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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타살의혹, 16년만에 밝혀질 수 있을까?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김광석 타살의혹, 16년만에 밝혀질 수 있을까?

빛무리~ 2012. 6. 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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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월, 그 춥던 겨울날 느닷없이 전해졌던 가수 김광석의 자살 소식은 너무나도 뜬금없고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물론 방송매체 등을 통해서 비춰진 모습만 보고 한 사람의 내면을 짐작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서글픈 노래를 부르면서도 우울증과는 한참 거리가 멀어 보이던 그였기에 더욱 뜻밖이었죠. 김광석이 스스로 작사 작곡한 노래 '일어나'의 가사를 보면, 아무리 힘든 역경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거나 주저앉지 않으려는 의지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짓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강인한 풀꽃처럼, 제가 생각하는 김광석은 그런 이미지의 가수였는데 생뚱맞은 우울증으로 자살을 했다니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어요.


그러던 중 방송가 쪽에서 일하던 어느 지인을 통해, 자살로 알려진 김광석의 죽음이 사실은 타살이라는 소문을 전해듣게 되었습니다. 뜬소문이라기엔 인과관계가 너무도 정확하게 맞아떨어졌고, 가설(假說)로 치자니 엘러리 퀸의 추리소설보다도 더 섬뜩하고 정교했습니다. 자살로 위장한 타살의 목적은 다름아닌 '돈'이었고, 그 사건에는 김광석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 몇몇이 연관되어 있다는 이야기였죠. 웬만하면 소문을 믿지 않는 저이지만, 이 경우에는 왠지 모를 확신이 들더군요. 지금까지도 고(故) 김광석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가슴 한켠이 저려오던 것은, 그 쓸쓸한 목소리와 더불어 허무하게 덮여져 버린 진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광석이 떠난지도 어언 16년이나 흘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최근까지 그 사건을 잊지 않고 재수사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관계자들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 한 사람을 TV를 통해 만나게 되었군요. 그는 고발기자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MBC 소속의 이상호 기자였습니다. 아직도 간신히 MBC에 적을 두고는 있지만, 진행하던 프로그램은 모두 폐지되었고 현재는 생뚱맞게도 광고수주를 얻어내는 등의 영업일을 하고 있다더군요. 그가 tvN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에 출연하여 털어놓은 이야기들은 매우 솔직하면서도 아슬아슬한 것들이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에 관한 비화라든가, 탤런트 이미숙이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이 있다든가, 모두 화제성도 높고 위험수위도 높은 이야기들이었지만, 저의 관심사는 오직 고(故) 김광석의 죽음에 어떤 의혹이 숨겨져 있는가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처 수집하지 못한 1%의 근거 때문에 확정적인 기사를 낼 수 없었던 그 당시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말 한 마디를 매우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라, 이상호 기자도 속시원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는 못하더군요. 당시에 제가 지인을 통해서 들었던 소문과 거의 일치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새로 알게된 안타까운 내막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의혹이 많은 사건이었기 때문에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재조사를 시작했었고, 이상호 기자가 취재한 테이프를 이용해서 거짓말 탐지기를 돌렸는데, 강력한 용의자들의 진술은 명백한 거짓말로 판명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사를 계속하면 진실이 드러날 수 있겠다 싶었는데, 하필 그 때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폭력사건을 수사하던 중 물고문 사망 사건이 일어나는 바람에, 결국 아무 상관도 없는 그 사건 때문에 김광석 사망사건의 재조사 수사팀까지 모두 해체되고 말았습니다.


  

이상호 기자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김광석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는 기본적인 것부터가 매우 불철저하게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사망사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 중에서 분명히 범죄용의선상에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군요. 그리고 작품활동과 관련된 우울증 때문에 자살했다는 것은 당시 상황과 인과관계가 맞지 않는다고 이상호 기자는 주장했습니다. 사실 그 무렵 김광석은 작품활동이 아니라 '다른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는 바람에 골치를 썩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모든 변사 사건은 타살 의혹을 갖고 수사를 해야 합니다. 그게 한 사람이라도 억울하게 숨졌을지 모르는, 사망자에 대한 공권력의 예의죠. 하지만 김광석 사망사건에 대해서는 애당초 (타살 의혹을 염두에 둔)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상호 기자의 말을 듣고 있노라니, 서글픔과 안타까움이 저절로 가슴속에 일어나더군요. "지금 비록 현장은 남아있지 않지만,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의 진술은 경찰조서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 조서를 근거로 당시 현장에 누가 있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죠. 거기에서부터 다시 경찰수사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상호 기자의 단호함에 진행자인 백지연이 물었습니다. "이미 법적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인데, 재수사를 할 수 있나요?" 그러자 이상호 기자는 가벼운 미소로 대답했습니다. "언론에는 공소시효가 없잖아요!" 그렇죠. 법을 떠나서 저는 진실을 알고 싶어졌습니다. 정말로 살해당한 것이 맞다면, 그 인면수심의 범인들에게 법적인 처벌을 내릴 수 있든 없든,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진실은 밝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무려 16년 전의 사건을 덥석 집어들어 재수사를 시작하려는 경찰도 찾기 힘들 것이고, 설령 재수사를 시작한다 해도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진실을 규명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미약한 가능성뿐일지라도 저는 희망을 걸어보고 싶군요. "아름다운 꽃일수록 빨리 시들어 가고~ 햇살이 비추면 투명하던 이슬도 한 순간에 말라버리지~ (그래도)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 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이렇게 희망찬 노래를 부르던 음유시인의 영혼을 뒤늦게나마 달래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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