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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스페셜, 타진요는 왜 얼굴을 가렸을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MBC 스페셜, 타진요는 왜 얼굴을 가렸을까?

빛무리~ 2010. 10. 2.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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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의 학력 논란에 대해 저는 꽤 오랫동안 전적으로 타블로를 믿고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는 대놓고 거짓말을 할 사람 같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허황된 말들을 믿기보다는, 내 눈에 성실한 사람으로 보였던 타블로를 더 믿었기에 신경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게 아닌가?" 하는 순간이 오더군요. 타블로가 몇 명의 네티즌을 정식으로 고소하고 난 후의 일이었습니다. 오죽하면 고소까지 했을까 하고 무심히 지나치는데, 갑자기 어떤 '힘있는 네티즌'이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카페)의 편을 들고 나섰다는 소식이 눈에 띄었던 것입니다.

그 입장을 요약하자면, 석연찮은 일에 대한 네티즌의 의혹 제기는 사회 정의를 위해 당연한 것인데, 힘없는 일반인에 불과한 네티즌을 상대로 전문가인 변호사 등을 동원하여 정식으로 싸움을 시작하는 타블로 측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면서, 이제 약자가 되어버린 네티즌 '타진요'를 위해 자기가 물심양면으로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정작 그 네티즌이 뭘하는 사람이었는지는 당시에도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그 소식은 또 한 차례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에 이어서 타블로의 치졸한 대응 방식을 규탄하며 타진요의 편을 드는 기사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지요. 대체 그 '힘있는 네티즌'의 정체마저 모호한 상황에서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들이 얼마나 유혹적이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지금도 기가 막힙니다. 


큰 관심 없이 사태를 담담히 지켜보며 속으로는 타블로를 믿고 있던 저 같은 사람마저 "나는 그 방면에 문외한이라 잘 모르겠지만, 전문가이며 내노라하는 사람들이 저렇게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확실히 뭔가 이상한 점이 있기는 있나 보구나..."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으니까요.

타진요와 상진세(상식이 진리인 세상, 카페) 측 사람들은 정말 지치지도 않고 꾸준히 공격을 계속했습니다. 그 집요한 자세는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현혹하는 면이 있었습니다. 대체 왜 그렇게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일까? 세상에 그토록 할일없는 사람이 많은 것일까? 왜 점점 더 카페 회원수는 늘어나는 것이며, 그들의 주장은 날이 갈수록 조금도 수그러들 줄을 모르고 일파만파 널리 퍼져나가는 것일까?

자신들은 절대 악플러가 아니며, 다만 진실을 규명하고 싶을 뿐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왠지 점점 더 믿을만한 것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고의적으로 학력을 속여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 참으로 많은 이 시대, 이 사회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타블로라는 연예인을 타겟으로 삼아, 이 기회에 궁극적 변화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용감하게 총대를 멘 사람들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원래 귀가 얇지 않고 상당히 고집이 센 편이라 웬만해서는 타인의 말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편인데, 이런 제가 속절없이 넘어가고 말았으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지만 똘똘 뭉쳐서 굴러다니는 거짓의 힘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자, 그리고 이제 드디어 모든 의혹을 증명하기 위해 타블로와 더불어 그의 모교인 스탠포드 대학을 방문했던 'MBC 스페셜 - 타블로, 스탠포드에 가다' 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상진세 측에서 방송보류가처분 신청까지 했지만 기각되었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방송이 무사히 전파를 타게 된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타블로의 완승이었습니다. 진실을 말한 것은 타블로였고, 그 말을 믿지 않고 이상한 소리들을 만들어 낸 것은 타진요와 상진세 측이었습니다.

스탠포드 측은 "우리 졸업생의 보호를 위해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적극협조할 방침을 전했으며, 타블로의 성적표는 스탠포드 전산망에서 바로 뽑아 제시되었고, 씰에 대한 논란도 왜 그런 상황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의혹의 여지 없이 상세하게 설명되었습니다. 논문을 쓰지 않고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원칙 또한 담당자에 의해 분명히 밝혀졌고, 학점에 대한 논란도 현재 스탠포드에 재학중인 한국 학생이 적극적으로 해명해 주었습니다.

스탠포드 교무과장 톰 블랙은 타블로가 정상적으로 스탠포드를 졸업했다는 증거 서류를 두고 말하길 "나는 이 서류를 지지하며, 이 서류를 가지고 미국 법원에도 설 수 있고, 대한민국 법정이나 국제법정에라도 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타블로와 함께 대학에 다니던 사람들은, 학창시절 가난해서 샌드위치를 만드는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던 타블로의 추억을 되살리며, 그를 두고 '샌드위치 맨'이라는 노래까지 만들어 불렀음을 말해 주었고, 대니얼 선웅 리를 기억하고 있는 교수님도 오랜만에 만난 그의 손을 잡으며 반가워했습니다.

제시된 모든 증거는 명백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증거들보다도 더 제 마음에 확신을 준 것은, 화면에 모자이크 처리되어 나오던 타진요 사람들의 얼굴이었습니다.


타블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모두 얼굴과 이름이 화면에 정확히 드러났는데, 그를 비판해 온 타진요 사람들은 얼굴도 흐릿할 뿐 아니라 이름조차 닉네임으로 대신했습니다. 이것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그들의 주장이 정정당당하다면 왜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 것입니까? 정말 악플러가 아니라 사회 정의를 위해 거리낌 없이 나선 것이라면, 마땅히 용감하게 자신을 드러내야 옳지 않겠습니까?

타블로의 눈물은 가슴 아팠지만 그것이 증거가 될 수는 없었고, 스탠포드 측에서 제시한 증거 자료들조차... 아주 지독한 악의를 품고 해석한다면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MBC 스페셜'과 타블로가 짜고 그 담당자들을 매수함으로써 만들어낸 것이라고 우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작정하고 우긴다면 못할 것도 없겠지요. 그러나 정작 앞에 나서서 의혹을 제기한 본인들이 얼굴과 이름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은... 그 어떤 이유로도 설명할 수 없는, 그들이 정당하지 않다는 명명백백한 증거였습니다.

그들은 자기들만의 상식으로, 자기들이 믿고 싶은 것만을 믿었고, 남들에게도 그럴 것을 강요해 왔습니다. 자기와 함께 스탠포드에 가서 학력을 입증하라고 타블로에게 먼저 권유한 사람이, 막상 기회가 오자 사정상 함께 갈 수 없다고 뒤로 빼었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담당 PD의 개인정보를 빼내어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행위는 또 무엇입니까? 이것은 전형적인 악플러, 그 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악플러의 행태가 아니겠습니까? 정말 한탄스럽게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 유치한 악플러의 수작에 놀아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혼자 생각할 때는 울지 않는데 말로 하려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억울해서 우는 것도 아니고, 누구를 원망하거나 창피해서 우는 것도 아니라고... 그냥 너무 벅차서 그럴 뿐이라고 타블로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까지는 5~6년간의 노력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모두 없어지는 것은 단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고... 내가 얼마나 밉보였으면, 얼마나 반감을 살만한 모습으로 살아왔으면 이렇게 되었을까 하고 되뇌이면서 또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그가 쌓아올린 것들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달이 구름에 가리워지는 것처럼, 그렇게 일시적으로 어두워졌을 뿐입니다. 구름이 걷히면 달은 밝은 자태를 드러내듯이, 그가 노력해서 이루어낸 것들은 고스란히 그대로 남아서 다시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눈물을 닦으며 "죄송합니다. 저 괜찮아요."라고 의연히 말하는 그의 모습은 참으로 대견했습니다. 그 말처럼 다 괜찮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 주어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언젠가 '무릎팍 도사'에 나와서도 말했듯이 그는 친한 친구의 죽음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고 우울증 치료를 받았을 정도로 심성이 여린 사람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억울함과 마음 고생은 타인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무게였을진대, 아마도 그의 곁을 지켜 준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이 큰 힘이 되었을 듯 싶습니다. 정말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그가 살아 주어서, 많은 사람들은 끔찍한 죄를 저지르는 인생의 덫을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산케이신문에는 한국의 네티즌 문화를 가리켜 '형태는 알 수 없지만 대단한 살상 능력을 갖춘 괴물'이라고 표현한 칼럼이 실렸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배우 최진실, 정다빈 등 많은 스타 연예인들이 자살에 몰렸다고 말입니다. 부인하고 싶지만, 부인할 수 없다는 사실이 저의 마음을 매우 서글프게 합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살아남아 준 타블로가 더욱 더 고마워지는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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