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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요즘 '기적의 오디션'은 도대체 연기자를 뽑는 건지 가수를 뽑는 건지, 그 정체성이 모호해져 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퍼포먼스'를 주제로 하여 모두들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더니, 이번 주에는 '매력'을 주제로 하여 똑같이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더군요. 최근 가수를 뽑는 오디션이 성행하는 바람에 시청자들의 눈이 한껏 높아져 있는데, 이들의 실력은 상대적으로 너무나 아마추어 수준의 어설픈 것이었습니다. 갈수록 기획과 짜임새가 너무나 허술하군요. 이번 주에는 생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여성 MC 김소원 아나운서가 한 방을 제대로 터뜨려 주었습니다. 문자투표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멘트가 그야말로 압권이었습니다. "한 사람에게 중복 투표는 불가능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다중 투표..
상처를 치유한다는 독특한 주제로 시작한 예능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말하자면 '무릎팍 도사'의 SBS 버젼이라 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과연 상처를 치유하는 프로그램이 맞는 건지는 좀 의문이 듭니다. '무릎팍 도사'는 초창기에 참으로 속시원한 토크를 벌였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그런 진솔한 대화가 많은 순기능을 지녔음을 증명했었지요. 논란이 많았던 연예인이 게스트로 출연해 모든 이야기를 속시원히 털어놓음으로써 그간의 오해를 풀고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혜택을 누린 대표적 인물로는 국내 최다 안티팬을 보유하고 있던 문희준을 예로 들 수 있겠군요. 그런데 '힐링캠프'의 출연자들에게서는 아직까지 그런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특히 초대 게스트인 김영철 편에서는 거의..
'청춘합창단'의 감동은 날로 더해만 갑니다. 껍데기만 본다면 오디션만 가지고 무려 한 달이나 우려먹는다는 비판이 충분히 가능할만한 상황이지만, 실제로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모두 합창단 멤버로 합격시켰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으니 상당수의 지원자들은 탈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방송에 한 장면도 안 내보내고 그냥 버리기에는 그분들이 가져오신 하나하나의 사연이 너무나도 곱고 절절했기 때문입니다. 심사 자체를 아무 의미 없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던 그 감동을, 촉박한 방송 시간을 이유로 모두 잘라내 버렸다면 오히려 그게 실수였을 거예요. 오래 전에 접어 두었던 꿈들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날개짓을 시작했습니다. 뒤늦게라도 꿈을 찾고 싶었지만, 그 어디에 지원하려 ..
이번에는 저의 예상이 맞을 듯 합니다. 재탕이라는 우려와 차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자격 - 청춘합창단'은 그 출발부터가 심상치 않군요.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대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그 질적인 면에서는 충분히 대박을 기대할만하다는 것이 '청춘합창단'의 시작을 지켜 본 저의 소감입니다. 하긴 '남자의 자격'은 원래 조용하고 느릿한 예능이지요. '청춘합창단'은 여러모로 '남격'의 컨셉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오디션 참가자들은 저마다 깊은 사연을 지니고 계셨으며, 한 분 한 분이 모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평생 노래와 함께 살아온 분들이어선지 선량하고 겸허한 인품과 교양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모습들도 보였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빠짐없이 제 글 속에 담고 싶지만 불가능한지라, 가장 깊이 심..
'남자의 자격 - 청춘합창단'이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대중의 반응은 좋지 못한 편입니다. 남자는 죽기 전에 꼭 두 번씩 합창을 해봐야 하는 거냐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최근 '남자의 자격'은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군요.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 기획했던 대형 프로젝트 '배낭여행'은 결국 별다른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못한 채 실패로 돌아갔고, 설상가상 책임자였던 신원호 PD의 종편행이 확정되면서 지휘 체계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작년 '하모니'의 성공을 재탕하려는 듯한 중복 아이템이 또 시작되었으니, '청춘합창단'의 운명은 참으로 위태롭게만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청춘합창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 일들 중에 '합창'이 두 번이나 들어..
특별히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조관우, 박완규, 김범수 등의 노래를 들으며 "참 좋다~"고 느끼면서도 저는 "꼭 얼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거든요. 그냥 노래가 좋으면 그뿐이었습니다. 본인들이 원하지 않아서 얼굴 공개를 안하나보다 했지요. 예를 들어 '좀머씨 이야기', '향수'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자신의 얼굴이나 사생활이 세상에 공개되는 것을 지극히 꺼려한 나머지, 동의 없이 사생활의 일부 내용을 언론에 유출시킨 지인과는 절교까지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세상에 그와 같은 종류의 사람이 꽤 많은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더군요. 그들 자신은 할 수만 있다면 얼굴을 노출하고 싶었지만 기획사에서 막..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최고의 사랑' 속에는 '커플메이킹'이라는 TV 프로그램이 나옵니다. 등장인물들의 만남과 사랑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이 '커플메이킹'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인 구애정(공효진)입니다. 한 때는 '국보소녀'라는 이름의 걸그룹 멤버로서 화려한 시절을 보냈으나, 지금은 비호감으로 낙인찍힌 채 험난한 연예계 생활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가족들의 생계까지 책임지고 있기에 온갖 굴욕을 감수하면서도 TV 출연 기회을 구걸하고, 무리한 지방 행사까지 전전하면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던 그녀의 인생에 10년만에 기적과도 같은 변화가 찾아드는데, 그것은 두 남자와의 만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사람이 남자 주인공 독고진(차승원)입니다. 영화배우인 그는 현..
무조건 몸을 혹사시키거나 멤버들을 골탕먹인다고 재미있는 게 아닌데, 요즘 '남자의 자격'은 이상하게 연거푸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주에 대실패로 끝났던 마라톤 몰래카메라카는 이경규의 아이디어였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황당한 발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제 머리에는 "끝까지 완주한 양준혁에게 '몰카였다'고 말해 주면 과연 약올라하고 억울해할까?" 라는 의문이 생겼지요. 어차피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완주한 후에는 메달과 증서가 수여되며 그보다 더 값진 보람도 누리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몰카였고 아니고가 중요한가요? 예정대로 성공했다 해도 별 임팩트가 없었을 기획이지만, 그나마 수많은 인파에 밀린 이경규와 제작진은 제대로 몰카를 찍지도 못하고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지요. 덕분에 모든 멤버들이 ..
한 달 후 '나는 가수다'가 본격적으로 새출발을 하면 아무래도 가장 타격을 받는 프로그램은 '남자의 자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방송 시간이 정확히 겹치고, 양준혁이라는 새 카드가 있기는 하지만 폭발적인 화제성면에서 '1박2일'의 엄태웅과 비교할만큼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나가수'에는 연령대가 높은 시청층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 또한 '남자의 자격과 겹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느릿하고 속편한 예능 '남자의 자격'이 무척 좋습니다. 어떤 쪽을 본방사수할지는 모르지만, 절대로 '남격'을 외면하지는 않을 거예요. 이번 주에 여섯 아저씨들은 오랜만에 시골집으로 내려가 '귀농'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제작진이 1년 계약에 300만원을 주고 임대했다는 이 시골집은 전북 고창에 있는데, 참으로 정겹고..
2주에 걸쳐 방송된 '승승장구 - 이경규' 편은 온통 명언의 향연이었습니다. 책을 외워서 준비해 온 명언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 속에서 깨우쳐 온 것을 그 자리에서 즉흥적인 말로 표현하는 명언들이었지요. 너무 많아서 일일이 옮기기 어렵지만 몇 가지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널 만나서 잘 됐다는 말은 사탕발림이죠. 널 만나지 않아도 잘 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이런 말은 하죠. '널 만나서 행복하다.'" 잘 되는 것은 본인의 능력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그러나 행복한 것은 본인의 능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너를 만나서 행복하다"는 것은 상대방의 가치를 알고 진심으로 감사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기는 새벽의 성에와 같다. 아침이 지나면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지는..." 경험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