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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물고기' 뻔한 복수극이라도 기대되는 이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황금물고기

'황금물고기' 뻔한 복수극이라도 기대되는 이유

빛무리~ 2010. 5. 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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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종영한 '살맛납니다'의 뒤를 이어 MBC의 새 일일드라마 '황금물고기'가 첫 전파를 탔습니다. 솔직히 벌써부터 "자칫하면 막장이다" 라는 분위기를 솔솔 풍기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드라마의 대략적인 시놉시스를 미리 접하게 되면서, "아, 그래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어제 일부러 기다리고 있다가 첫방송을 시청했습니다. 우선 첫 느낌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어요.


(저는 스포를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아주 즐기는 편이다보니, 이 리뷰에도 꽤 많은 스포가 들어가 있군요. 이제 막 시작되는 드라마에 처음부터 김빠지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여기서 접으셔도 좋습니다..^^)

1. 매혹적인 중견배우들의 유혹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었던 박상원이 '미워도 다시한번 2009' 에 출연한 이후로는 꾸준히 모습을 바춰 주고 있네요. 1992년 '여명의 눈동자' 이후 그에 대한 호감을 버리지 않고 있는 저로서는, 그의 중후한 모습을 일일드라마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퍽이나 기대되는 일입니다.


그는 젊은 시절보다 지금, 연기력이 월등히 좋아진 것 같다고 저는 느끼고 있습니다. 젊어서는 그가 맡은 캐릭터 자체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인기를 얻었다면, 지금은 그때만큼 폭발적인 이슈를 몰고 오지는 않더라도 출연하는 어느 드라마에서건 확고한 중심을 잡아 줄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이고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군요.

김범과 박상원 때문에라도 끝까지 의리를 지키려 했으나 끝내 '선덕여왕'에 밀려 중간에 놓고 말았던 작품 '드림'은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서도 박상원의 악역은 엄청난 빛을 발했습니다. 강렬하지 않은 평범한 얼굴에 선량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서, 그렇게 비열하고 냉혹한 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주다니 감탄스러웠지요. 이번에는 그의 원래 이미지에 걸맞게 '착하고 다정한 키다리아저씨' 역으로 등장할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또 한 명의 배우는 윤여정입니다. 중견 연기자들은 대부분 그렇지만, 특히 윤여정씨는 어떤 역할로 나오시든간에 처음부터 그 역할에 동화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화선지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그 가냘픈 몸 안으로 캐릭터가 순식간에 쏙 스며들어 버리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이번에 그녀가 맡은 역할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복수하게 만드는 결정적 빌미를 제공하는 악역인데다가, 첫방송을 보니 수십년간 자기 가족들에게까지 철저히 속마음을 숨기고 살아왔을 만큼 무서운 캐릭터입니다. 어린 시절의 이태곤을 진심으로 미워하고 구박하면서도 남편과 가족들 앞에서는 제일 극진하게 챙기는 척 하는 그 모습은 '못된 양엄마'의 전형이긴 했지만 그래도 윤여정을 통해서 표현되니 제법 소름이 끼치더군요. 박상원과 윤여정을 매일 브라운관에서 볼 수 있게 된 사실이 저는 매우 기쁩니다.

2. 약간은 새로운 주인공의 캐릭터


요즈음 저는 식상함에 지쳐 있는 느낌입니다. 괜찮은 드라마들은 모두 수요일과 목요일에 집중되어 있고, 다른 날들은 그다지 마음을 채워주는 작품이 없어요. 매일의 즐거움을 제공해 주던 '지붕뚫고 하이킥'이 종영한 이후부터 조금씩 지루함이 쌓여 갔던 것도 같습니다. 게다가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기면서 예능도 너무 오랫동안 결방되었고, 모처럼 기대했던 이병훈의 사극은 좀처럼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네요.

이런 상황이다보니 약간은 자극적인 것을 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황금물고기'의 주인공인 이태곤의 캐릭터는 왠지 이러한 식상함과 지루함을 살짝 깨뜨려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이제까지 보던 복수극의 주인공과는 좀 다른, 훨씬 더 철저한 냉혹함을 보여줄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냉혹함과 잔인함이란, 보통 주인공의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뼈에 사무치는 원한을 품고 복수를 시작했다 해도, 근본적으로 선량하고 마음 따뜻한 주인공은 언제나 심하게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얄궂게도 거의 언제나 원수의 자식을 사랑하게 되지요..^^;; 이런 설정은 제가 수목요일에 조금씩 곁눈질하고 있는 '검사 프린세스'에서도 등장하는 듯 싶습니다. 마혜리(김소연)에게 불순한 의도로 접근했으나 점점 그녀에게 빠져들어가면서 지독한 괴로움에 휩싸이는 서인우(서변. 박시후)의 모습이, 글쎄 멋있기는 한데 솔직히 식상하더라구요. 그런 비슷한 캐릭터는 한두번 본 게 아니라서 말이죠.

그런데 '황금물고기'의 이태곤은 양모의 구박을 받으며 자라온 23년 동안 가슴에 서리서리 한이 맺혔을 뿐 아니라, 이제 새롭게 어떤 충격적 진실을 알게 될 예정입니다. 그 후에는 모든 사랑과 은혜를 깨끗이 잘라내고, 완전히 복수 쪽으로 마음을 굳힐 모양이더군요.


이렇게 심성이 차갑고 무서운 주인공이라니... 조금은 새롭지 않나요? ㅎㅎ 아무리 양모가 못되게 굴었다지만, 양부는 친자식보다 못할 것 없는 진심과 애정으로 자기를 양육해 주었는데... 게다가 그의 딸 조윤희와는 오랜 세월 동안 깊은 사랑을 키워 왔는데, 이 주인공은 삽시간에 '나쁜 남자'가 되어 그 집안 전체를 몰락시킬 모양입니다.

후반의 전개는 오히려 좀 걱정스럽습니다. '복수의 시즌제'라고 미리 천명했듯이, 초반에는 남주인공의 처절한 복수가 전개된다면 후반에는 그를 향한 여주인공의 재복수가 시행될 예정인데, 이건 아무리 부인하고 싶어도 너무 짙은 막장의 향기가 풍기거든요. 현재 방송되고 있는 아침드라마 '분홍립스틱'의 설정과 일부분 겹치는 느낌도 들구요. 여주인공이 자기를 사랑하는, 나이 많은 후원자를 만나게 된다는 설정까지 말입니다. 박은혜에게는 독고영재가, 조윤희에게는 박상원이 그 역할을 해 주겠군요.


하지만 일단, 후반에 대한 염려는 접어두고, 비교적 새롭게 느껴지는 초반의 전개를 관심 깊게 지켜보려 합니다. 조금은 독특한 남주인공의 캐릭터를 잘 살릴 수만 있다면, 그래도 절반의 성공은 보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제까지 복수극의 주인공들이 너무 착하고 따뜻했던 것에 비해서는 무서울 정도로 냉혹하지만, 이따금씩 그의 내면에서 언뜻 언뜻 비치는 고뇌가 잘 표현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도 주인공인데 너무 독하고 악하기만 하면 안되잖아요. 저는 어쨌든 기대를 좀 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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