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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채용 이전에 연봉 물으면 기회주의자? 파렴치한 기업들

빛무리~ 2014. 6. 24.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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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의 취업난이 극심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근 듣게 된 뉴스는 정말 놀라웠다. 이는 역겨운 갑질의 수준을 한참 넘어서는 것으로, 만약 나의 지인이 취업 준비중에 이런 경우를 당했다면 그처럼 파렴치한 기업에는 차라리 입사하지 않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말해 줄 생각이다. 아무리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지만, 어떻게 이런 억지를 쓸 만큼 관리자들의 정신 상태가 썩어빠졌단 말인가? 최악의 취업난 속에 월급 액수조차 모르고 취업하는 '깜깜이 지원' 이 늘면서, 취업에 성공하고도 예상보다 턱없이 적은 급여를 뒤늦게 알고 고민에 빠진 사회 초년병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취업 준비생 A씨는 지난달 한 기업의 채용 면접을 앞두고 회사에 연봉을 물었다가 면접을 취소당했다. 연봉의 액수는 취업 결정에 있어 고려해야 할 첫번째 항목인데, 그것을 알고 싶어했다는 이유로 면접 자체를 거부당한 것이다. 또 다른 취업 준비생 B씨는 연봉을 모르는 상태에서 면접을 보고 합격했으나, 뒤늦게 연봉 액수를 알고는 실망해 입사를 포기했다. 그 정도 월급으로는 취업의 의미를 찾기조차 어려웠던 까닭이다. 얼마 전 한 중소기업에 생산직으로 취업한 C씨는 한 달 근무 후 통장에 들어온 월급을 보고 기절초풍했다. 입금된 액수는 최저임금 월 급여액에도 못 미치는 95만원이었다. 인사팀에 문의하니 수습기간에는 월 급여의 80%만 지급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일을 배워야 한다는 이유로 매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혹사당한 결과가 그것이었다.

 

취업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구인 기업 정보 중, 급여 수준을 공개한 회사는 놀랍게도 30% 미만이라고 한다. 그쯤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입사 의향도 없는 불특정 다수가 해당 기업의 급여 수준을 모두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일단 입사 의향을 밝힌 구직자에게는 기업이 마땅히 급여 수준을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다. 면접 당시에는 물론, 면접 전에라도 전화 통화나 이메일을 통해 구직자는 급여 수준을 명확히 알 권리가 있는 것이다. 도대체 월급이 얼만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취업을 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최종 합격 후에야 연봉 액수를 알고 입사를 포기한 경험이 있는 구직자의 수는 무려 30%를 윗돌았다.

 

이에 관해 한 중견기업 인사 담당자는 "채용 이전에 연봉을 묻는 지원자는 기회주의적인 사람으로 평가한다. 돈에 따라 언제든지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높으니 채용시 불이익을 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진짜 기가 막혀서 혈액 순환이 안 될 지경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보다는 차라리 사이코패스가 더 인간적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사람이 직장을 다니는 이유는 거의 100% 돈 때문이다. 자아 실현을 위해서, 또는 그냥 심심해서 취미 생활처럼 직장에 다니는 경우는 1% 미만일 것이다. 그러니 돈에 따라 언제든지 회사를 떠나거나 옮기는 것은 실로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게 기회주의라고?

 

일정 기간을 함께 근무하며 정들었던 사이라면, 요즘 유행하는 '의리'를 내세워 붙잡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네가 옮긴다는 저쪽에서는 고작 몇 푼의 돈을 더 주겠지만, 우리 사이에는 그보다 더 끈끈한 '의리'가 있지 않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채용 이전의 구직자에게는 그런 논리를 적용할 수 없다. 구직자는 기업이 제시한 연봉 액수 및 근무 내용과 환경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서 입사 의지를 결정한다. 합격 불합격은 이후의 문제다. 아무리 회사가 '갑'이고 직원(구직자 포함)이 '을'이라지만, 을에게도 그만한 권리는 있다. 월급이 얼만지도 모르고 죽어라 일만 하다니, 무슨 노예인가?


한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는 "많은 사람들이 연봉을 기준으로 회사 수준을 가늠하는 경향이 있다. 연봉을 공개했을 경우 생각보다 낮은 연봉 탓에 기업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어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또한 취업 포털사이트에 연봉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로 합당할 뿐, 입사 의향을 밝히고 면접까지 치르러 온 지원자들에게 공개 안 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연봉을 알려주지 않고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내가 보기엔 사기에 가까운데, 뜻밖에도 법적 강제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고용부에서는 각 기업에 "연봉 정보를 정확히 공개하여 취업 준비생들이 입사 여부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라"고 단지 '권고'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주요 회사의 연봉을 공개하는 '연봉 정보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러나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구직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사이트는 회원제로 운영하면서 월 회비까지 징수하는데도 양질의 정보는 제공하지 못하니, 가뜩이나 갑갑한 구직자들의 입장에서는 벼룩의 피를 빨리는 심정 아니겠는가?

 

"채용 이전에 연봉을 묻는 지원자는 기회주의적인 사람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던 관리자는 훗날 입장이 바뀌어 자신이 구직자가 되면, 월급을 모른 채 입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며 기꺼이 따르겠는가? 백발 성성한 아파트 경비원들 중에는 한 때 잘 나갔던 대기업 간부 출신이나 중소기업 사장 출신인 분들도 틈틈이 계시다고 들었다. 사람의 앞일은 모르는 것이니, 부디 칼자루 쥐고 있을 때 맘을 곱게 쓰며 갑질은 적당히 하시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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