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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시작하고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우리들의 일밤 제2부-신입사원'을 보았습니다. 오직 '나는 가수다' 출연진들에 대한 인터뷰가 들어가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별 중요한 내용이 없을 것임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귀한 가수들이 아주 조금이나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나가수' 인터뷰가 거의 마지막 코너라서, 그냥 내친김에 '신입사원'을 끝까지 보았습니다. '신입사원'은 분명 아나운서를 뽑는 프로그램이 아닌가요? 서바이벌의 결과는 너무도 뜻밖이었습니다. 명백히 아나운서적인 재능을 더 많이 보여준 팀이 패배하고, 오히려 개그맨 같은 끼를 보여준 팀이 승리했으니 말입니다. 물론 꾸준히 '신입사원'을 시청하지 않고 달랑 한 주 분량만 보았기 때문에..
신정수 PD 주관하에 새로 시작된 '나는 가수다'의 두번째 경연은 안타깝게도 단숨에 방송되지 못하고 2주 분량으로 편집되었습니다. 이미 그 결과의 상당 부분이 스포일러로 떠돌더니, 급기야 오늘 16일로 예정되어 있던 녹화가 취소되는 사태까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경연이 시작되고 한창 몰입해 보려는데, 첫번째 순서였던 BMK의 노래까지만 방송되고 나머지는 모두 다음 주로 연기되니 그 허무함이란 생각보다 훨씬 큰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경연에는 기대되는 무대가 아주 많았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앞으로는 한 번에 몰아서 볼 수 있도록 스포일러 방지 대책이 철저히 실행되었으면 합니다. 이렇게 중간에 뚝 끊었다가 일주일이나 지나서 이어 보게 되면 아무래도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지거든요. 지난 ..
무려 11년 전에 발표된 노래 임재범의 '너를 위해'가 느닷없이 2011년 5월 둘쨋주 '뮤직뱅크' 1위 후보에 올랐다가, 박재범과의 경합에서 패배하여(?) 2위를 차지하는 기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나가수'로 인해 음원의 인기가 폭발했기 때문이라고는 하는데, 왠지 모를 찜찜함을 떨쳐낼 수가 없군요. 이제껏 그 어떤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도 수년 전에 발표된 노래가 새삼스레 다시 등장하여 1위 후보가 되는 것을 본 기억은 없습니다. 음원이 인기가 많으면 아무리 오래된 노래라도 '뮤직뱅크' 1위 후보가 될 수 있는 건가요? 무언가 또 다른 기준은 없는 건가요? '뮤직뱅크' 순위에 오르는 곡이 반드시 최근에 발표된 신곡이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이제껏 그렇게 진행되어 왔는데, 11년 전에 ..
'나는 가수다'가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으로 엄청난 홍역을 치르고 있을 때, MC였던 이소라 또한 그 풍파 속에서 자유롭지 못했었지요. 저는 그 당시 이소라가 보여 준 태도에 극도로 실망한 나머지, 차라리 그녀가 '나가수' 출연을 포기하고 물러나는 편이 낫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소라의 노래를 좋아한 팬이지만 그녀의 존재가 무슨 태풍의 핵처럼, 한쪽에서는 그녀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작렬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녀를 감싸느라 혈안이 되어있는 듯한 모양새가 몹시 짜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나가수'가 재개되면서, 이소라는 아주 간결한 말로 제 마음을 한결 풀어 놓았습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힘들었다. 자질 논란에 대한 말들도 들었고, 그래서 지금까지의 방송분을 모두 봤다...
'나는 가수다'는 현존하는 모든 TV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합니다. 예능뿐만 아니라 정통 드라마까지 포함시킨다 해도 이 정도의 퀄리티 높은 감동은 창출해낼 수 없을 것입니다. 드라마는 픽션이지만 이것은 현실이니까요. 탄생한지 불과 2개월 가량에 불과한 시간 동안 '나가수' 자체가 겪어 온 갖가지 산전수전도 그렇거니와, 이 프로그램은 출연하는 가수들 개개인의 인생에도 커다란 획을 긋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프로그램 하나로 인해 오랫동안 큰 변화 없이 지속되어 온 가요계와 예능의 판도가 뒤바뀌고 완전히 재편성될 기미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나가수'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기적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그 중에도 개인의 스토리가 가장 드라마틱하고 어메이징한 사람을 한 명만 꼽는다면 단연 임재범..
록의 전설 임재범을 공중파 방송에서 볼 수 있다니, 정말이지 꿈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가 선택해 온 미션곡은 '너를 위해' 였는데, 임재범 스스로도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특별히 더 애착이 간다고 하지만 저에게도 아주 특별하고 의미 깊은 곡이었습니다. '너를 위해'는 2000년 당시 유지태 김하늘 주연의 영화 '동감'의 OST로 사용되었었죠. 그 무렵 개인적인 사정들도 있고 해서 그 노래에 얼마나 빠져들었는지 모릅니다. 집에서는 CD로 반복해서 들었고, 사무실에는 낡은 카세트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60분 테이프에 앞뒤로 이 노래 한 곡만 수십번을 녹음해서는 하루 온종일 틀어놓았을 정도입니다. '너를 위해'는 그토록 강렬하게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가슴 시리도록 절절한 가사와 처절하도록 울림이 깊은 임..
무조건 몸을 혹사시키거나 멤버들을 골탕먹인다고 재미있는 게 아닌데, 요즘 '남자의 자격'은 이상하게 연거푸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주에 대실패로 끝났던 마라톤 몰래카메라카는 이경규의 아이디어였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황당한 발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제 머리에는 "끝까지 완주한 양준혁에게 '몰카였다'고 말해 주면 과연 약올라하고 억울해할까?" 라는 의문이 생겼지요. 어차피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완주한 후에는 메달과 증서가 수여되며 그보다 더 값진 보람도 누리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몰카였고 아니고가 중요한가요? 예정대로 성공했다 해도 별 임팩트가 없었을 기획이지만, 그나마 수많은 인파에 밀린 이경규와 제작진은 제대로 몰카를 찍지도 못하고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지요. 덕분에 모든 멤버들이 ..
한 달 후 '나는 가수다'가 본격적으로 새출발을 하면 아무래도 가장 타격을 받는 프로그램은 '남자의 자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방송 시간이 정확히 겹치고, 양준혁이라는 새 카드가 있기는 하지만 폭발적인 화제성면에서 '1박2일'의 엄태웅과 비교할만큼은 아니니까요. 게다가 '나가수'에는 연령대가 높은 시청층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 또한 '남자의 자격과 겹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느릿하고 속편한 예능 '남자의 자격'이 무척 좋습니다. 어떤 쪽을 본방사수할지는 모르지만, 절대로 '남격'을 외면하지는 않을 거예요. 이번 주에 여섯 아저씨들은 오랜만에 시골집으로 내려가 '귀농'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제작진이 1년 계약에 300만원을 주고 임대했다는 이 시골집은 전북 고창에 있는데, 참으로 정겹고..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김영희 PD가 얼마나 피땀흘려 노력했는지, 굳이 방송 관계자가 아니라도 많은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아무리 크게 분노한 시청자라 해도, 김영희 PD의 노고는 모두 인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노력했다는 이유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세상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지요.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목표했던 결과를 이루지 못하고, 심지어 그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영희 PD의 경우만 안타까운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김영희 PD를 보고, 김영희 PD 때문에 '나는 가수다'에 참여했다는 가수들이 의견을 모아 MBC측에 김영희 PD의 복귀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사실 그토록 자존심 강한..
저는 원래 이 문제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려 했습니다. 제가 나서지 않아도, 저와 같은 의견을 말씀해 주실 분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볼수록 가관이다 싶을 만큼 나날이 변명만 늘어가는 김영희 PD의 구차스런 모습을 보니, 결국 한 마디 거들지 않고는 참을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나는 가수다'를 기획할 당시부터 김영희 PD는 참 이상할 만큼 위험한 발언을 일삼았습니다.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만들기만 하면 동시간대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을 빼앗아 오게 될 것은 당연한 일인데, 미리 김칫국을 들이켜서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굳이 "1박2일에 타격을 주겠다!"며 큰소리를 쳤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괜히 '1박2일' 팬들과 관계자들의 기분만 상하게 했을 뿐, 정작 '나가수'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