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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언니' 문근영의 상큼한 악녀 변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신데렐라 언니

'신데렐라 언니' 문근영의 상큼한 악녀 변신

빛무리~ 2010. 4.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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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예능에 출연해서도 너무 순둥이같은 모습을 보여 주었기에, 문근영이 얼마나 악역을 실감나게 소화해낼 수 있을지는 약간 염려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일단 합격점을 주어도 될 것 같군요. 그지없이 순한 얼굴인데 시퍼런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보니, 재작년 S본부의 최연소 연기대상 수상자라는 것이 새삼스레 느껴졌습니다.


악녀 연기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이미숙의 서포트를 받고 있다는 것은 문근영에게 있어 매우 큰 행운이라고 여겨집니다. 마성(魔性)의 모녀, 송강숙과 송은조의 호흡이 얼마나 잘 맞는지에 따라 이 드라마의 성패가 좌우될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출발은 매우 순조로웠습니다. 이미숙의 능란함과 문근영의 풋풋함이 어우러지며, 엄마와 딸은 거의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어 악녀 연기의 최고봉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선역인지 악역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복잡한 캐릭터가 요즘의 대세지요. 사람의 마음을 쉽게 홀리고, 집착하게 만들고, 타인의 것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 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송강숙과 송은조는 악역이 맞지만, 역시 꼭 그렇게 볼 수만은 없는 내면의 깊은 슬픔이 저절로 우러나며 그녀들을 미워할 수 없게 합니다.

특히 송은조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녀는 태어나면서부터 아무것도 갖지 못했고, 지금껏 아무것도 갖지 못한 채 살아왔습니다. 어미가 100명의 남자를 전전하는 와중에 태어난 그녀는 아비가 누구인지도 모릅니다. 처음부터 핏줄에 대한 애정이나 자긍심 따위는 가질 수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차라리 어려서 좋은 가정에 입양이라도 되었더라면 따뜻한 보금자리를 가질 수 있었을지 모르나, 한 번도 그녀를 놓을 생각이 없었던 어미는 딸의 손을 잡고 계속 수많은 남자의 품으로 옮겨 다녔습니다. 어떤 남자는 수시로 폭력을 휘둘렀고, 어떤 남자는 어린 은조에게 추행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어미는 또 그녀의 손을 잡고 정처없이 도망쳐 다른 남자의 그늘로 들어갔습니다. 몇 개월 주기로 반복되는 지긋지긋한 방황 속에, 아직 어린 그녀의 영혼은 이미 황폐할 대로 황폐했습니다. 그녀는 한 번도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자기 집을 가져 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송은조가 유일하게 가진 것이라고는 엄마인 송강숙 뿐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만큼 미워할 수밖에 없는 깊은 애증은 사람을 미치게 합니다. 어떻게든 올가미 같은 엄마에게서 도망치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연민 때문에 항상 실패합니다. 그렇게 살아온 그녀의 눈앞에 이제 처음으로 유토피아가 펼쳐졌습니다.


엄마가 이제껏 만났던 남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부(富)와 올곧음과 기품을 겸비한 구대성은 송은조에게도 완벽한 아버지가 되어 줄 인물이었습니다. 바싹 말라 있던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그녀는 구대성을 통해 모든 것을 가지려고 할 것입니다. 한 번도 누리지 못했던 아버지의 사랑, 한 번도 갖지 못했던 부잣집 딸의 특권... 그것을 구효선과 사이좋게 나누어 갖기에는 송은조의 내면이 너무도 메말라 있습니다.


이렇게 철저히 '신데렐라 언니'의 입장에서 조명된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단연 문근영입니다. '가을동화'의 어린 은서처럼, 세상 물정 모르고 여리디 여린 부잣집 외동딸 이미지가 아직도 강했던 그녀가, 이번에는 정반대의 거친 역할을 맡았음에도 쾌조의 스타트를 끊어 주었으니, 앞으로 계속될 그녀의 변신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근영이 제대로 형상화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송은조'는 가장 매력적이고 완성도 높은 악역으로 탄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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