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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드라마 분류/선덕여왕

선덕여왕, 빛나는 여성 캐릭터 열전

빛무리~ 2009. 10. 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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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이면 '선덕여왕' 39회를 시청할 수가 있겠군요. 지난번에 '선덕여왕, 완전 소중한 남성 캐릭터 열전' 을 포스팅한지가 꽤 오래 되었는데, 오늘은 또 한 번 '내맘대로 순위'를 매기며 여성 캐릭터들을 정리해 볼까 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 취향에 따라 매겨진 것이니 순위에는 너무 개의치 마시기 바랍니다...^^


1. 미실 - 절대 카리스마, "저 미실입니다..."  


'선덕여왕' 최고의 여성 캐릭터를 고현정이 연기하고 있는 미실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저 외에도 무척 많으실 것 같습니다. 아마 거의 대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제목은 선덕여왕이지만 사실 훗날의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공주의 캐릭터는 아직도 완벽히 살아나지를 못하고 있지요. 초반부터 탄탄하게 쌓아 올려진 미실의 아성을 위협하려면 솔직히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타고난 총명함과 각종 능력만을 놓고 본다면 미실과 덕만공주는 거의 엇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가로 '백성을 위하는 마음'을 본다면 아무래도 덕만 쪽으로 추가 좀 더 기운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실의 캐릭터가 훨씬 더 매력있는 이유는 대략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우선 미실은 태어날 때부터 신분상의 제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능력을 120% 발휘하여 최고 권력자의 지위에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덕만공주는 자기 힘으로 공주의 신분을 되찾기는 했으나, 실제로 그 이전까지는 별로 한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능력을 발휘함에 있어 신분의 힘을 꽤 많이 입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실은 비록 그 능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되었는지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어쨌든 자기의 능력만으로 모든 것을 이루어냈으니 그야말로 입지전적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덕만의 캐릭터가 울보 공주와 카리스마 공주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널을 뛰는 바람에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과 달리 미실의 캐릭터는 일관성이 있고 안정되어 보입니다. 심지어는 애정 문제에 있어서까지도 그 복잡한 남자관계 속에서 그녀의 마음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가 분명히 보입니다. 때때로 설원랑과 애틋한 눈빛을 나누는 장면이 아주 짧게 잡히는데 그 타임을 놓치지 않고 멜로의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해내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합니다. 그에 비해 덕만은... 음... 이따가 덕만공주편에서 서술하도록 하지요.

미실은 솔직히 인간적으로 봤을 때, 현실에 존재한다면 제가 굉장히 싫어했을 인물입니다. 그러나 드라마 상의 캐릭터로는 충분히 매력이 있네요. 선덕여왕 최고의 여성 캐릭터는 역시 미실이라는 생각에 저는 이의가 없습니다.


2. 마야황후 - "용서할 수 없는 이유... 나는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마야황후는 절대 카리스마 미실과 가장 오랜 세월동안 대적해 온 인물입니다. 바람만 세차게 불어와도 꺾어져 버릴 듯한 나약한 모습이었는데, 모진 세월의 강을 건너 저토록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변했네요.

세 아들을 어린 나이에 떠나보내고, 의지해왔던 맏딸 천명공주마저 살해당하자 마야황후의 분노는 하늘까지 폭발합니다. 그 때 마침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식인 덕만공주의 도움 요청을 받게 되고, 어머니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용감하게 딸을 도와줍니다.

덕만이 자기 신분을 되찾을 수 있었던 데에는 어머니의 도움이 굉장히 컸지요. 황실 서고에서 예언이 적힌 책을 빼내도록 도와주었고, 일식이 일어났을 때 아버지보다 먼저 일어나서 딸의 손을 잡아 일으키며, 그 수많은 백성들 앞에서 당당히 자신이 쌍생을 하였음을 인정한 사람도 어머니, 마야황후였습니다.

소화와 더불어 제2위의 자리를 약간 고민하였으나 마야황후가 우위를 차지한 이유는, 발전하는 모습이 보이는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마야황후의 모습을 보면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라는 말이 왠지 생생하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3. 소화 - "너를 위해서라면, 난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죽음도, 그 어떤 것도"

소화는 의리의 여인입니다. 타고난 능력은 정말 보잘것 없습니다. 평범 이하라고 할 수 있을 지경이지요. 언제나 실수투성이에 겁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을 친구로 두게 된다면 그것은 인생 최대의 복이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일전에 올렸던 '소화의 편지-칠숙랑에게' 편을 읽으신 한 이웃님께서 "소화가 진평왕을 친구로 생각한다는 그 상상력이 참 놀랍다" 고 과분한 칭찬을 해주시더군요. 그러나 소화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보니 마음은 자연스럽게 그 방향으로 흘러가더라구요. 소화와 진평왕은 비록 주군과 시녀 사이였지만 어려서부터 친구 같은 마음으로 흉허물없이 지내왔던 것 같아요.

덕만공주를 맡아 키우면서부터야 차츰 강한 모성애가 생겨났겠지만, 처음부터 모성애가 있었을 리는 없잖아요? 아기를 안고 도망치다가 동굴로 피신했을 때, 밖에서 불을 피우자 그 연기에 자기도 질식할 지경이면서, 아기의 입을 빨아 연기를 오히려 자기가 들이마셔 주면서까지 아기를 보호하려 했던 그 헌신적인 마음은 과연 어디에서 나온 거였을까요? 소화가 무슨 화랑들처럼 철저한 교육을 받아서, 모시는 임금에 대한 충성심만으로 그랬을까요? 언제나 자기 편을 들어주고 곁에 있어 주었던 따뜻한 친구 백정왕자님(진평왕)을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요?

나중에 덕만이 칠숙에 의해 방구석에 몰려서 위기를 맞았을 때도, 소화의 귓가에는 덕만을 부탁하던 진평왕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너밖에 없다.." 신라를 떠난지가 언제인데 임금께 대한 충성은 무슨 충성이겠어요. 소화의 마음속에 진평왕은 여전히 친한 친구, 고마운 친구니까 의리를 지키려 했던 거겠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약간 새는 이야기지만 조선초의 사육신들이 단종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이유도, 단종의 부친인 문종이 언제나 그들을 사석에서는 친구로 대해 주었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뭐 틀린 말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나이 불문,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친구로서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야만 정도 생기는 게 아닐까요?

이토록 정이 깊고 의리가 깊은 멋진 여인인데, 소화의 캐릭터는 별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약한 모습이네요. 물론 칠숙을 찌르는 순간이나, 갇혀 있던 헛간에서 덕만을 찾아 뛰쳐나가는 순간처럼 위기일발의 상황에 놀라운 순발력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여전히 소화는 강인한 캐릭터로 발전하지는 못한 듯합니다. 약간 아쉬운 면이긴 하네요.


4. 천명공주 - "너는 나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잃었어. 이제 네가 다 가져가"


천명공주는 미실에 의해 가장 처참하게 희생당한 인물입니다. 죽음의 방식 또한 그러했으나, 그보다는 오히려 그녀의 삶이 더욱 처참했습니다.

남동생들도 모두 어린 나이에 죽고, 미실에 의해 남편 용수도 죽어 청상과부로 살아가던 그녀 앞에 마지막으로 남은 동생 덕만이 나타납니다. 자기와는 쌍둥이로 태어났으니 더욱 가까운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는 궁궐에 남아 공주로 지냈는데 덕만은 사막으로 쫒겨가 그 모진 고생을 했음을 알고, 천명은 언니로서 덕만에게 모든 것을 양보하고자 합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그녀의 마음을 서글프게 했을 김유신의 변심(?)마저, 천명은 의연하게 받아들입니다.

마지막 죽음의 순간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을 걱정했던 천명공주, 그녀는 약한 듯 하면서도 강하고,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가족을 지키려 했던 더없이 용감하고 따뜻한 여인이었습니다.
(사실 천명공주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많지만, 추후 '춘추의 편지' 에 대한 답장 형식으로 된 '천명공주의 편지'를 기술할 생각이기 때문에 그것을 대비하여 이 포스트에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5. 덕만공주 - "이제 나에게 사랑은 없어요. 남은 것은 왕의 길 뿐이예요"


덕만공주가 제정신을 차린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언니 천명공주의 죽음 이후부터니까요. 솔직히 그전까지 얼마나 울고 불고 멍때리고 부들부들 떨고 헤매고 그랬는지... 정말 너무나 지겨웠습니다.

아직도 덕만공주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면 저는 아주 보기가 싫습니다. 지난번에 김유신이 영모에게 장가가기로 결정할 무렵에 좀 울었었죠? 뭐 좀 안됐긴 하지만, 유신을 남편으로 삼고 싶었다면 진즉에 노력을 좀 했어야 할터이고, 그게 아니라 신하로 삼고자 했다면 이제와서 울고불고 할 일도 아니지요. 선덕여왕은 앞으로도 종영할 때까지 제발 울지 좀 말았으면 좋겠어요.

덕만공주는 이상하게도 자기 감정에 빠져들면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요. 울보와 카리스마 사이에서 하는 널뛰기는 이제 그만두고 카리스마 쪽으로 굳혔으면 합니다. 애정 라인도 달랑 김유신하고 연결된 하나의 선밖에 없으면서 그거 하나도 감당을 못해서 흐리멍텅하게, 남자로 보는 건지 신하로 보는 건지 아리송하게 행동하다가 나중에 울고 불고 이런식이면 정말 매력없지요.

이젠 무조건 꾸준히 왕도를 닦으면서 열심히 일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우리의 여왕님은 카리스마있게 신하들을 지휘하면서 일하시는 모습이 그래도 제일 멋있더라구요. 좀 이상할지 모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여주인공의 멜로를 원하지 않습니다. 덕만이는 멜로가 안 어울리는 독특한 히로인이라서요.

지난번 남성 캐릭터 열전에서도 남자 주인공 김유신이 꼴찌였는데, 오늘 여성 캐릭터에서도 여주인공이 꼴찌를 차지했네요. 정말 기묘하게도 주인공들의 매력이 살지 않고, 서브 캐릭터들이 월등히 빛나는 드라마예요.
이 다섯명을 제외하고는 다른 여성 캐릭터가 잘 생각이 안 나는 것을 보니, '선덕여왕'은 확실히 남성 캐릭터가 훨씬 많고 화려한 사극인 것 같습니다. 비록 그 중심에는 여성이 서 있지만 말이예요.


오늘은 지난회에 이어서 우리의 여왕님이 시장경제 원리를 이용하여 어떻게 미실측에 또 한방을 먹이는지가 방송되겠군요. 재미있게 시청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집니다. 여러분도 그러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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