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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2년 전 '슈퍼스타K'에 잠시 출연했던 방시혁의 외모가 갑작스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왜 이제와서 뜬금없이 이런 과거의 사진이 떠돌며 눈길을 끄는 것인지, 저는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 당시 '슈스케'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몇 장의 캡처사진 정도는 갖고 있는 사람도 부지기수일텐데 말입니다. 무슨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 당시 방시혁의 뚱뚱한 사진이 올라왔다고 하지만, 그 정도를 가지고 왜 각종 인터넷에서 최신기사로 다루어져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사의 제목들도 참으로 자극적입니다. "방시혁 과거 사진, 셔츠가 터질듯한 살집 충격!", "후덕 방시혁 과거 사진 충격! 스타일 외모 중시하더니..." 이와 같은 제목 아래에 "턱선을 찾아볼 수 없는 얼굴살과, 셔츠..
처음 등장하던 순간부터 손진영의 앞에 놓인 길은 순탄치 않아 보였습니다. 시원스런 목청은 좋았지만 전혀 다듬어지지 않아 거칠기만 하던 노래 실력이 일단 걸림돌이었지요. 아슬아슬하게 예선을 통과했지만, 아무래도 그쯤에서 멈추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미끄러졌고, 다음 단계에서 또 미끄러졌습니다. 보통은 한 번 미끄러지면 그것으로 뚝 떨어져 끝이 나는데, 손진영은 미끄러질 때마다 김태원이 손을 잡아 끌어올려 주었기에 탈락과 부활을 거듭하는 특이한 이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의 스승이 된 김태원은, 진영이가 왜 비장함부터 먼저 배웠는지 그것이 너무 가슴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손진영의 거친 노래 속에서 흘러넘치는 처절함을 보고, 김태원은 오래 전의 자기 자신을 느꼈기에 그의 손을 놓..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그토록 순수해 보였던 청년 노지훈이 자신의 중요한 경력을 속이고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최종 10인의 엔트리에 포함될 때까지 천연덕스런 연기를 해 왔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입니다. 지금껏 그의 이미지가 꾸밈없고 거짓없어 보였던 만큼, 이제 와 돌이켜 보면 그 모든 모습들이 가증스럽게만 느껴질 뿐입니다. 드라마 '허준'에 '예진아씨'로 출연했던 황수정이 불륜과 마약으로 구속되었을 때, 유독 다른 연예인들보다 더욱 큰 질책에 시달렸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올곧고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어필하던 사람이 실제로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대중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더욱 차갑게 등을 돌렸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보이다가, 점차 놀라운 발..
'위대한 탄생' 12회는 여러가지로 인상적인 방송이었습니다. 멘토 김태원의 인상적인 선택에 대해서 오늘 이미 1회의 포스팅을 했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참가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군요. '위탄'에서는 현재 수만 명의 참가자들 중 드디어 가장 빛나는 20인의 멘토 스쿨 합격생이 가려지는 중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스타'의 재목들이 거의 확실히 눈에 잡히고 있어요. 지금 말하는 '스타'란 단지 가창력이 뛰어난 뮤지션을 뜻하는 게 아니라, 나이와 외모와 화제성 등 여러가지 면에서 대중적 인기를 끌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다음 주에는 또 다른 예비스타들이 쏟아져 나올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나, 일단 12회에서는 제목에서 언급한 두 사람, 황지환과 셰인이 압도적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두 ..
'위대한 캠프'의 이번 주 주제는 "선곡도 실력이다" 였습니다. 자기 목소리와 스타일을 스스로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를 선택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었지요. 더불어 이전까지의 오디션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지적받은 사항들을 얼마나 극복해 냈는지(또는 극복하려 노력했는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위대한 탄생' 10회를 보면서 저는 좀 다른 것을 느꼈습니다. 어쩌면 노래 실력이나 재능보다도 더 높이 평가되는 자질이 있는 듯 했거든요. 놀라운 것은 비전문가인 제 눈에도 참가자들의 그런 장점이 뚜렷이 보여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멘토들의 입에서 제 생각과 비슷한 평가가 나올 때마다 왠지 제가 칭찬받은 것처럼 흐뭇..
드디어 '위대한 탄생'의 본격적 합숙 훈련인 '위대한 캠프'가 시작되었습니다. 훨씬 재미있고 심도있는 방송이 되리라 기대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실망스럽더군요. 아무래도 예선에서 워낙 많은 사람을 뽑아 놓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본선에 들어와서도 당분간은 북적북적 혼란스럽고, 수시로 튀어나오는 발노래(?)의 향연에 지루함을 느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명의 멘토가 만장일치로 호평을 쏟아내며 단박에 합격을 결정지었던 이태권을 제외하고는, 솔직히 '위탄' 8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 출연자는 전무했습니다. 이상하게도 거의 모두 예선 때보다 오히려 퇴보한 듯한 인상을 주었어요. 그 이유는 대략 2가지 정도로 짐작이 되더군요. 예선 때는 떨어져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또는 멋모르고..
요즈음 제 개인적 삶의 모든 기쁨 중 대략 30% 정도는 김태원이 책임져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브라운관에 비치는 그 사람의 모습과 들려오는 그의 말들이 얼마나 큰 위로와 감동을 주는지 모릅니다. 그와 아무 관계도 없는 한 사람의 시청자에 불과한 제가 이렇다면, 저 말고도 많은 사람이 그러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예인이란 무척 힘들기도 하겠지만 본인이 어떻게 운영해 나가느냐에 따라서 참으로 축복받은 직업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제가 여기서 말하는 축복이란, 많은 인기를 얻고 돈을 많이 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수많은 타인의 고통받는 영혼을 위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언젠가 김장훈이 한 명의 팬에게 받았던 편지 내용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김장훈은 콘서트 때..
'위대한 탄생' 5회는 3~4회에 비해 인상깊은 참가자의 수가 적었고, 기대했던 태국 오디션도 예상보다 싱겁고 밋밋해서 약간은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저는 '슈퍼스타K'에 이어 '위대한 탄생'을 시청하면서 이제껏 몰랐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몇 가지 긍정적 효과를 느끼고 있습니다.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고, 신선한 노래를 마음껏 감상하기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는 자기의 꿈을 이룰 기회가 주어진 셈이니 그런 의미에서 고마운 프로그램이겠지만, 우리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들의 멋진 노래 솜씨를 감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습니다. 평소 우리가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란 수년간의 철저한 훈련을 거치고 반듯하게 다듬어진 후 데뷔한 가수들의 노래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은..
'위대한 탄생' 4회는 지난 주에 이어 미국 오디션과 한국 오디션을 편집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미국에서는 드디어 한국행 티켓을 거머쥘 오디션 최종 합격자들이 결정되었지요. 특히 제 마음에 들었던 것은 원래 확보되어 있던 3장의 티켓에다가 심사위원들의 재량으로 각자 또 1장씩의 티켓을 추가하여 넉넉한 인원의 합격자를 뽑았다는 점이었습니다. 미국 참가자들 중에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사람이 무척 많았기 때문에 그들 중 단 3명만 추려낸다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었거든요. 특히 제가 마음 속으로 간절히 합격을 기원했던 사람은 서의환과 데이비드 오였는데 둘 다 한국행 티켓을 획득하게 되어서 아주 기뻤습니다. 시각장애인 참가자 서의환을 보며, 저는 '슈퍼스타K1'의 참가자였던 김국환의 모습이 자연스레 겹쳐지더군요. ..
'위대한 탄생' 3회는 뉴욕과 한국에서 열린 오디션을 적절히 편집하여 구성되었습니다. 지난 주 일본 참가자들의 수준이 너무 실망스러울 정도로 낮았기 때문에 오늘은 별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마치 뒤통수라도 치듯 뉴욕과 한국의 참가자들은 모두 상상 그 이상의 수준을 보여 주었습니다. 훌륭한 실력으로 노래를 잘 하거나, 그 정도 실력은 없더라도 심금을 울리는 진정을 담아서 눈물겹게 열창하거나, 신선하고 독특한 음색으로 귀를 사로잡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요절복통할 정도로 웃기거나... 참가한 모든 팀이 제각각 좋은 점을 갖추고 있더군요. 결과적으로 방송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만 만들어 준다면 '슈퍼스타K'의 아류작이라는 비판도 쑥 들어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감동은 초반부터 시작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