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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여군특집2' 과도한 눈물과 설정이 거북하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2' 과도한 눈물과 설정이 거북하다

빛무리~ 2015. 1. 26.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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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특집1'의 반응이 좋았고 그 혜택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된 출연진이 많았던 탓일까?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2'에는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소속사의 강요를 받아서 나오게 된 출연진이 몇 명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군생활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부터 생활관이 떠내려가도록 눈물바다가 되는 현상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여군특집1'에서도 몇몇 출연진이 눈물을 흘리긴 했지만 순간적으로 힘겨움이 북받쳐서 잠깐 울다 그쳤을 뿐, 강예원이나 엠버처럼 긴 시간 동안 펑펑 울면서 동기들이 주변에 모여 달래는데도 제 설움에 못 이겨 계속 눈물을 쏟는 경우는 없었다. 시작부터 그런 모습들을 보니 솔직히 안타깝기보다는 짜증스러웠다. 



특히 강예원은 가장 독한 예능인 '진짜 사나이' 출연을 앞두고 그에 합당한 각오와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생뚱맞게 면접 때부터 눈물을 쏟기 시작하더니, 탈락 위기를 겪고 생활관에 들어와서는 "우리가 뭘 잘못했지?" 하면서 어린애처럼 울음보를 터뜨렸다. 아직 본격적으로 힘든 훈련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라면, 앞으로 그녀의 눈물을 얼마나 더 봐야하나 싶은 생각에 벌써부터 지겨워지는 느낌이었다. 만약 원치 않는 프로그램에 등 떠밀려 온 거라면 참 안됐긴 하지만, 그래도 우는 모습은 보기 싫었다. 


걸그룹 에프엑스의 엠버는 미국계 중국인으로서 일반적인 한국어 소통에도 어려움을 겪는 인물이었다. 어려운 군대 용어들이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오는데 당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절반 이상이다 보니 멘붕 상태에 빠졌던 모양이다. 샘 해밍턴이나 헨리 만큼이라도 한국어 실력이 된다면 최소한 의사 소통에는 어려움이 없었을텐데, 동료들과의 간단한 대화조차도 순조롭게 이어가지 못하는 엠버를 보니 아무래도 소속사에서 과도한 욕심을 부린 게 아닐까 싶었다. 아무튼 그 당혹스런 심정은 이해하겠지만, 일단 터져버린 울음보를 좀처럼 멈추지 못하고 길게 이어가는 모습은 좋게 보이지 않고 답답할 뿐이었다.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연약함을 드러내는 행위이므로 강인한 군인 정신에는 걸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녀들은 일주일 가량의 짧은 시간 동안 군인이 되었다고 가정하며 방송 출연을 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프로 정신이 있다면 가상이라도 최선을 다해 진짜 군인처럼 행동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초반부터 자기 설움을 하소연하며 울음끝을 길게 이어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어찌 프로다운 자세라 하겠는가? 물론 군인도 사람이니까 눈물을 흘릴 수는 있겠지만, 횟수가 너무 잦거나 시간이 길어지면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보여서 거부감이 생긴다. 무엇보다 군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눈물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누가 봐도 어색한 '탈락' 설정이었다. 어차피 8명의 여자 연예인(김지영, 안영미, 박하선, 이다희, 이지애, 엠버, 윤보미, 강예원)이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2'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모든 시청자가 알고 있는데, 입소 테스트에 불합격한 세 사람을 첫방송부터 집으로 돌려보내는 제스처를 취한다고 속을 사람이 있겠는가? 초반부터 3명이나 집으로 돌아가면 모든 방송 계획이 어그러질 뿐 아니라 출연자와 방송사간의 계약 문제도 발생할텐데 말이다. 아무리 진지한 표정으로 연기를 해도 그 설정 자체가 무리수였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서는 민망하고 오글거릴 뿐이었다. 


만약 진짜 군대에서 벌어진 상황이었다면, 애원이나 읍소 따위로 합격 불합격 여부가 바뀔 가능성은 전혀 없다. 어찌 그것이 소대장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려서 될 일이겠는가? 하지만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2'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둥, 가족들과의 약속 때문에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둥, 탈락자 3명이 구구절절하게 몇 마디 애원하자 좀전까지도 단호한 모습을 보였던 이민정 소대장은 갑자기 너무 쉽게 불합격을 취소하고 그들을 다시 받아주었다. 짐작컨대 이민정 소대장도 방송에 협조하느라 그 말도 안 되는 연기를 하면서 속으로는 참 황당했을 것 같다. 


어쩌면 이 모든 무리수는 대박쳤던 '여군특집1'을 넘어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군대 생활은 단조롭고 대동소이한데, 전편보다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몇 가지 자극적 요소를 첨가한 것이다. '탈락'과 '눈물'은 그 단어만으로도 꽤나 자극적이다. 모든 출연진이 순조롭게 생활관에 입성하는 것보다는 일단 탈락했다가 부활(?)하게 만들면 더 극적이고 재미있을 거라 생각했을 수 있다. 강예원과 엠버의 우는 모습을 편집하지 않고 길게 보여준 이유도 거기에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전혀 이치에 맞지도 않고 군대에 어울리지도 않는 장면들로 몰입을 깨뜨렸을 뿐이다. 



소대장에게 훈계를 받던 엠버가 느닷없이 "잊으시오!"라고 외치는 바람에 폭소를 자아내긴 했지만, 그것은 전혀 의도치 않은 상황에서 엠버의 부족한 한국어 실력이 빚어낸 해프닝이었다. 이처럼 관찰 예능의 재미는 설정이 아니라 리얼한 현실 속에서 돌발적으로 탄생한다. 따라서 과도한 설정을 입히기보다는 최대한 꾸밈없는 상태에서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만약 '여군특집3'가 기획된다면 절대 자극적인 설정에 욕심부리지 말고, 출연진을 섭외할 때 지나치게 눈물이 많은 사람은 배제시키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강예원의 끝없는 눈물바다가 예고되면서, 나는 이 프로그램을 계속 시청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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