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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참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 '부산행'... 한국형 좀비 영화라고 해서 내 취향은 아니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모처럼 외출이나 해보자 싶어서 개봉일에 맞춰서 갔다.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는 재미있게 볼만했다. 스토리는 평범하지만 기차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사투와 탈출의 과정 등이 제법 긴박감 넘치게 그려졌고, 새롭지는 않아도 절실한 주제의식이 한층 뚜렷이 드러났다. 냉정한 워커홀릭 펀드매니저 석우(공유)는 아내와 별거 중이며 유치원생인 딸 수안(김수안)과 홀어머니(이주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런데 수안이가 자기 생일 선물로 부산에 있는 엄마를 꼭 만나게 해달라며 조르기 시작한다. 아빠가 바쁘면 자기 혼자서라도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으니 허락만 해달라는 딸의 애원에 미안해..
케이블 tvN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미생'의 인기가 나날이 치솟고 있다. 평범한 직장인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에는 대부분 직장 경험이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다. 현역 아이돌로서는 최고의 연기력을 자랑하는 임시완이 주인공 '장그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내고 있으며, 그 곁에서 믿고 보는 '오과장' 이성민이 든든하게 서포트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잘 만들어진 드라마를 감상하다 보면 캐릭터에 몰입하여 작품 속 상황을 함께 체험하는 순간이 오는데, 이 작품의 경우는 번번이 극심한 울화통이 솟구쳐 시청하기가 상당히 괴롭다. 슬픔이나 공포에는 카타르시스가 있지만, 울화나 짜증에는 그런 것도 없다. 이 작품 속 인물들은 직장 생활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