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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3' 이수 논란, 정말 이것이 최선입니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나는 가수다3' 이수 논란, 정말 이것이 최선입니까?

빛무리~ 2015. 1. 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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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그 명성이 적잖이 빛바래긴 했지만 MBC'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는 여전히 존귀한 이름이었다. 아이돌 시대가 도래한 후 온통 '보는 음악'에 점령당했던 방송가의 추세를 '듣는 음악' 쪽으로 바꿔놓은 일등공신이기 때문이다. '나가수' 시즌1이 대성공을 거두자 KBS '불후의 명곡2'이라든가 JTBC '히든싱어'와 같은 '듣는 음악' 위주의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고 때로는 '나가수'를 앞질러 더욱 큰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그래도 '맨 처음'이라는 빛나는 명예는 오직 '나가수'만의 것이었다. 



시즌1의 명성에 비해 많이 부족했던 시즌2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기운차게 초심을 되새기며 '시즌3'가 출발한다기에 내심 기대가 컸다. 그런데 21일 확정된 가수 라인업에 엠씨 더 맥스의 이수가 포함되었음을 알게 된 순간, 안타깝게도 '나가수'의 부활은 영원히 좌절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가수3'는 시즌1의 폭발적 인기와 화제성을 회복하기는 커녕, 제대로 날개도 펴보지 못한 채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덧붙여 시즌3 가수 섭외의 패착으로 인해 '나가수' 브랜드는 지금껏 지켜왔던 '맨 처음'의 명예마저 잃고, 후대의 방송가에서 존경받는 이름이 아니라 조소받는 이름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수는 지난 2009년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던 인물이다. 당식 그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알게 된 16세 소녀에게 3차례에 걸쳐 40만 원씩을 주고 성매매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성매수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은 몰랐다"는 이수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인지, 검찰에서는 재범방지교육(존스쿨) 이수를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란 '죄가 인정되나 그 죄가 미비하여, 처벌을 하는 것보다 처벌하지 않는 것이 사회적 이익이 크다는 검사의 판단'으로 내려지는 처분이다. 형벌을 받거나 전과 기록이 남지는 않지만 '무혐의처분' 아닌 이상 무죄로 간주하는 것도 타당치 않다. 엄연히 '죄가 인정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법적 문제는 그쯤으로 해결된 모양이지만, 사회 통념과 대중 정서의 문제는 아직 남아있다. 감미로운 발라드를 노래하는 가수가 어린 소녀에게 돈을 주고 세 차례나 성관계를 맺다니, 사생활이야 아무래도 좋다는 골수팬들을 제외한다면, 그런 사실을 알고서야 상식을 지닌 보통 사람의 감성으로 어찌 그의 노래에 몰입할 수 있겠는가? 설령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이수의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성매수를 했다는 것 자체가 워낙 실망스러운데다가, 소녀의 나이를 정확히는 몰랐을지언정 외모와 목소리 말투 등에서 대충 짐작했을 수는 있기 때문에, 세 차례에 걸친 그 행위를 대중이 선뜻 이해하거나 용서하기는 힘든 일이다.



 

그런데도 신작 앨범과 음원의 반응이 좋다는 것을 보면 골수팬이 참 많기는 한 모양인데, 공중파 출연은 좀 다른 문제다. 앨범 및 음원 구입은 철저히 개인의 선택에 의한 것이지만, 공중파 방송은 불특정 다수 대중이 본의와 상관없이 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성년자 성매매로 물의를 빚은 가수가 버젓이 공중파에 출연한다면, 이와 같은 전례가 생긴다면, 앞으로는 여타의 강력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도 차츰 얼굴을 내밀게 될 것이다. 그저 노래만 잘 하고 연기만 잘 하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법적 문제만 잘 해결하면, 아무리 무서운 범죄를 저질렀어도 그의 방송 출연을 막을 수 없을테니 말이다.  


이수는 '나가수3'에 합류하게 된 소감을 말하며 "무엇보다 가수들의 노래에 무게를 둔 프로그램"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저 노래는 노래로서 들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내 귀엔 그저 욕심많은 외침으로 들려올 뿐이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가족이 있으며, 과거나 사생활에 관계없이 그의 노래를 기꺼이 소비해주는 팬들이 있다. 굳이 방송 출연을 하지 않더라도 그만하면 썩 괜찮은 인생 아닌가? 그냥 그렇게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 만들고 공연도 하면서, 가족과 팬들에게 듬뿍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살면 될텐데, 굳이 공중파 방송에까지 출연하려는 것은 욕심의 발로일 뿐이다. 


MBC와 '나가수3' 제작진에게는 더욱 실망이 크다. 짐작컨대 '나가수'의 창시자인 김영희 PD는 작금의 사태를 보며 원통해서 가슴을 치고 있을 것 같다.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어쨌든 마케팅이 목적이라면 이수를 투입함으로써 시청률이 좋아져야 할 게 아닌가? 이수가 최초 멤버의 일원이라서 그가 탈락하기 전까지는 비교가 불가능해 확신할 수 없지만, 나의 예상에 이수 투입 효과는 처음부터 극심한 시청률 저조로 나타날 것 같다. 일단 나부터 본방사수하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그 시간에 다른 방송을 볼 생각이기 때문이다. 박정현, 양파, 소찬휘, 하동균, 효린, 스윗소로우의 대결이 궁금하긴 하지만, 미약한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거대 방송사의 부당한 선택에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시청하지 않는 것뿐이니 다른 방법이 없다. 



*** 추가 내용 : MBC는 22일 오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해 ‘나가수3’에 출연 예정인 이수를 출연시키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송 녹화까지 한 상태에서 일방적 하차 통보를 받게 된 이수의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수를 노이즈 마케팅의 도구로 이용하고 버린 '나가수3' 제작진에 대한 실망은 여전히 크지만, 그래도 방송가에 불편한 전례를 남기지는 않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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