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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민들레가족'의 후속으로 방송되는 주말드라마의 제목이 '글로리아'라는 것을 들었을 때 처음으로 떠오른 생각은 성가(聖歌)의 제목이었습니다. 'gloria'는 라틴어로 '영광'이라는 뜻을 지녔고, 가톨릭의 대표적인 미사곡 중 하나입니다. 저에게는 매우 익숙한 단어이지만 TV 드라마의 제목으로 접하니 좀 신기하더군요. 주인공 나진진은 앞으로 변두리 나이트클럽의 가수로 활동하게 될 것이며, 그녀가 사용하게 될 무대명이 바로 '글로리아'입니다.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름이지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주인공에게 작가가 굳이 '글로리아'라는 이름을 지어 준 뜻을 저는 이미 알 것 같습니다. '글로리아'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척박한 삶을 견디어내고 있습니다. 나진진(배두나)은 나이 서른에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나..
'지붕뚫고 하이킥'의 러브라인 중 현재 최고의 지지율을 자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커플은 지훈(최다니엘)과 정음(황정음), 이른바 지정 커플입니다. 제가 초반부터 워낙 정음 캐릭터에 정을 못 붙여서인지 제 눈에는 아직도 별로 예뻐 보이는 커플이 아닙니다만, 다른 분들은 꽤나 예쁘게 보아주고 계시는 것 같아요..ㅎㅎ 저는 한 때 지훈과 세경이 연결되기를 바랬으나 이제는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 둘이 함께 하는 장면이 여전히 제 눈에는 가장 아름다워 보이지만, 지훈의 존재가 결과적으로 세경에게 슬픔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좀 들거든요. 예전에는 현재 짝사랑이라서 슬픈 거라고, 서로 사랑하게 되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지훈과 서로 사랑하게 되어도 세경이는 아플 것 같아요. 많은 분들..
2009년의 마지막 날,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허참 아저씨의 특별 출연으로 이벤트처럼 꾸며진 가족오락관을 통해 전체적으로 조성된 분위기는 화해와 화합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보사마 정보석의 활약으로 '이구동성' 퀴즈에서 승기를 잡은 이순재 옹은 모처럼 사위를 끌어안고 뽀뽀까지 하면서 예뻐해 주었고, 늘 개와 고양이처럼 앙숙이던 현경(오현경)과 김자옥 여사도 같이 게임을 하다보니 저절로 웃으며 장난을 치게 되어 조금은 가까워진 듯 했고, 이지훈(최다니엘)과 황정음 역시 게임을 통해 그 동안 쌓여 왔던 둘만의 추억들을 되새기며 미묘한 눈빛을 교환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부드럽게 흘러가는 분위기 속에, 한쪽에서는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군요. '입으로 종이 옮기기' 게임을 하다가 준혁(윤시..
한동안 '지붕뚫고 하이킥'을 시청할 때면, 오직 세경(신세경)에게만 너무도 가혹하게 흘러가는 세상 모든 일들 때문에 덩달아 아픈 가슴을 달래야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여전히 슬프고 외로운 그녀의 모습에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느껴지더군요. 마치 수수한 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들판을 거니는 것처럼, 그 화려하지 않은 들꽃 향기가 점점 짙어져가는 것처럼, 세경의 아름다움은 그렇게 마음속으로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이지훈(최다니엘), 이 남자는 정음(황정음)의 앞에서는 장난기어린 미소를 보이지만, 세경의 앞에서는 지치고 힘든 모습을 자주 들킵니다. 지금 그의 곁에 있는 그녀, 정음이가 알지 못하는 그의 아픔을, 그의 뒤편에 조용히 선 채로 세경이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웃음이 아니라,..
'지붕뚫고 하이킥' 72회에서도 미중년 정보석의 대활약은 계속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찌나 어설프고 한심하던지,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도무지 개선의 기미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 타고난 허술함과 부주의성과 좋지 않은 머리로 인해 평생을 그렇게 이리저리 부대끼며 살아가야만 할 것 같은 중년 남성의 모습이란, 차마 가벼운 마음으로 웃어 넘기기에는 너무 비감했으니까요. 그런데 '보사마의 대형 실수 종합 선물세트'를 받은 오늘은 왠지 그가 정겹게 느껴지는군요. 오직 신세경에게만은 예외지만, 기본적으로 정보석은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자상한, 착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가족 내에서 추진되는 무슨 일에든 나서서 열심히 동참하고자 하는 적극성도 지니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의 모든 행동은..
현재 '지붕뚫고 하이킥' 에 등장하는 캐릭터 이지훈(최다니엘)의 나이는 스물 일곱살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지 적은지에 대한 판단은 개개인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제가 보기에 남자 나이 스물 일곱은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닙니다. 이제 막, 어른으로서의 인생을 시작한 '인생 신입생'일 뿐이지요. 더구나 정상적인 환경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아버지의 무관심과, 병약한 어머니와, 누나의 과격한 관심 속에서, 아주 특이한 경험을 하면서 자라날 수밖에 없었던 이지훈의 캐릭터는, 아주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예측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그는...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결코 성숙한 사람이 아니예요. 전문직을 가진, 사회인으로서 이지훈은 나무랄데 없이 훌륭한 인간입니다. 하지만 그는 타인과 어떤 식으로 마음을 주고받아..
'지붕뚫고 하이킥' 속 청춘남녀의 러브라인은 아직 확실히 결정되지는 않았으나 대략적인 방향은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 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라인은 이지훈(최다니엘)과 정음(황정음) 커플입니다. 왜냐하면 지훈 쪽에서 이젠 확실하고도 나름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하고 있으니까요. 젊은 의사 이지훈은 네 명의 남녀 중에서 가장 능력있고 힘있는 인물입니다. 일단 그가 마음을 정한 이상, 그의 뜻대로 흘러가게 되기가 쉽습니다. 솔직히 저는 지훈과 연결되는 여성이 신세경이었으면 하고 바랬었기에, 지금 보이는 커플라인에는 명백한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세경의 캐릭터가 워낙 불쌍하게 나오는 데다가, 이젠 사랑하는 사람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하니 그녀에 대한 동정론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지요. 그러면 곧바로 이어서..
'지붕뚫고 하이킥'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 블로그에 자주 들러서 글을 읽어주시는 벗님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제가 얼마나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는지, 얼마나 애정을 갖고 수차례의 정성들인 포스팅을 해왔는지를 말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연속적으로 실망을 안겨주는군요. 글쎄 뭐, 러브라인의 방향이 제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해서 탓할 수야 없겠으나... 그보다도 요즈음 방송되는 에피소드를 보면 대체 시청자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며칠 전, 생뚱맞게 한겨울의 수영장 씬으로 출연자들의 노출을 조장했던 에피소드 역시 그랬습니다. 눈요기, 그 이상의 아무런 의미가 없었지요. 줄리엔강의 명품 몸매를 보고 열광하며 모여드는 아주머니들의 모습 역..
연기자 신세경은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서 완전히 제대로 날개를 달고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빠지지 않는 외모와 연기력을 갖추었음에도 좀처럼 길이 열리지 않던 그녀에게 그야말로 '하이킥'을 날릴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온 것 같아요. 순박하면서도 똑 부러지는 성격의 시골처녀 세경 역할을 그녀만큼 자연스럽게 소화해낼 수 있는 연기자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에 TV 시청을 매우 즐기지만 아무리 우스운 장면이 나와도 박장대소를 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그냥 가볍게 웃고 말지요. 웃음코드가 남들과 좀 다른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굉장히 웃기다고 하는 장면에서도 웃음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한 예로 영화 '차우'가 그렇게 웃기다고들 하기에 일부러 보러 갔는데, 저는 한두번 살짝 웃고는 나머지는 계속..
한동안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가장 뚜렷하게 멜로의 기운을 보여주던 인물은 황정음이었습니다. 과외를 해주러 다니는 집에서만도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 정준혁(윤시윤)과 그의 삼촌인 이지훈(최다니엘) 사이에서 묘한 분위기를 조성하였으며, 거기에 덧붙여서 준혁의 친구인 세호(가수AJ)까지 합세하여 그녀를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이런 멜로의 분위기에 힘입어 '귀여운 푼수' 캐릭터를 그럴싸하게 표현해낸 황정음의 연기력에 대한 평가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며, '우결'에서의 비호감 이미지를 씻어내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쉽사리 진행될 것 같던 황정음의 러브라인은 요즘 시작도 하기 전에 정체기에 접어든 느낌입니다. 물론 시트콤의 방영 기간이 있는데 너무 빨리 진행되면 속도를 맞출 수 없으니까 템포를 조절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