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6/07 (5)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셰어하우스 '벨 에포크'에는 다섯 명의 청춘 여성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생활고와 동생의 병원비 때문에 아르바이트와 휴학을 반복하느라 28세가 되도록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윤진명(한예리), 첫사랑이자 현재의 남자친구인 고두영(지일주)에게 헌신을 바치지만 그 대가로 헌신짝 취급을 받고 있는 22세의 순정파 여대생 정예은(한승연), 유부남을 포함해서 돈 많은 세 명의 애인 사이를 오가며 한 달에 800만원 가량을 물쓰듯 사용하는 24세의 꽃뱀(?) 강이나(류화영), 예쁘고 똑똑하고 성격 좋지만 당최 남자가 붙질 않아 모태솔로임을 한탄하는 22세 여대생 송지원(박은빈), 그리고 갓 스무 살의 신입생으로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고 수줍은 유은재(박혜수). '청춘시대'는 제각각 다른 개성을 지닌 이 여성들의 캐릭..
참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 '부산행'... 한국형 좀비 영화라고 해서 내 취향은 아니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모처럼 외출이나 해보자 싶어서 개봉일에 맞춰서 갔다.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는 재미있게 볼만했다. 스토리는 평범하지만 기차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사투와 탈출의 과정 등이 제법 긴박감 넘치게 그려졌고, 새롭지는 않아도 절실한 주제의식이 한층 뚜렷이 드러났다. 냉정한 워커홀릭 펀드매니저 석우(공유)는 아내와 별거 중이며 유치원생인 딸 수안(김수안)과 홀어머니(이주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수안이가 자기 생일 선물로 부산에 있는 엄마를 꼭 만나게 해달라며 조르기 시작한다. 아빠가 바쁘면 자기 혼자서라도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으니 허락만 해달라는 딸의 애원에 미안해..
'칸의 여인' 전도연이 오랜만에 브라운관 복귀를 선언하며 화제를 모은 드라마 '굿와이프'의 첫방송이 전파를 탔다. 전도연 뿐만 아니라 유지태, 김태우, 윤계상, 김서형 등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의 묵직한 이름만으로도 '굿와이프'는 관심이 끌리는 작품이었다. 더욱이 최근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미드(미국 드라마)의 한국판 리메이크작이라는 점에서도 궁금증이 일었다. '굿와이프'는 15년 동안 남편 이태준(유지태)의 그늘에서 살아왔던 김혜경(전도연)이 갑작스레 남편의 그늘 밖으로 밀려나와 홀로서기를 하게 되는 과정부터 시작되었다. 강직하고 실력있는 검사로서 장래가 촉망되던 이태준은 금품 비리와 성상납 혐의로 구속되었고, 설상가상 매춘부와의 은밀한 관계가 찍힌 동영상까지 외부로 유출되며, 가정주부 김혜경의 평화롭던 ..
젊은 연예인들 중 누군가가 불시에 죽음을 맞이하면, 나는 그가 생전에 출연했던 작품들을 다시 찾아보며 회상에 잠기곤 한다. 한창 살아야 할 젊은 나이에,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우월한 외모와 특출한 끼와 재능을 지녔으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그 모습을 좀 더 오래 보여주지 못하고 일찍 떠나가야 했던 운명이 안타까워서인 것 같다. 특히 최근 세상을 떠난 배우 김성민은 각종 인기 드라마와 예능을 통해 대중에게 매우 친숙한 연예인이었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졌던 인물이라 더욱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장기 기증을 통해 무려 5명에게 새로운 인생을 선물하고 떠날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은 적잖은 위로가 되어 주었다. 나는 그리운 마음에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와 예능 몇 편을 다시 시청했다. 드라마 ..
7월의 시작이다. 6월 내내 기상청에서는 수없이 장마라고 외쳐댔지만 속시원히 비 한 번 뿌리지 않더니, 오늘은 하루종일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도대체 '마른 장마'라는 기상천외한 말은 어디에서 생겨난 것인지, 비가 안 오는데도 그걸 장마라고 할 수 있는 건지 참 아리송했는데, 아무튼 오늘부터는 제대로 장마인가보다.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h_w_0_5/220274886464그런데 '마른 장마'보다도 더욱 거슬리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장맛비'다. '장마'와 '비'의 합성어임은 분명한데, 굳이 사이시옷을 넣어서 표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맞춤법이 수시로 개정되기 때문에 나 역시 현재는 어떤 것이 맞다고 확신할 수 없긴 하지만, 언제부턴가 사이시옷이 지나치게 많이 사용되는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