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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2' 메이건 리의 부활이 반가웠던 이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위대한 탄생2' 메이건 리의 부활이 반가웠던 이유

빛무리~ 2011. 11. 2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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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의 미국 교포 소녀 메이건 리(이혜린)은 '위대한 탄생'의 재수생입니다. 원래는 시즌1의 참가자들 중 재도전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대부분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메이건 리와 차여울 두 사람만이 몰라보게 발전한 실력을 칭찬받으며 '위대한 캠프'의 파이널 라운드까지 진출했지요. 그러나 차여울은 결국 멘토스쿨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메이건 리만이 박정현의 구원을 받아 시즌1의 서러운 한(?)을 풀 수 있었습니다.

사실 시즌1의 미국 예선에 참가한 메이건을 처음 보았을 때, 제가 느낀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귀엽고 발랄하기는 했지만 너무 철이 없는 듯했고, 춤이나 노래 실력도 특출한 면 없이 그저 평범해 보였거든요. 그 때만 해도 메이건은 인터뷰 중에 단 한 마디의 한국어도 쓰지 않았습니다. 전혀 못해서라기보다는 한국말을 쓰고 싶거나 배우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없는 듯했습니다. 게다가 가수 활동 역시 꼭 한국에서 하고 싶은 것도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저 무조건 음악이 좋은 것뿐이라고 시종일관 영어로 말하며 배시시 웃는 소녀가 저는 별로 예뻐 보이지 않더군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기타등등의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할 일이지, 뭣하러 '위대한 탄생'에 들어오려고 하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꼭 한국에서 가수 활동을 하고 싶어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한국어를 익히고 있는 다른 교포 아이들이 얼마든지 많을 듯 싶은데, 왜 그럴 생각도 없는 아이에게 굳이 한국행 비행기표를 쥐어 주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는 메이건 리의 예선 통과가 매우 못마땅했습니다. 어쨌든 그 때는 그랬었습니다.

그런데 1년도 채 안 되는 불과 몇 개월의 시간이 흐른 후, 시즌2의 예선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메이건 리는 모든 면에서 몰라볼 만큼 달라져 있었습니다. 우선 오동통하던 볼살이 빠지면서 부쩍 숙녀티를 풍기는 외모부터가 그 때의 메이건이 맞나 싶을 정도로 예뻐졌고, 노래 실력도 외모에 걸맞게 성숙해져 있더군요. 무엇보다 저를 놀라게 한 것은 생각지도 않은 그녀의 한국어 실력이 엄청나게 발전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모든 면에서 절치부심하고 얼마나 꾸준한 노력을 거듭했는지, 문외한인 제 눈에도 훤히 보이더군요.

시즌1에서 멘토스쿨에 들어가지 못하고 탈락한 것이 그 소녀의 마음에는 쓰디쓴 약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는 여전했지만 어딘가 천방지축처럼 보이던 예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차분한 절제와 간절한 소망이 16살 메이건의 태도에서 그대로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한 번 놓치고 나니까 더욱 간절해졌던 걸까요? 사실은 꼭 한국에서 가수 활동을 하고 싶었으면서, 지난 번에는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를 스스로도 잘 몰랐던 모양입니다. 그 노력한 모습이 너무 기특해서, 윤일상이 부족한 한국어 발음을 지적할 때는 오히려 제가 좀 원망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다행히 같은 교포 출신의 멘토 박정현이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싸면서 메이건은 무사히 예선을 통과할 수 있었지요.

멘토스쿨의 관문 앞에서 메이건은 유난히 긴장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시즌1 때도 바로 그 자리에서 탈락했기 때문이었지요. 함께 듀엣 미션을 소화했던 이미소는 방시혁 멘토에게 선택을 받았지만, 아무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메이건은 쓸쓸히 미국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왠지 느낌이 좀 불안했습니다. 일단 파트너 장이정과 함께 메이건이 선택한 듀엣곡은 원더걸스의 '2DT'(2 Different Tears)였는데,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최고의 기대주들인 에릭남과 배수정 팀도 같은 노래를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10대 커플 장이정과 메이건은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상큼하고 역동적인 무대를 꾸몄지만, 곧이어 에릭남과 배수정의 똑같은 노래를 듣게 되자 아무래도 안정적인 가창력 면에서 그들에게 살짝 뒤처진다는 느낌을 떨칠 수는 없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멘토들은 이번에도 메이건 리를 외면하더군요. 특히 잔인했던 것은, 함께 무대에 올랐던 나머지 3명이 모두 멘토스쿨에 합격했는데, 오직 메이건 혼자만 뒤쪽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탈락자의 문을 밀고 나와야 했다는 사실입니다. 에릭남과 배수정은 워낙 예선 때부터 멘토들에게 인기있는 참가자들이었기에 합격을 예상했지만, 약간 불안했던 장이정마저도 이선희의 선택을 받게 되자 홀로 남은 메이건의 모습은 더없이 서글퍼 보였습니다.

탈락자 인터뷰를 하면서 어쩔 수 없는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지만, 그 와중에도 메이건은 애써 의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언니 오빠들 너무나 축하하고... 행복해서요... 눈물은 그냥 나온 거예요" 아이고, 어린 것의 그 마음 씀씀이가 어찌나 기특하면서도 딱한지 같이 울 뻔했네요. 멘토들이 너무한다 싶어서 좀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죠. 저는 조금씩 신기가 생기나봅니다. 이승환을 제외한 4인의 멘토스쿨에 각각 한 자리씩이 남아서 탈락자들 중 4명의 부활자가 선택될 때, 저는 윤상과 박정현이 누구를 선택할지 미리 알았거든요.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궁리했다거나, 노래 실력을 기준으로 추리했다거나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전혀 예상도 안 하고 멍하니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 뒤통수를 치는 것처럼 날카로운 느낌으로 알게 되어버린 거였어요. "이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를 좀 더 알고 싶어졌어요" 라고 말하는 윤상의 눈빛을 보는 순간 저는 괜히 화들짝 놀라면서 "설마 김태극?" 했는데, 과연 윤상은 김태극의 이름을 부르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정현이 "그 친구가 탈락하고 나니까 제 마음에 구멍이 생겼어요.." 라고 말하는 순간, 또 제 머릿속에 "메이건이다!" 라는 직감이 번뜩 스쳐갔습니다. 정말 신기하지 않습니까? 연달아 두 번이나 맞히고 나니까 저 자신이 슬며시 무서워졌다는..;; 하여튼 메이건 리의 부활은 저로서도 매우 기쁜 일이었습니다. 그토록 짧은 시간에 자기를 변화시키려면 얼마나 힘든 노력을 했을텐데, 간절한 희망이 무너진 순간에도 오히려 합격한 언니 오빠들 축하한다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착한 아이를 그냥 돌려보내기는 서운했거든요.

우승까지 바라기에는 아직 너무 풋풋한 열매라 메이건의 질주가 어디까지 계속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녀의 미래가 분명히 밝을 것을 믿습니다. 누구보다 그 마음을 깊이 이해하는 박정현 멘토가 알아서 잘 이끌어 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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