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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서우와 천정명의 불협화음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신데렐라 언니

'신데렐라 언니' 서우와 천정명의 불협화음

빛무리~ 2010. 4. 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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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2회에서는 주요 출연진들 간의 내공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1회에서는 이미숙의 고혹적인 요부 연기와 기대 이상의 변신에 성공한 문근영의 존재감 때문에 살짝 가리워져 있었던 구멍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지요.

1. 서우 - 도를 넘어선 치근덕거림... 귀여운 게 아니라 귀찮다


솔직히 1회에서도 효선(서우)의 이미지가 썩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예능 출연에서 보여준 서우의 태도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도 그 방송을 보았으나 고의성은 없는, 단순한 실수라고 느꼈기 때문에 그녀에게 가해지는 호된 비판에 동참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와는 상관없이 드라마의 뚜껑을 열어 보니, 분명 선한 역할이라고 알려져 있던 구효선의 캐릭터가 의외로 첫방송부터 비호감의 수증기를 모락모락 피워내고 있더군요.


단체로 무릎꿇려져 벌을 받고 있던 일꾼들을 위해서 자기 아버지에게 매달려 애원하는 모습이 처음에는 귀여웠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에게 보이지 않도록 고개를 숙이고는, 나오지도 않은 눈물을 훔치며 우는 시늉을 하는 순간, 생각지도 않은 여우짓에 깜짝 놀라고 말았지요. 물론 의도가 좋았기 때문에 여우짓을 했다고 나쁘다 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지극히 순수한 캐릭터라고만 생각했던 구효선이, 사실은 얼마든지 눈가리고 아웅하며 뒤로 호박씨를 깔 수도 있는 인물임이 드러난 셈이었습니다.

송강숙(이미숙)에게 심한 집착을 보이며 계속 안기고 쓰다듬어 달라 떼쓰는 모습을 보았어도, 1회에서는 그저 가엾게만 보았습니다. 어려서 엄마를 잃은 탓에 애정결핍 증세를 보이는 것쯤으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2회에서 보니까 단순히 그런 것만은 아니더군요. 효선이는 세상 모든 사람이 자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마땅히 사랑해주어야만 한다는, 지극히 어린아이다운 욕심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부친 구대성과 결혼하여 어머니가 된 송강숙에게 그러는 거야 뭐 이해할 수 있다지만, 노골적으로 귀찮아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달라붙으며 치근덕거리는 모습을 보니, 제가 다 귀찮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의붓 언니 송은조(문근영)에게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오빠처럼 따르는 홍기훈(천정명)에게도 마찬가지였고, 자기가 짝사랑하던 학교 친구 동수에게도 역시 그랬습니다.

귀찮아 하는 기색이 역력한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쫓아다니며 조잘조잘 떠들어대고, 답장이 없어도 열 몇 통씩 문자를 보내며, 바쁘게 일하러 다니는 사람의 앞을 가로막고 계속 뭔가를 해달라고 요구하며 징징거립니다. 처음에는 생기발랄하고 귀여운 소녀의 모습으로 보였으나, 단 2회만에 질려 버리더군요.


구효선의 캐릭터는 순수함과 선량함으로 어필하며 초반에 확실한 호감을 얻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우는 시늉을 하는 여우짓에, 무작정 매달리고 치근덕거리는 스토커(?) 짓까지 하면서 지겨운 느낌을 주고 있으니 참 큰일이네요. 차라리 매사에 반항적으로 톡톡 쏘는 송은조의 태도가 멋지고 쿨하게 느껴질 지경입니다.

이렇게 되면 효선이가 처음에는 선역이었다가 차츰 악역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이 실감나게 그려지지 못할 테고, 극적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우의 예능 출연으로 인해 가뜩이나 상황이 안 좋은데, 효선의 캐릭터조차 이렇게 그려지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2. 천정명 - 어색하고, 가볍고, 어리다


홍기훈(천정명)이라는 캐릭터는 현재 시점에서 거의 완벽한 남성상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재벌가의 사생아라는 비극적 출생과, 사춘기 때 몹시 방황했던 어두운 추억을 가지고 있으나, 지금은 그 아픔을 극복하고 건실한 청년으로 거듭났지요. 송은조(문근영)에게는 그야말로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존재로, 어른스럽고 든든한 연인이 되어 줄 인물입니다. 그런데 현재 천정명이 표현하고 있는 홍기훈은, 너무 어리고 가볍습니다.

예전에는 천정명이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 언뜻 생각나는 작품은 '똑바로 살아라', '굿바이 솔로', '여우야 뭐하니' 정도인데 연기력이 출중하지는 않았어도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지금껏 그가 맡았던 배역은 모두 '어른스럽지 않아도 되는' 역할이었던 것 같군요.


고현정보다 9살 어린 연인으로 등장했던 '여우야 뭐하니'에서는 풋풋한 연하남의 모습을 보여주면 되었고, 노주현의 어리버리한 신입 매니저 역할을 맡았던 '똑바로 살아라'에서는 갓 데뷔한 신인의 어리버리함이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져 오히려 자연스러웠습니다. '굿바이 솔로'에서도 장난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허풍쟁이 카페 종업원으로서, 특별히 어른스러워야 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그 동안 천정명이 맡아 온 캐릭터는 듬직한 오빠라기보다는 동갑내기 또는 연하남의 친근하고 귀여운 이미지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릅니다. 송은조와 나이차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홍기훈은 그녀에게서 사춘기 때 방황하던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안스럽게 여기며, 적극적으로 그녀를 앞에서 이끌어 주려고 하는, 인생의 스승이며 오빠이며 연인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도무지 어울리지를 않습니다.

표정도 그렇지만 특히 목소리가 너무 어리고, 툭툭 내뱉는 듯한 말투에서는 자상함보다 장난기가 느껴집니다. 키다리 아저씨가 아니라 여전히 예전처럼 귀여운 연하남의 느낌이에요. 게다가 군 제대 후 얼마 안되어서인지 예전보다도 훨씬 뻣뻣하고 어색한 느낌마저 듭니다. 그리고 문근영의 연기가 한층 성숙해지다 보니, 둘이 함께 있으면 차라리 송은조가 누나처럼 홍기훈을 이끌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생아인 그의 존재가 거슬리는 본가의 이복형들이 자꾸만 찾아와 기훈을 괴롭힙니다. 물론 기훈의 입장에서도 못마땅한 손님일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같은 대사를 하더라도 연기자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은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형들이 부당한 요구를 하며 핍박할수록, 홍기훈은 차갑고 당당하고 기품있는 태도로 상대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반항으로 가득찬 눈빛과, 말끝을 껄렁하게 시비조로 올리는 천정명의 연기는 참으로 어리고 미성숙한 동생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홍기훈 캐릭터, 참 매력 없어요. 그가 형을 상대하는 말투에서는 "웬 동네 양아치?" 이런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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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의 느낌은 2회까지 시청한 지금도 매우 좋습니다. 문근영, 이미숙, 김갑수... 이 세 사람이 있는 한 드라마가 절대 망하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러나 주요 인물인 서우와 천정명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어서 약간 걱정스럽군요. 게다가 이제 머지않아 합류할 옥택연 또한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기에 염려는 더욱 커집니다. 기존 캐릭터들이 탄탄하게 뒷받침을 해주어야, 불안한 신입이 들어와도 흔들리지 않을텐데 말이에요.


구효선의 문제는 캐릭터를 조절하여 너무 치근덕거리지 않게 해야 할 것이며, 서우 또한 손발이 오그라들도록 과하게 귀여운 척을 하지 말고 좀 차분한 연기를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천정명은 우선 힘을 빼고, 표정과 목소리를 중후하게 만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둘 다 너무 가볍게 떠다니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녹아들어가지 못하고, 익은 밥 사이에서 따로 놀고 있는 덜 익은 콩 같다고나 할까요. 하루빨리 문제점을 보완하여 '신데렐라 언니'를 더욱 멋진 드라마로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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