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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김은희 작가 특유의 방식에 따라 '유령'은 두 갈래의 사건 진행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최초의 사건과 관련된 난제를 계속해서 풀어나가며 드라마의 큰 줄기를 잡고, 한편에서는 자잘한 사건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나열해서 보여주는 것이죠. 전작인 '싸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초의 사건은 가수 서윤형 살해사건으로 듀스 김성재의 실화를 연상케 하는 에피소드였는데, 그 사건의 범인이었던 강서연(황선희)의 배경이 워낙 거대했기 때문에 그녀를 쉽게 체포할 수 없었지요. 그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점점 복잡하게 꼬여가는 와중에 직접적 연관이 없는 다른 사건들이 발생했고, 주인공 윤지훈(박신양)과 고다경(김아중)은 그 사건들을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면서도 첫번째 사건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결국 윤..
1996년 1월, 그 춥던 겨울날 느닷없이 전해졌던 가수 김광석의 자살 소식은 너무나도 뜬금없고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물론 방송매체 등을 통해서 비춰진 모습만 보고 한 사람의 내면을 짐작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서글픈 노래를 부르면서도 우울증과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이던 그였기에 더욱 뜻밖이었죠. 김광석이 스스로 작사 작곡한 노래 '일어나'의 가사를 보면, 아무리 힘든 역경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거나 주저앉지 않으려는 의지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짓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강인한 풀꽃처럼, 제가 생각하는 김광석은 그런 이미지의 가수였는데 생뚱맞은 우울증으로 자살을 했다니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어요. 그러던 중 방송가 쪽에서 일하던 어느 지인을 통해, 자살로 알려진 김광석의 죽음이 사실은 타살이라는 소문을 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