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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민들레가족'의 후속으로 방송되는 주말드라마의 제목이 '글로리아'라는 것을 들었을 때 처음으로 떠오른 생각은 성가(聖歌)의 제목이었습니다. 'gloria'는 라틴어로 '영광'이라는 뜻을 지녔고, 가톨릭의 대표적인 미사곡 중 하나입니다. 저에게는 매우 익숙한 단어이지만 TV 드라마의 제목으로 접하니 좀 신기하더군요. 주인공 나진진은 앞으로 변두리 나이트클럽의 가수로 활동하게 될 것이며, 그녀가 사용하게 될 무대명이 바로 '글로리아'입니다.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름이지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주인공에게 작가가 굳이 '글로리아'라는 이름을 지어 준 뜻을 저는 이미 알 것 같습니다. '글로리아'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척박한 삶을 견디어내고 있습니다. 나진진(배두나)은 나이 서른에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나..
작년까지 유재석은 담당한 프로그램 4개가 모두 최고의 시청률을 거두며 명실공히 그의 전성기임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M방송사의 '무한도전', '놀러와', K방송사의 '해피투게더', 그리고 S방송사의 '패밀리가 떴다' 까지 (비록 '패떴'은 하반기에 현저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지만 그래도 기존의 위용이 남아 있어 여전히 S방송사의 대표 예능이었던...) 유재석의 손길이 닿은 프로그램은 모두 승승장구했으며, 어느 자리에 있을 때나 유재석의 존재감은 최고로 빛났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유재석은 일요 예능에서 수차례의 고난을 극복하며 견디어야 했습니다. 2007년 4월 '일요일이 좋다-X맨'이 종영한 후 '하자GO', '옛날TV', '기적의 승부사' 등 이어지는 프로그램마다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
보소 보소, 오라버니, 귀찮다 말고 날 좀 보소 핏덩이로 버려진 몸, 길바닥에 버려진 몸 사당패가 주워다가 등골뼛골 다 빼먹어 이내 나이 열일곱에 산속 물속 모두 알고 모르는 것 없지마는 마음만은 순백이네 이내 신세 모질다고 외면일랑 하지 맙소 손 잡아도 추운 세상 혼자서야 어찌 사오? 화살잡이 사냥꾼도 제 품안에 드는 새는 고이고이 품어주어 살리는 게 인정인데 길바닥에 굴렀어도 짐승보다 못하겠소? 날 좀 보소, 오라버니, 곱게 곱게 날 좀 보소 사당패 살이 십수년에 춤을 추고 노래할 제 나를 보던 남정네들 그런 눈빛은 하지 말고 지금 나를 보는 눈에 따뜻함만 더해 주소 욕심없이 나를 보는 사내 눈은 처음이오 나를 버린 아비 어미, 살았다면 그랬을까? 나에게도 오라비가 있었다면 그랬을까? 피붙이의 정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