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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최홍만의 눈물에 가슴아팠던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강심장' 최홍만의 눈물에 가슴아팠던 이유

빛무리~ 2010. 10. 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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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특집 방송의 '강심장'은 격투기 선수 최홍만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는 약 2개월 전에 그를 떠나간 여자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렸지요. '나를 울린 K양' 이라는 토크의 제목을 보고 강호동이 어떤 장르의 이야기냐고 묻자, 그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고 거침없이 대답하더군요.

'다람쥐'라는 애칭으로 부르던 그 여자친구는 최홍만이 건강의 악화와 각종 루머들로 힘겨워할 때, 항상 곁을 지키며 위로해 준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운동을 쉬면서 모든 일에 의욕조차 잃고 있는 모습도 오랫동안 인내해 주었고, 주변에서 누군가가 조금이라도 그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하거나 놀려대는 소리가 들려오면, 자기가 나서서 상대방을 나무라며 최홍만을 보호해 주었다고 합니다. 여자친구의 체격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모르나 최홍만의 곁에 있으면 무조건 어린애처럼 보였을 텐데, 그 장면을 상상하니 왠지 배시시 웃음이 나오더군요.


하지만 유난히 기운을 잃고 있던 어느 날, 여자친구는 의기소침한 홍만의 모습을 보다못해 밥상을 뒤집어 엎고(^^;;) 떠나가 버렸답니다. 운동선수는 운동을 할 때 가장 멋있는데, 재기하려는 노력도 없이 이렇게 주저앉아 있을 거라면 다시는 내 얼굴을 볼 생각도 하지 말라면서 그렇게 떠나는 모습을, 최홍만은 하얀 티셔츠에 김칫국물과 간장게장이 쏟아진 상태로 멍하니 보고 있었다는군요. 다람쥐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상당히 터프한 여자친구였나 봅니다.

그렇게 떠나가서 2개월째 만나지 못한 여자친구를 향해, 최홍만은 진실한 그리움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함께 있을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미안함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이제 운동도 다시 시작할 거고, 모든 일에 정말 열심히 살아갈 테니까 돌아와 달라고 호소하는 최홍만의 목소리를 그녀도 들었겠지요. 그녀가 아픈 마음으로 떠나가면서 바랬던 것도 바로 이런 모습이었을 테니까, 변하지 않은 사랑으로 그녀는 꼭 돌아올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저 평범한 연인들의 사랑이야기 같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왠지 덩달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TV에 나와서 자기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며 눈물짓는 사람들은 정말 많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저는 그냥 담담히 지켜 볼 뿐입니다. 드라마 속 인물에 비해 오히려 현실 속의 인물은 감정 이입이 어렵더라구요..;; 때로는 그들의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때로는 악어의 눈물이나 방패막이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홍만의 눈물은 진실 그 자체였습니다. 저는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그게 어떤 것인지 잘 모릅니다. 키 218cm, 몸무게 140kg의 최홍만을 평범한 사람이라고는 말할 수 없겠지요. 마치 소인국에 찾아간 걸리버처럼, 그런 독특한 외모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는 언제나 그의 외모를 보고 놀라워하는 타인들의 갖가지 궁금증과 호기심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최홍만씨도 경차에 탈 수 있나요?" 등과 같은 질문도 하는 입장에서는 별 것 아니겠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내색하지 않을 뿐 의외로 힘든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물며 크게 특이할 것 없는 왼손잡이 친구의 경우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을 보면 다들 대수롭지 않게 '왼손잡이신가봐요?" 라고 묻지. 그 사람은 한 번 물어본 것뿐이지만, 나는 평생동안 수백 수천 번을 들은 질문이거든." 평범하지 않다는 것,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이렇게 불편한 일입니다.


최홍만은 십자수를 취미로 삼을 만큼 섬세한 성격을 지녔고, 가끔 TV에 출연하여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무척이나 마음이 여린 듯 싶더군요. 그런 사람이 어울리지도 않게 거인 같고 야수 같은 외모를 지녔으니, 자기를 향해 쏟아지는 신기한 시선들과 온갖 수군거림을 감당하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언제나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웃으며 살아가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괜찮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

그러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다람쥐처럼 귀여운 여자친구는 언제나 든든한 그의 편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의 고통을 다 이해하고, 조금이나마 세상의 차가운 공격을 덜 받을 수 있도록 그를 감싸서 보호해 주었습니다. 지친 그를 끊임없이 격려하며 재기할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그 배려와 노력에 좀 더 일찍 부응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잠시나마 그녀를 떠나가게 했다는 사실이 최홍만에게는 더없이 후회스럽고 아픈 기억일 것입니다. 


2006년경, 그가 '해피선데이 - 여걸6'에 출연했을 당시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이질감이 느껴지는 외모 때문에 처음에는 흠칫 했으나, 곧이어 그가 보여주는 예능감 덕분에 즐겁고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었지요. 일본에서 외롭게 홀로 격투기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한국 사람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고 매일 다짐하며 열심히 훈련했다고 하더군요. 작년에는 일본 영화에서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부하로 출연했던 사실 때문에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그의 속마음은 결코 그렇지 않았을 거예요. 

남들과 달라서 더 많이 외로울 수밖에 없었던 최홍만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에 저는 진심으로 함께 기뻐합니다. 아무쪼록 그녀가 1분 1초라도 빨리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최홍만은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밝게 웃으며 살아가지만 속으로는 누군가 항상 곁에서 자기의 속마음까지 이해해 주기를 간절히 바랬을 거예요. 저는 그가 다시는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든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소외당하고 외로웠던 모든 사람들이 이제는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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