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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불후의 명곡2'에서 '오빠 특집'이 한창이다. 지난 주에는 80년대를 대표하는 오빠로서 전영록이 출연했고, 다음 주에는 70년대를 대표하여 남진이 출연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빠 특집'은 이번 주에 방송된 90년대 오빠들을 위해서 마련된 게 아닐까 싶다. 1990년대는 한국 가요사의 최전성기라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노래와 실력있는 가수들이 쏟아져 나왔고, 열광적인 팬덤 문화와 더불어 '오빠'라는 호칭도 보편화되기 시작했던 시점이니까. 도대체 그 수많은 오빠들 중 누구 한 사람을 콕 집어 90년대의 전설로 출연시킬 수 있을까 했는데, '불명2'는 마치 작심이라도 한 듯 무려 6명의 전설이 출연하여 후배 가수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꾸몄다. 혼성듀엣 '철이와 미애'의 멤버였던 신철은 바다와 새로운 ..
하정우와 공효진의 이름을 믿고, 개봉하자마자 '러브픽션'을 보았습니다. 과연 하정우와 공효진의 후덜덜한 연기력이 이 영화를 살렸더군요. 그들이 아니라 다른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면 별로 가망이 없지 않았을까 싶을 만큼, 영화 자체의 퀄리티는 높지 않습니다. 연애를 소재로 만든 영화들은 보통 고백하기 이전의 설레는 감정에서부터 사랑이 시작되기까지의 풋풋한 시간들을 주로 다뤘다면, '러브픽션'은 연애의 시작에서부터 연애를 오래 지속한 커플들이 겪어 나가는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을 다룬 영화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제작진 측에서는 주장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물론 영화가 아니라 가요이긴 하지만 015B의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 발표된 시점이 1992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0년 전입니다. "저녁이 되면..
얼마 전 '힐링캠프'에 출연한 윤종신은 평생 완치되지 않는 희귀병인 '크론병'을 앓고 있음을 밝혀 가슴 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병이 있음을 알고부터 노력을 통해 오히려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게 되고, 그 모든 고통을 기꺼이 함께 짊어져 준 아내의 사랑을 통해 예전보다 더욱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다는 느낌이 확 전해져 오더군요. 함께 출연한 아내 전미라는 "내가 운동선수 출신이라 남달리 도전정신(?)이 강한 편"이라면서, 윤종신으로부터 병이 있다는 고백을 받았을 때 "이 남자의 병을 내가 낫게 해주어야겠다"는 도전정신이 불쑥 생겼다고 말해서 주위의 웃음을 유발했지만, 깊은 사랑이 아니고서야 어찌 쉬운 결정이었겠습니까? 평소 예능에서 '깐족'이미지로 어필하고 있는 윤종신인지라 아내와 가족에 대한 애..
드디어 5년 동안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1박2일'의 마지막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굳이 시즌1의 마지막회라 규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시즌2가 어떤 형태로 시작될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1박2일'의 이름을 이어받았다 해도 그것은 이미 새로운 예능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정들었던 '1박2일'은 이것으로 마지막입니다. 많이 서운하고 아쉽지만 그저 회자정리(會者定離)라 여기며 받아들이려 합니다. 마지막회인 만큼 미션 하나 하나마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자 노력한 제작진의 정성이 엿보이더군요. 41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해장국집... 32년째 운영되고 있는 케이블카... 무려 40년 동안 쉼 없이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정읍의 유일한 영화관까지, 모두 과거에서 현재로 변함없이 이어져 내려온 공..
이번 주 '강심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아무래도 허각과 존박이겠지만, 저는 윤종신이 스스로 자신을 열고 보여 준 새로운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015B의 객원 보컬로 데뷔했던 그는, 상당히 오랫동안 동료 멤버들의 학력과 지적인 이미지에 휩쓸려 자기도 그렇게 인식되어 왔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털어놓았지요. 학창시절에는 반에서 20등 정도 하는 보통 학생이었고 명문대 출신도 아니며, 폭넓은 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고, 평소의 사고방식도 특별히 고상하거나 지적인 편이 아니라는 말로 자기의 거품(?)을 걷어내는 그의 어조는 매우 담담했습니다. 저는 그의 데뷔곡 '텅빈 거리에서'를 들으며 이것이 과연 사람의 목소리일까 생각했었지요. 그야말로 천상의 목소리, 신이 내린 미성(美聲)이라고 할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