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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지난 8개월 동안 '아빠 어디 가'는 방송가의 유일한 청정지역이라 해도 좋을 만큼 순수한 모양새를 유지해 왔다.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이라면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가족간의 화합을 이끌어 내고 아이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돕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제까지는 그런 취지에서 한 뼘도 벗어나지 않는 충실함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초반의 서먹함을 털어내고 한 가족처럼 친해지는 아빠들의 훈훈한 모습과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언제나 시청자를 행복하게 해 주었고, 특히 좀처럼 친해질 기회가 없던 아빠와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에게 조금씩 다가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감동이며 뿌듯함이었다. '일밤'의 형제 코너인 '진짜 사나이'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홍보 목적으로..
'아빠 어디 가'에 나오는 아이들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데, 그 중에도 따스함과 우애의 상징이라면 제일 먼저 윤민수의 아들 윤후를 떠올리곤 했었습니다. 송종국의 딸 지아는 애교 많고 똑 부러지는 성격을 지녔으며, 이종혁의 아들 준수는 타고난 장난기와 엉뚱함이 특징이죠. 책을 좋아하고 학구적인 면에서는 김성주의 아들 민국이와 성동일의 아들 준이가 비슷한데, 민국이가 눈물 많고 감성적인 스타일이라면 준이는 담담하고 어른스런 성품 때문에 일찍부터 '성선비'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특히 8살 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철들고 성숙한 준이에게 일부 시청자들은 농담삼아 '국민 연하남'이라는 칭호까지 붙여 주었더군요. 광채가 나는 듯 고상한 얼굴에 우수어린 눈빛, 또래에 비해 말수가 적어 시크해 보이는 분위기, 게..
초창기에는 또 하나의 '붕어빵' 탄생이라는 생각에 아예 볼 생각조차 없었습니다. '붕어빵'에서도 물론 아이들은 귀여웠지만, 짜여진 틀 안에서 토크가 오가는 동안 불쑥불쑥 아이들의 입으로 폭로되는 어른의 부적절한 행위라든가 그런 부분들이 편하게 다가오지는 않았거든요. 스튜디오 안에서 퀴즈와 미션수행 위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요. 요즘 한창 아역의 상품화가 문제되고 있으며 (이를테면 이제 막 중학생이 된 소녀에게 짙은 화장을 시키고 섹시컨셉의 옷을 입혀서 광고에 내보낸다든가, 순수한 아이의 동심에 잠재되어 있는 승부욕이나 자만심을 부추겨 연예인병을 앓게 하는 등) 어른들의 만행(?)은 날로 더해만 가는 실상이니까요. 아이들을 또 어떤 식으로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려는 걸까 하는..
'슈퍼스타K3'의 준결승에서 고등학생 듀오 투개월은 럼블피쉬의 '예감 좋은 날'을 불렀는데 아쉽게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하지만 결성된지 겨우 2개월밖에 안 된 듀엣이 단숨에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겠지요. 어딘가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김예림의 보컬이며, 강렬한 기타 연주와 달리 항상 수줍게 웃던 도대윤의 미소가 앞으로도 종종 생각날 듯합니다. 보아의 '발렌티(valenti)'를 부른 버스커버스커는 이번에도 특유의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주의 '막걸리나'에 비해서 임팩트가 약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들의 무대는 판단을 떠나서 그냥 즐기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노래하는 장범준의 표정과 목소리에서는 언제나 극도의 자유로움이 느껴지거든요. ..