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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유기2' 안재현, 순둥이 아니고 독사였다. 반전 대박!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신서유기2' 안재현, 순둥이 아니고 독사였다. 반전 대박!

빛무리~ 2016. 5. 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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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간 이승기를 대신해서 그의 포지션에 투입된 배우 안재현은 '신서유기2'가 시작되기 전부터 온갖 궁금증과 우려의 중심이었다. 예능에서 완전 생초보임은 물론 배우로서도 아직 뚜렷한 이미지를 굳히지 못한 그는 모든 면에서 예측을 불허하는 순백의 물음표였다. 첫인상은 약간 날카로운 말솜씨를 지녔지만 아무튼 순둥이, 뭐 그런 정도였다. 밤새 미션톡을 기다리며 잠을 안 자는 매우 독특한 면을 지녔으나, 기본적으로는 형님들을 잘 따르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 드는 전형적인 예능 초보자의 모습이었다. 아니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런데 '신서유기2-언리미티드' 제11화에서부터 안재현은 소름돋는 진화의 과정을 보여준다. 사실 진화라기 보다는 그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돌+아이' 기질이 발현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승기가 자신의 후임(?)으로 안재현을 추천한 이유를 이제야 비로소 명확히 알 것 같았다. 어쩌면 강호동을 위해 '저팔계 삼지창'을 구입한 것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번쩍번쩍 불이 들어오며 요란한 음향 가운데 마치 "호동~ 호동~" 하고 부르는 듯한 노래 가사는 들을 때마다 웃음이 터지니, 장난감을 선택하는 안목과 센스가 대단하다. 


다음날 일정은 '낙산대불'을 구경하는 것이었는데, 편하게 유람선을 타는 관람코스와 힘들게 등산을 하는 관람코스가 있었다. 방송상으로는 둘 다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네 명의 멤버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밤새 미션을 수행함으로써 승패를 결정하기로 한다. 강호동 안재현의 '뿌뿌뿌우' 팀과 은지원 이수근의 '호오(HO) 팀'은 그렇게 대결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은지원 이수근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되었다. 힘빠진 강호동에 순둥이 막내보다야 둘 다 꾀돌이인 '호오팀'이 훨씬 우세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미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양 팀은 각기 다른 방에서 잠들되, 다음날 아침 8시까지 상대방 멤버의 얼굴에 매직으로 팬더 무늬를 그려야 한다. 양 팀에 팬더가 같은 숫자로 존재할 경우는 그림의 퀄리티가 높은 쪽이 승리하게 된다. 그런데 미션을 앞두고 강호동은 의문이 생긴다. 기껏 힘들게 잠입해서 팬더를 그려놓아도 미션 종료 전에 씻어서 지워버리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호동과 안재현은 '일단 그려진 팬더는 지우지 않기'라는 규칙을 정하고 상대와 합의하기 위해 '호오팀'의 방을 찾아간다. 


이수근과 은지원도 해당 규칙의 내용에 찬성하여 두 팀의 합의는 쉽사리 끝났다. 그런데 '뿌우우팀'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안재현은 "저 이거 가져왔는데요" 아무렇지도 않게 담담한 어조로 말하며 강호동의 눈앞에 불쑥 뭔가를 내민다. 바로 '호오팀'의 미션용 검정 매직이다. 나영석 PD는 그 매직을 나눠주면서 각 팀에 1개씩만 지급되는 것이니 간수를 잘 하라고 했었는데, 그 말을 귀담아 들은 사람이 오직 안재현밖에 없었던 것이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은 그것을 훔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고 있었다.



강호동은 '호오팀' 방에 들어서자마자 이수근과 몸싸움을 벌였고, 은지원의 시선은 그 둘에게만 향해 있었다. 그 사이에 안재현은 여유로운 몸짓으로 편안하게 매직을 훔쳐 들고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방을 나섰던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막내의 반란에 강호동은 한 팀이면서도 놀람과 감탄을 금치 못했고, 방심한 새 호되게 뒤통수를 맞은 이수근과 은지원은 어떻게든 상황을 만회해 보려 애썼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안재현이 꽁꽁 숨긴 매직을 발견하지 못한 채 결국 지쳐버린 수근과 지원은 새벽녘에 쿨쿨 잠들어 버렸다.



 

안재현의 활약은 계속되었다. 도대체 잠은 언제 자는지 새벽같이 일어나 세수를 마친 안재현은 미션 종료 40분 전에 칼 같이 강호동을 깨운다. 상대팀의 방문을 살살 밀면서 강호동의 머리 위로 떨어질 뻔한 물병을 잽싸게 잡아채고, 조금 열린 틈새로 종잇장같이 빠져나가 캐리어 부비트랩을 치우면 비로소 강호동이 입장한다. 세상 모르고 잠든 은지원의 얼굴에 강호동과 안재현이 합작으로 팬더 눈두덩을 그리는 데 성공하고, 뒤늦게 정신 차린 이수근이 은지원을 깨우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뿌뿌뿌우팀'의 완벽 승리다. 



사실 안재현이 없었다면 강호동의 승리는 불가능했다. 솔직히 강호동은 승리를 위해 아무것도 한 일이 없었다. 상상 초월하는 안재현의 기지와 순발력에 그저 감탄을 거듭할 뿐이었다. "이래서 젊은 피, 젊은 피 하는구나!" 중얼거리는 강호동의 모습은 좀 짠해 보이기도 했다. 넘치는 에너지로 "야생 시베리안 수컷 호랑이!" 를 호기롭게 외치던 '1박2일' 시절의 모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강호동은 계속 안재현을 가리켜 "보통내기가 아니야~ 와, 독하기가~ 순둥이는 무슨~ 독사, 독사!" 하면서 혀를 내둘렀다. 


미션 수행에 눈부신 능력을 발휘하며 독한 기질이 있다는 점에서는 이승기와 비슷하지만, 자타공인 브레인이었던 이승기와 달리 안재현에게는 생뚱맞은 백치미가 있었다. 사자성어 퀴즈에서 '춘하추동'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대뜸 '춘하신년'이라고 말해버리는 식이다. 이수근처럼 일부러 웃기려는 것도 아닌 듯한데, 너무 태연하게 말하니 오히려 그게 더 웃기다. 게다가 숙소에서 계속 공부한답시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는 사실이 또 더 웃기다. 강호동은 말했다. "넌 특별해. 너는 우리 바보 셋한테 위로받는 몇 안 되는 바보야!" 



반전을 거듭하는 안재현의 캐릭터가 너무 경이로워선지 이수근은 손 잡고 파이팅을 하던 중에 불쑥 말했다. "얘 몸이 차갑네. 진짜 흡혈귀 아냐? 얼굴은 하얘가지고 몸 차고 손 차고 핏기 없고... 어제 왠지 목이 간질간질하더라!" 예능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외모적 특징까지도 새로움과 신선함을 더한다. 그런데 안재현이 그와 같은 외모를 갖게 된 이유는 선천적 체질보다도 후천적 노력에 있었음이 드러났다. 모델 일을 할 때부터 관리 차원에서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입이 짧아지고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한다는 거였다. 


"예전에 모델 할 때는 하루에 한 끼만 먹었어요. 저녁 6시쯤에 한 끼를 먹는데 그것도 칼로리 계산해서 먹었고요. 그렇게 먹고 운동까지 하다 보니까, 마무리할 때 손이 안 떨리면 뭔가 하루를 제대로 살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죠." 문득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말이 떠올랐다. "우리한테 몸이 아픈 건 너무나 당연한 거예요. 오히려 아무데도 아프지 않은 날은 뭔가 잘못된 느낌이고, 그 전날 연습을 게을리 했나보다는 생각에 자책감이 들죠!" 정말 대단하다. 그런 줄 몰랐는데 안재현 참 독하다, 



나영석 PD의 독한 예능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기질이 독하고 꾸준할수록 유리하니 차후 안재현의 활약은 더욱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독한 기질뿐 아니라 흡혈귀처럼 하얗고 예쁜 외모에, 형들을 수시로 멘붕에 빠뜨리는 엉뚱한 돌아이 기질과 돌발성까지 갖추었다. 도대체 어디 숨었다 이제 나타났니? 늦게 만난 것이 아쉬울 만큼 안재현의 예능 캐릭터는 새롭고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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