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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아테나 : 전쟁의 여신' 1~2회가 방송되었습니다. 1회까지만 보았을 때는 대박이겠다 싶었는데, 2회에서는 눈에 띄게 템포가 느려지며 실망감을 안겨 주는군요. 무엇보다 주변의 다른 인물들에 비해 턱없이 약한 존재감으로 자기를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주인공 이정우(정우성)의 캐릭터가 문제였습니다. 원래 주인공은 가능한 한 첫방송에서부터 시청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데, 벌써 2회가 지나갔는데도 이렇게 존재감이 희미하다면 그것은 앞으로 드라마 자체에 큰 결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까지로 봤을 때 가장 강하고 뚜렷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인물은 여주인공 윤혜인(수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동양적이고 고전적인 청순미인 수애와는 썩 어울리는 역할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수애는 1회부터 거..
'닥터 챔프'는 참 묘한 드라마입니다. 지난 주에는 당황스런 베드신으로 실망을 주더니만, 이번 주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최고의 키스신으로 신선한 충격을 주는군요. 언뜻 보면 별로 특이할 것 없는, 평범한 키스신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순간의 섬세한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린 김소연의 연기력은 13회의 엔딩 장면을 부인할 수 없는 명장면으로 끌어올려 주었지요. 저와 같은 '닥터 챔프' 매니아들의 머릿속에 정겨운과 김소연의 첫 키스신은 전설처럼 새겨질 것입니다. 비견될만한 장면을 꼽는다면 '검사 프린세스'에서 나왔던 서변 박시후와 마검 김소연의 첫 키스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또 김소연의 작품이군요. 오랜 공백기 동안 내면적으로 성숙해지면서 물이 오를대로 오른 김소연은 '아이리스'의 불꽃같은..
'닥터 챔프' 11회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엄태웅과 차예련의 베드신은 참으로 당황스러웠습니다. 물론 두 사람 다 현재 싱글이고, 오래 전에 사랑했던 감정이 아직도 마음 속에 남은 상태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따지자면 굳이 흠잡을 일은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드라마의 순조로운 진행을 생각해 본다면, 아무래도 없는 것만 못한 장면, 말하자면 큰 실수가 아니었을까 싶군요. 유도 챔피언 유상봉(정석원) 선수의 부상은 모든 사람에게 지독한 아픔과 충격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필 자기와의 시합 중에 친구가 부상을 당해서 반신불수가 되어 버렸으니, 그 착한 박지헌(정겨운)이 받았을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한편 오래 전의 자기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은 유상봉 선수 때문에, 의무실장 이도욱(엄태..
'솔직하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거짓이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다"는 뜻입니다. 아주 좋은 말이지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저는 이 말에 묘한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솔직하다'는 말의 의미를 "거짓이나 숨김이 없다"는 쪽으로만 해석할 뿐 "바르고 곧다" 쪽과는 전혀 관계 없는 듯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단어의 잘못된 해석의 전형적인 예를 발견한 곳은 다름아닌 '채팅'에서였습니다. 한 잔의 차를 마시며 고정방에 들어가 익숙한 이름의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고 같은 음악을 들으며 가벼운 담소를 나누는... 채팅은 한동안 저에게 있어 여가 시간을 즐기는 소중한 취미생활이었습니다. 이제는 아이디조차 잊어버릴 만큼 예전의 일이지만요. 그런데 저와 제 친구들처럼 단순한 대화..
사회생활의 요령은 없어도 의사로서는 최고의 실력을 지닌 김연우(김소연) 선생이지만 때로는 실수를 하는군요. 일반 병원에서의 의사 생활과 태릉선수촌에서의 의사 생활은 확실히 다르긴 한가 봅니다. 시합이 다음날로 다가온 선수에게 수액 처방을 하는 바람에 도핑테스트에 걸릴 것을 우려한 코치는 그 선수를 경기에 불참시키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참가만 했으면 금메달이 유력시되는 선수였기에, 이것은 대형사고였습니다. 태릉선수촌에서는 긴급 회의가 소집되었군요. 의무실장 이도욱(엄태웅)은 매우 이성적인 태도로 회의에 임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김연우의 실수를 인정하지만, 그보다는 먼저 도핑에 대해 철저한 교육을 하지 못한 선수촌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며, 이대진 선수 외에 다른 선수들도 얼마든지 비슷한 경우에 처할 수 있다는..
김연우(김소연)과 박지헌(정겨운)의 캐릭터가 초반부터 워낙 아름답게 다가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뒤늦게 등장한 이도욱(엄태웅)에게로 시선을 돌리는 데에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연우와 지헌이 벌써 너무 예쁘고 행복한 커플의 분위기를 모락모락 풍기고 있는 상황인데, 또 하나의 꼭지점으로 등장하여 삼각관계를 조성할 듯한 이도욱의 등장은 약간 염려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어쩌면 시크함의 화신이라고나 해야 할 듯한 그 표정과 말투에서, 연우를 향한 지헌의 사랑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을 이미 예감했던 듯 싶습니다. 엄태웅의 연기력은 그가 출연한 거의 모든 작품에서 인증된 바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009년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선덕여왕'에서는 유일하게 빛을 못 본 케이스였습니다. 남자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
때로는 걱정스러웠고 때로는 비판도 가했었지만 그래도 '강심장'은 지난 1년간 제가 꽤나 열심히 시청해 온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더구나 지난 주의 추석 특집이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이번 주의 1주년 특집도 기대가 되었고, 새로 시작한 드라마 '닥터 챔프'의 느낌이 아주 좋았는데 그 주연 배우들이 게스트로 출연한다기에 더욱 설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과한 기대는 금물이었는지, 이번 주 방송은 매우 실망스럽더군요. 물론 조형기, 최화정 등 토크의 고수들은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 주었고 김소연, 정겨운, 최홍만 등도 주어진 시간을 적절히 활용하여 준비해 온 이야기들을 간략하게 풀어 놓았는데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꼭 한 사람만 아니었다면 지난 주 만큼 대박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괜찮은 방송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김정은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가 초반에 반짝 하다가 결국 전설이 되지 못하고 종영했습니다. 김소연, 엄태웅, 정겨운이 출연하는 '닥터 챔프'가 그 뒤를 이었는데, 출연진 때문에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던 드라마이긴 합니다만 이렇게까지 맘에 들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단 1회만에 그 주인공들과 사랑에 빠져 버렸네요. 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기만 한다면, 오랜만에 제 취향에 꼭 맞는 드라마가 탄생할 듯한 느낌입니다. 모든 드라마의 1회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작품의 기본적 얼개가 드러나고 주요 등장인물이 소개되는 부분이니까요.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초반에 그럴듯하게 출발했어도 갈수록 뒷심을 잃고 추락하는 현상은, 대체적인 얼개를 잘 마련해 놓았다 해도 막상 구체적인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
한동안 치열했던 수목드라마의 3파전은 종료되었습니다. '검사 프린세스'와 '개인의 취향'은 이미 방송을 마쳤고, '신데렐라 언니'도 이번 주가 마지막 방송이로군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검프'와 '신언니' 사이에 묘한 공통점과 엄청난 차이점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주인공 남녀는 서로 사랑하지만, 두 사람의 사이에는 커다란 장애물이 있습니다. 바로 '아버지의 죽음'입니다. '검프'에서 서인우(박시후)의 아버지는 마혜리(김소연)의 아버지 때문에 죽었습니다. 그리고 '신언니'에서 구은조(문근영)의 아버지는 홍기훈(천정명)과 그의 집안 사람들 때문에 죽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공통점입니다. '검프'의 서인우는 초인적 인내심과 희생 정신으로 아버지를 대신하여 마상태를 용서하고, 그의 딸 마혜리와 사랑을 이룸으로써 ..
솔직히 14회까지 시청한 후, 그들의 사랑이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고는 예상 못했었습니다. 용서하기에는 마상태(마혜리의 아버지)의 잘못이 워낙 크고 무거웠기 때문이지요. 그가 살인을 저지른 것 자체는 실수였다 하더라도, 그 후에 자기 죄를 뒤집어쓰고 억울하게 감옥에서 죽어간 서동근(서인우의 아버지)을 내버려 두었다는 점에서는 변명할 여지가 조금도 없었습니다. 말하자면, 그가 살인죄인이든 아니든 간에 서인우(박시후)의 입장에서 볼 때는 똑같은 원수로 남아있게 된 셈이었습니다.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간 자를 어떻게 용서할 수 있었을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서인우가 찾아낸 해답은 아주 단순한 것이었습니다.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였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제가 생각했던, 죽은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