔한 인텔리 김진구의 이미지가 너무 확고히 제 머릿속에 박혀서, 나중에 다시 조폭 역할을 하는 걸 보고는 적응이 안될 지경이었어요.


이렇게 그는 드라마 '불한당'에서 실감나는 멜로 연기를 선보였지만, 아쉽게도 주연이 아닌 짝사랑남에 불과했기에 달콤한 키스씬 따위는 없었습니다. 이다해는 '추노'에서와 마찬가지로 '불한당'에서도 장혁을 사랑했거든요 ㅎㅎ 하지만 이로써 김정태라는 배우가 얼마든지 다양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증거 자료는 남긴 셈입니다. 언젠가는 그의 꿈도 이루어지겠지요.

저도 이미 작년부터 응원하고 있는데 아직도 조폭 관련 시나리오만 들어오고 있다니 참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모처럼의 예능 출연을 기회로 이미지 쇄신을 해보고자 노력하는 자세 또한 가상하기 이를 데 없으니, 아무쪼록 영화나 드라마 관계자님들이 하루빨리 배우 김정태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의 새로운 매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신선한 배역으로 초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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