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연우 (26)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차 경연에서 당당 1위를 차지했던 BMK의 탈락은 꽤 큰 충격이었습니다. 아무리 전체적으로 박빙의 승부였다 하더라도 설마 1위였던 사람이 탈락하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으니까요.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을 보면 2차 경연의 득표수는 1차 경연 때와 달리 가수들마다 상당히 큰 편차가 났다는 이야기가 되겠군요. 즉 2차 경연에서는 BMK가 엄청난 차이로 꼴찌 중의 꼴찌를 했다는 이야기인데, 저는 이번 2차 경연도 1차 경연과 마찬가지로 박빙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의외였습니다. 제작진이 구체적인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확신할 수는 없지만 속으로 의구심을 품는 시청자가 적지 않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말 못할 사정들이 난무하는 곳이라 해도 설마 득표수를 조작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믿어..
이제 '나는 가수다'를 볼 일이 없을 거라고까지 생각했었는데, 지난 번 '놀러와'에 출연했던 조관우의 입담과 노래 실력에 새삼스레 반한 나머지 다시 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또 상처만 남았군요..;; 첫 출연에 꼴찌라는 수모를 겪을 뮤지션은 결코 아니건만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은, 제가 보기엔 선곡이 좀 실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원미연의 '이별여행'은 조관우의 팔세토 창법에 그리 썩 잘 어울리는 노래가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멋있긴 했지만, 큰 감동은 오지 않았어요. 본인이 꼭 불러보고 싶었던 노래라고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했을 때 반드시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지요. 말하자면 첫 출연에 과한 모험을 한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키를 변경하지 않고 여성 소프라노의 음역대를 그대로 소화하는 조관우의 ..
이번 주에도 역시 '나는 가수다'에서 최고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사람은 임재범이었습니다. 저의 감상을 말해 본다면, 윤복희의 오리지날 버젼 '여러분'이 좀 박애주의적인 느낌을 준 데 비해, 임재범에 의해 재해석된 '여러분'에서는 단 한 사람의 친구를 간절히 원하는 극도의 외로움이 더욱 깊이 전해졌습니다. 깊은 속마음까지 모두 털어놓을 수 있는 한 명의 친구가 너무도 그립기 때문에, 자기가 먼저 나서서 너에게 그런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말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준 것만큼 보답이 돌아올지 어떨지 보장은 없지만, 아무와도 마음을 나누지 않는 것보다는 받지 못하더라도 주는 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 '야수가 부르는 처절한 희망의 찬가'라고 한 자문위원 남태정 PD의 표현은 아주 적절하게 느껴졌습니다..
'나는 가수다' 제2기가 출범한 후 첫번째 탈락자가 나왔습니다. 그러고 보면 김연우는 '나가수' 전체를 통틀어 가장 억울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싶군요. 김건모의 재도전 당시에는 함께 참여하지도 않았으면서 애꿎게 그 파문에 덩달아 휩쓸려, 기껏 방송국까지 출연하러 갔건만 대기실에서 손발만 화면에 비춰주고 되돌아가야 했습니다. (MC 이소라의 언급에 의하면 '두 번' 되돌아 갔었다지요) 본인의 잘못은 조금도 없이 괜히 민망하고 뻘쭘한 상황을 두 번이나 겪어야 했으니, 김연우의 '나가수' 합류는 처음부터 뭔가 삐걱거리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어렵게 도전이 시작되었으나, 가창력 면에서는 다른 가수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창법과 스타일이 '나가수' 프로그램과 잘 맞지 않는..
시작하고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우리들의 일밤 제2부-신입사원'을 보았습니다. 오직 '나는 가수다' 출연진들에 대한 인터뷰가 들어가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별 중요한 내용이 없을 것임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귀한 가수들이 아주 조금이나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나가수' 인터뷰가 거의 마지막 코너라서, 그냥 내친김에 '신입사원'을 끝까지 보았습니다. '신입사원'은 분명 아나운서를 뽑는 프로그램이 아닌가요? 서바이벌의 결과는 너무도 뜻밖이었습니다. 명백히 아나운서적인 재능을 더 많이 보여준 팀이 패배하고, 오히려 개그맨 같은 끼를 보여준 팀이 승리했으니 말입니다. 물론 꾸준히 '신입사원'을 시청하지 않고 달랑 한 주 분량만 보았기 때문에..
신정수 PD 주관하에 새로 시작된 '나는 가수다'의 두번째 경연은 안타깝게도 단숨에 방송되지 못하고 2주 분량으로 편집되었습니다. 이미 그 결과의 상당 부분이 스포일러로 떠돌더니, 급기야 오늘 16일로 예정되어 있던 녹화가 취소되는 사태까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경연이 시작되고 한창 몰입해 보려는데, 첫번째 순서였던 BMK의 노래까지만 방송되고 나머지는 모두 다음 주로 연기되니 그 허무함이란 생각보다 훨씬 큰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경연에는 기대되는 무대가 아주 많았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습니다. 앞으로는 한 번에 몰아서 볼 수 있도록 스포일러 방지 대책이 철저히 실행되었으면 합니다. 이렇게 중간에 뚝 끊었다가 일주일이나 지나서 이어 보게 되면 아무래도 몰입도가 현저히 떨어지거든요. 지난 ..
누군가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5번째 무대에서 제가 느낀 뚜렷한 문제점은, 참가자 5명의 목소리가 하나같이 밴드 반주에 맥을 못 추고 묻혀 버린 것입니다. 오직 이태권의 '슬픈 그림같은 사랑'만이 밴드의 막강 파워에 반항이라도 해보려는 듯 선전했지만, 역시 간신히 따라가는 정도일 뿐 밴드를 제압하여 이끌고 가지는 못했습니다. 기대했던 백청강은 멘토 김윤아가 지적한 대로 지난 주에 이어서 좀 기운이 없는 듯했고, 스승 김태원마저도 그가 약간 지쳐 보인다고 인정할 정도였습니다. 꿈을 향해 날마다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기운이 펄펄 솟아도 모자랄 법한데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는 건 아닌지 염려도 됩니다. 혹시 일시적인 음향 시스템의 문제였을까요? 지난 주에도 조용필 노래부르기 미션 때문에 '위대한 탄생' 밴드가..
록의 전설 임재범을 공중파 방송에서 볼 수 있다니, 정말이지 꿈만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가 선택해 온 미션곡은 '너를 위해' 였는데, 임재범 스스로도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특별히 더 애착이 간다고 하지만 저에게도 아주 특별하고 의미 깊은 곡이었습니다. '너를 위해'는 2000년 당시 유지태 김하늘 주연의 영화 '동감'의 OST로 사용되었었죠. 그 무렵 개인적인 사정들도 있고 해서 그 노래에 얼마나 빠져들었는지 모릅니다. 집에서는 CD로 반복해서 들었고, 사무실에는 낡은 카세트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60분 테이프에 앞뒤로 이 노래 한 곡만 수십번을 녹음해서는 하루 온종일 틀어놓았을 정도입니다. '너를 위해'는 그토록 강렬하게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가슴 시리도록 절절한 가사와 처절하도록 울림이 깊은 임..
무조건 몸을 혹사시키거나 멤버들을 골탕먹인다고 재미있는 게 아닌데, 요즘 '남자의 자격'은 이상하게 연거푸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주에 대실패로 끝났던 마라톤 몰래카메라카는 이경규의 아이디어였다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황당한 발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제 머리에는 "끝까지 완주한 양준혁에게 '몰카였다'고 말해 주면 과연 약올라하고 억울해할까?" 라는 의문이 생겼지요. 어차피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이고, 완주한 후에는 메달과 증서가 수여되며 그보다 더 값진 보람도 누리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몰카였고 아니고가 중요한가요? 예정대로 성공했다 해도 별 임팩트가 없었을 기획이지만, 그나마 수많은 인파에 밀린 이경규와 제작진은 제대로 몰카를 찍지도 못하고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지요. 덕분에 모든 멤버들이 ..
'위대한 탄생' 17회를 보았습니다. 가슴이 세차게 두근거려서 도저히 잠을 청할 수도 없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습니다. 셰인의 목소리로 울려퍼지던 '나비효과'가 지금도 귓가에 스며드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하고 좀처럼 냉정을 회복할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 이런 경험은 처음인 것 같군요. 가사를 또렷이 알아듣지도 못했는데, 노래의 느낌만으로 저절로 눈물이 흘렀습니다. 저는 초창기의 신승훈을 매우 좋아해서 그 무렵의 노래는 모두 알고 있었지만 '나비효과'는 생전 처음 들어 보았습니다. 방송이 끝나고 나서 검색해 보니 2008년에 발매된 음반의 수록곡이더군요. 전체 가사를 읽어 보았는데, 아무래도 뭔가 심상치 않아서 작사자가 누군지 궁금해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가사를 쓴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