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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현재 연예계에서 강호동의 부재(不在)로 인해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 이승기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과연 이승기는 강호동 없는 '강심장'과 '1박2일'에 남아 종횡무진 대활약을 펼치며, 어린 나이에도 결코 만만치 않은 메인 MC로서의 자질을 마음껏 자랑하는 중이지요. 강호동의 존재감이 워낙 강했던지라 그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만하면 박수갈채를 받을만한 대성공이라 하겠습니다. '강심장'에서는 널따란 MC석에 호리호리한 이승기가 혼자 서 있는 모습이 안스러워 보이기도 했고, 그를 돕는답시고 지나치게 나서는 붐의 행동이 오히려 폐를 끼치는 수준이라서 안타까웠습니다. '강심장'은 이승기 단독 MC체제로 안정적인 자리를 잡으려면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 싶더군요. ..
강호동이 빠진 상태에서 촬영된 '1박2일'이 처음으로 방송을 탔습니다. 리더이자 맏형이자 구심점이었던 강호동의 존재감을 메꿔야 한다는 부담감이 멤버들의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렇게 5명 멤버는 모두 평소보다 2배는 더 열심히 방송에 임하더군요. 뿔뿔이 흩어져 전국의 5일장을 돌아다니며, 각자 혼자서도 충분한 방송 분량을 뽑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이 여실했습니다. 특히 제일 먼저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은지원과 이승기는 아톰 헤어쇼를 선보이며 깨알같은 웃음을 주었습니다. 멋쟁이 청춘 스타로서 헤어스타일을 처참히(?) 망가뜨리면서까지 방송을 위해 온 몸을 내던진 이승기의 열정이 돋보였습니다. 아직까지 강호동의 자리를 대신할 리더의 자리는 뚜렷한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승기가 막내가 아니라 ..
'시청자투어 제3탄'을 끝으로 강호동의 '1박2일'은 끝이 났습니다. 한 마디 작별 인사도 없이,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고, 정든 멤버들과의 다정한 포옹도 없이, 강호동은 그렇게 떠났습니다. 최소한 방송에 비춰진 모습은 그러했습니다. 마치 아무 일 없는 것처럼 그들은 애써 모른척 했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1박2일!"을 힘차게 외치는 강호동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 엄청난 물보라를 일으키며 계곡에 뛰어드는 강호동의 입수 장면도 더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제부터 '1박2일'은 '그 사람만 빼고' 진행될 테니까요. '1박2일'의 마지막 방송은 어쩌면 강호동에게 너무 잔인해 보일 만큼 냉정했습니다. 출연자와 제작진 모두가 똘똘 뭉쳐 강호동을 왕따시키는 것처럼 보였..
오디션 프로그램이 시작될 무렵에는 아직 참가자들에 대한 정보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은 거의 심사위원들에게로 쏠리기 마련입니다. '위대한 탄생2'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동안 TV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전설적 뮤지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시청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지요. 이선희, 이승환, 윤상, 윤일상, 박정현... 그 누구 하나 관심과 호기심을 끌지 않는 이름은 없었습니다. 이들 중 유일하게 박정현은 최근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익숙해진 얼굴입니다. 하지만 가수가 아닌 멘토로서의 그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여전한 의문이었지요. 그런데 첫방송을 시청하고 나니, 아직도 박정현의 행운이 끝나지 않았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나가수'에서 ..
저는 평소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그 어떤 예능을 보면서도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미친듯이 웃느라 정신을 못 차렸던 기억은 없습니다. 나중에는 얼굴도 아프고 배도 아파서 그만 웃으려고 애써 봤지만 도무지 멈출 수가 없더군요. 만만찮은 녀석이라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예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오죽하면 1년에 한 번 웃는다는 카메라 감독까지 웃겨버릴 만큼 '무릎팍 도사 - 장근석' 편은 정말 대박이었어요. 할 수만 있다면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면서 울적할 때마다 꺼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여기가 혹시... 무릎이 닿기도 전에..." 하면서 문을 열고 머리를 내밀 때, 게스트가 장근석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는데도 얼핏 "여자인가?" 하..
성시경은 처음 등장할 때부터, 오직 여성 팬들을 위해 최적화된 남자 가수처럼 보였습니다. 달콤하고 부드럽다 못해 느끼하기까지 한 목소리는 노래할 때만이 아니라 말할 때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라디오 프로그램 '푸른 밤, 성시경입니다'를 진행할 무렵 "잘 자요~" 라는 특유의 마무리 인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지요. 불특정 다수의 청취자를 향해 마치 연인에게 하는 듯한 속삭임으로 건네는 그 인삿말을 가끔씩 듣게 되면, 저는 소름 돋는 민망함에 진저리를 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극도의 오글거림을 즐기며 웃을 수도 있었습니다. 의외로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더라는 말이죠..^^ 그런데 같은 남자들이 듣기에는 정말 재수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ㅎㅎ 하여튼 꽤나 특이한 분위기를 풍기던 성시경을 저는 썩 ..
어쩌면 '1박2일' 하차 선언은 강호동의 방송 인생에 있어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청자투어 제3탄 대비캠프'는 의도한 것인지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인지 모르나, 시종일관 강호동을 사정없이 궁지에 몰아넣고 있었습니다. 객원 MC로 초빙되어 온 성시경이 은근히 깐족거리는 말들도, 예전 같으면 각자의 캐릭터상 조금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강호동이 하차 선언을 한 지금에 와서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의미심장하게 들렸었지요. 5년간 함께해 온 동료 멤버들의 태도도 어쩐지 시큰둥한 듯, 강호동의 멘트나 행동에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는 것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막연한 느낌들은 확신할 수 없는 것이었던 데 반해, 시청자투어에 함께할 시청자들과의 통화는 강호동을 후려치는 결정타였..
3주에 걸쳐 마련되었던 '1박2일'의 야심찬 '폭포 특집'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제주의 엉또폭포까지 숨막히게 달려갔던 1주차의 레이스는 긴박감과 재미가 넘쳤고, 주로 방 안에서 모든 시간을 보내며 입으로만 떠들었던 2주차는 개인적으로 좀 지루했고, 드디어 전국 방방곡곡에서 찾아낸 폭포 절경들을 화면에 담아 보여 준 3주차는 아름다움과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폭포 특집'을 모두 시청하고 난 느낌은 이제까지와는 좀 색다른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1박2일'은 강호동을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어요. 강호동이 이미 작년 말부터 하차 의사를 밝혀 왔다는 사실이 언론에 조금도 새어나오지 않고 극비리에 유지되고 있다가, 하필이면 '폭포 특집'이 방송되는 와중에 터져나온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강호동이 '1박2일' 제작진 측에 하차 의사를 전하고, 이달 말까지만 녹화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제껏 단 한 번도 그런 비슷한 소문조차 들어본 적 없었기에, 이토록 갑작스런 하차 소식은 거의 날벼락 수준이었습니다. KBS 측에서는 예능국장까지 나서서 만류하고 있는 중이라지만, 일단 강호동 측의 의사는 확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실적으로 강호동의 하차는 '1박2일'의 폐지와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리더이며 맏형으로서 강호동을 대신해 줄 사람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이며, 설령 누군가 그 자리에 온다고 해도 나머지 멤버들이 강호동 없는 '1박2일'을 꿋꿋이 지킬 거라는 예상은 들지 않습니다. 비록 아직까지 시청률은 높지만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이미..
'1박2일' 200회 특집은 고창에서의 농활 체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잔치 음식을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놓은 것을 보고 좋아하기보다는 오히려 불안해하던 멤버들의 우려가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다른 회차보다 훨씬 더 고된 노동이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그러나 벅찬 일거리가 주어졌을 때 투덜거리는 멤버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모두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일 돕기에 임하는 것을 보니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릅니다. 나영석 PD는 분명히 게임에 이겨서 늦게 출발할수록 더 쉬운 일거리가 주어진다고 했는데, 상황을 보니 전혀 그렇지도 않더군요. 옥수수 쪽은 일거리가 많았지만 김종민과 이승기가 함께 갔기 때문에 그런대로 할만해 보였고, 수박 쪽은 무게가 장난 아니었지만 천하장사 강호동의 힘 덕분에 크게 힘들어 보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